코코아 선물 가격이 월요일 기록한 2주 최고치 아래에서 소폭 상승하며 보합권을 유지하고 있다. 2026년 3월 인도상품거래소(ICE) 뉴욕 코코아 선물(CCH26)은 전일 대비 +9 포인트(+0.15%) 상승했고, 2026년 3월 ICE 런던 코코아(#7, CAH26)는 +6 포인트(+0.14%) 올랐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기적으로는 지난주 말의 급등분을 정리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
2025년 12월 31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은 월요일에 2주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가 이날은 그 수준 아래에서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코트디부아르(아이보리코스트) 항구로의 코코아 반입이 둔화되면서 공급 타이트닝(긴축) 우려가 커진 점이 지난주 상승을 이끌었다. 코트디부아르 농민들은 12월 28일로 끝나는 주에 항구로 59,708MT의 코코아를 반입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것이다. 또한 누적 자료에 따르면 이번 마케팅 연도(10월 1일~12월 28일) 동안 코트디부아르 농민들의 항구 반입량은 1.029MMT(백만톤)으로 전년 동기의 1.050MMT에 비해 -2.0% 감소했다. 코트디부아르는 세계 최대의 코코아 생산국이다.
공급 측 요인
공급 관련 지표들이 가격의 상단을 지지하고 있다. 시티그룹(Citigroup)은 코코아 선물이 2026년 1월부터 블룸버그 상품지수(Bloomberg Commodity Index, BCOM)에 편입되면 뉴욕 코코아 선물에 최대 약 20억 달러(US$2 billion) 규모의 지수 관련 매수 유입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수 편입으로 인한 패시브 자금 유입은 단기적 수요를 늘려 가격을 떠받칠 수 있다.
또한 ICE가 모니터링하는 미(美) 항구 보관 재고는 지난 금요일 기준으로 1,626,105백가방(1,626,105 bags)으로 집계되어 약 9.5개월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항구 재고의 감소는 물류 병목이나 가용 공급 축소를 의미하며, 시장의 상방 리스크를 높인다.
기상과 작황 정보
반면 기상 조건과 현지 작황은 가격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서아프리카 전역에서 내린 비와 햇빛의 조합으로 코코아 나무의 개화(꽃피기)가 잘 진행되고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가나의 농민들 역시 하마르탄(Harmattan) 건조철 이전에 정기적인 강우가 있어 나무와 꼬투리 진행에 도움이 되었다고 보고했다. 초콜릿 제조사인 몬델리즈(Mondelez)는 최근 서아프리카의 코코아 꼬투리(pod) 카운트가 5년 평균보다 7% 높고 “작년 작황보다 실질적으로 더 많다”고 밝혔다. 주요 산지의 메인 수확기가 시작되었고 농민들은 품질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몬델리즈의 발표: 서아프리카의 최신 코코아 꼬투리 카운트는 5년 평균 대비 7% 높고, 작년 수확보다 실질적으로 많은 수준이다.
국제 기관의 공급 전망 변경
국제 코코아 기구(ICCO)는 2024/25년 전 세계 코코아 흑자 전망을 당초 142,000MT에서 49,000MT로 11월 28일에 하향 조정했고, 동일 발표에서 2024/25년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 예상치를 종전 4.84MMT에서 4.69MMT으로 낮췄다. 이 같은 조정은 공급 측 긴축 신호로 작용한다. 네덜란드계 금융기관 라보은행(Rabobank)도 2025/26년 전 세계 코코아 흑자 전망을 11월의 328,000MT에서 250,000MT로 하향 조정했다.
규제·정책 요인
한편 유럽연합의 산림파괴 규제(EUDR: EU Deforestation Regulation) 시행 지연은 단기적으로 코코아 공급에 완충 작용을 했다. 유럽의회는 11월 26일 해당 규제의 1년 시행 유예를 승인해 아프리카·인도네시아·남미 일부 지역에서의 농산물 수입이 당분간 계속 가능해졌다. 규제 지연은 특정 수입 차단에 따른 공급 제약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어 가격 상승 압력을 일부 상쇄한다.
수요 지표: 가공(그라인딩) 데이터
수요 측면에서는 약세 신호가 존재한다. 코코아 가공(그라인딩: cocoa grindings)은 초콜릿 등 최종 수요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아시아 코코아 협회(Cocoa Association of Asia)는 10월 17일 발표에서 2025년 3분기 아시아 코코아 그라인딩이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183,413MT로 9년 만에 가장 낮은 3분기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유럽 코코아 협회(European Cocoa Association)가 10월 1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유럽의 3분기 그라인딩은 전년 대비 -4.8% 떨어진 337,353MT로 10년 만에 가장 낮은 3분기 수준이었다. 북미는 상대적으로 양호해 미국의 전국 제과협회(National Confectioners Association)는 북미 3분기 그라인딩이 +3.2% 늘어난 112,784MT로 집계됐지만, 일부 신규 보고 기업의 추가로 데이터가 왜곡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요 생산국 별 상황
세계 5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는 생산 감소 전망이 나와 코코아 가격 상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나이지리아 코코아 협회는 2025/26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305,000MT로 전망했으며, 이는 2024/25년 예상치 344,000MT 대비 하향 조정된 수치다. 또한 나이지리아의 9월 수출은 전년 동기와 같은 14,511MT로 보고됐다.
과거 결산: ICCO의 2023/24년 적자
ICCO는 5월 30일 발표에서 2023/24년 전 세계 코코아 적자를 -494,000MT로 수정해 60여 년 만의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시 ICCO는 2023/24년 산출량이 전년 대비 -12.9% 감소한 4.368MMT이라고 평가했고, 12월 19일에는 2024/25년 전 세계 코코아 생산이 전년 대비 +7.4% 증가한 4.69MMT로 추정하면서 4년 만에 처음으로 소폭 흑자를 전망했다.
시장 영향과 향후 전망
단기 전망은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상승 요인과 하락 요인이 혼재한다. 상승 요인은 항구 재고의 저고 및 코트디부아르의 반입 둔화, 그리고 BCOM 편입에 따른 잠재적 지수 자금 유입(시티그룹 추정 약 20억 달러)이다. 반대로 하락 요인은 몬델리즈의 높은 꼬투리 카운트와 서아프리카에 걸친 우호적 기상 조건, 그리고 아시아·유럽의 코코아 그라인딩 부진으로 대표되는 약한 수요다. 또한 EUDR 시행 지연으로 단기적으로 유럽에 의한 수입 차단 가능성이 낮아진 점도 시장에 하방 압력을 가한다.
경기 및 산업 측면에서 보면 코코아 가격 변동은 초콜릿 제조업체의 원가에 직접 영향을 미치며, 원가 상승은 최종 소비자 가격으로 일부 전가될 수 있다. 특히 대형 제과업체들이 헤지 전략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단기적 원가 변동의 충격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서아프리카 주요 산지의 수확·반입 데이터, ICE 항구 재고, ICCO와 라보은행 등 국제 기관의 정기 보고서, 그리고 BCOM 편입 관련 자금 흐름이 단기 가격 방향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투자자 및 산업 종사자를 위한 실무적 시사점
첫째, 매주 발표되는 코트디부아르의 항구 반입 통계와 ICE가 집계하는 미 항구 재고 지표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해야 한다. 둘째, 1월 이후 BCOM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 규모(실제 편입 시기와 편입 비중 등)를 확인하면 단기적 매수 압력의 강도를 판단할 수 있다. 셋째, 코코아 그라인딩 데이터(아시아·유럽·북미)를 통해 최종 수요 흐름을 파악하면 가격 변동 리스크를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넷째, 규제(예: EUDR)와 기상 리스크(예: 하마르탄의 강도, 우기 패턴)를 함께 고려한 리스크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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