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3월 인도거래소(ICE) 뉴욕 코코아 선물(CCH26)은 수요일 종가 기준 +8포인트(+0.13%) 상승한 반면, 3월 ICE 런던 코코아 #7(CAH26)은 같은 날 -87포인트(-2.02%) 하락했다. 코코아 가격은 최근 지수 관련 매수 기대와 주요 공급 지표의 변화로 상반된 방향의 재료가 혼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5년 12월 25일, Barchart(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뉴욕거래소 코코아 가격은 블룸버그 상품지수(Bloomberg Commodity Index, BCOM)에 코코아 선물이 2026년 1월부터 편입될 것이라는 기대에 의해 지지를 받고 있다. 시티그룹(Citigroup)은 BCOM 편입으로 인해 뉴욕 코코아 선물에 최대 약 20억 달러($2 billion)에 달하는 매수 수요가 유입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재고 및 물동량 동향을 보면, ICE가 모니터하는 미국 항구 보관 코코아 재고는 화요일에 1,626,861자루로 9.5개월 최저 수준까지 감소했으나 수요일에는 소폭 반등해 1,630,545자루를 기록했다. 반면, 코트디부아르(아이보리코스트)의 항만 반입량은 다소 늘어나 코코아 가격에 약간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이번 마케팅 연도(10월 1일~12월 21일) 동안 코트디부아르 농민들은 970,945톤의 코코아를 항만으로 선적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970,945톤) 대비 -0.1% 감소
기상 상황은 최근 코코아 가격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서아프리카 지역의 온화한 기상 여건으로 인해 코코아 나무 개화가 촉진되고 있으며, 가나(Ghana)의 농가들은 강수 패턴이 규칙적으로 이어져 코코아 나무와 꼬투리 발달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세계적인 제과업체 몬델레즈(Mondelez)는 서아프리카의 최근 코코아 꼬투리 수가 5년 평균 대비 +7%이며, 전년 대비로는 “실질적으로 더 높다“고 밝혔다. 코트디부아르의 주력 작물 수확이 시작되었고 농가들은 품질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공급 전망의 긴축은 코코아 가격을 지지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11월 28일 발표에서 2024/25년 글로벌 코코아 흑자(또는 잉여) 추정치를 종전 142,000톤에서 49,000톤으로 축소했고, 같은 시점에 글로벌 생산 추정치는 4.84MMT(백만톤)에서 4.69MMT로 하향 조정했다. 또한 라보뱅크(Rabobank)는 2025/26년 글로벌 잉여 추정치를 11월 예측치 328,000톤에서 250,000톤으로 낮췄다.
정책 및 규제 측면에서는 유럽연합(EU)의 산림파괴 관련 규제인 EUDR(EU Deforestation Regulation)의 시행 연기가 코코아 공급에 영향을 미쳤다. 유럽의회는 11월 26일 해당 규제의 시행을 1년 연기하는 안을 승인했는데, 이로 인해 아프리카, 인도네시아, 남미 일부 지역에서 발생하는 산림파괴가 우려되는 농산물의 EU 수입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게 돼 단기적으로는 코코아 공급이 풍부한 상태로 유지되는 요인이 되었다.
수요 측면에서는 글로벌 코코아 수요의 약화가 가격에 하방압력을 가하고 있다. 코코아 아시아협회는 10월 17일 발표에서 3분기 아시아 코코아 그라인딩(원두 가공) 물량이 183,413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하락했다고 보고했으며, 이는 지난 9년 중 가장 적은 3분기 가공량이다. 유럽 코코아 협회는 10월 16일 3분기 유럽 그라인딩이 337,353톤으로 전년 대비 -4.8% 하락해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제과협회(NCA)는 3분기 북미 가공량이 112,784톤으로 +3.2% 증가했다고 보고했으나, 보고 기업 수가 늘어난 영향이 수치 왜곡을 일부 일으켰다.
지역별 생산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세계 5위 코코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는 생산 감소 전망이 가격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나이지리아 코코아 협회는 2025/26년 생산을 전년대비 -11% 감소한 305,000톤으로 전망했으며, 이는 2024/25년 예상치인 344,000톤에서 낮아진 수치다. 나이지리아는 9월 수출량이 전년과 동일한 14,511톤을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과거 통계를 보면,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5월 30일에 2023/24년도의 글로벌 코코아 적자를 -494,000톤으로 역대 60년 이래 최대 적자로 수정했다. ICCO는 2023/24년 생산이 전년 대비 -12.9% 감소한 4.368MMT라고 발표했고, 12월 19일에는 2024/25년 글로벌 잉여를 49,000톤으로, 생산을 4.69MMT(+7.4% y/y)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용어 설명
BCOM(블룸버그 상품지수)는 원자재 선물시장을 광범위하게 추종하는 지수로, 주요 상품의 선물계약을 구성 요소로 한다. 지수에 특정 선물이 편입되면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의 매수수요가 발생할 수 있어 해당 상품에 가격상승 압력을 줄 수 있다.
EUDR은 유럽연합의 산림파괴 규제로, 수입 농산물의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산림파괴 여부를 규제해 불법·치명적 산림파괴를 줄이려는 목적의 법안이다.
코코아 그라인딩(grindings)은 코코아 원두를 가공해 초콜릿 및 기타 코코아 제품의 원료로 만드는 과정의 물량을 말하며 수요 지표로 활용된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선물·옵션 거래소로서 코코아 선물의 재고·거래 동향을 모니터링한다.
하마르탄(Harmattan)은 서아프리카의 건조한 계절풍으로, 이 시기의 강우 패턴은 코코아 수확과 품질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
시장 영향 및 전망
종합적으로 볼 때, 코코아 가격은 공급 측면의 긴축 신호와 지수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 기대가 가격을 지지하는 재료로 작용하는 반면, 기상 호조에 따른 생산 개선 가능성, 유럽의 EUDR 시행 연기에 따른 단기적 수급 여유, 그리고 아시아·유럽의 약화된 가공 수요라는 하방 리스크가 공존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BCOM 편입 기대에 따른 매수 심리와 ICCO·라보뱅크의 생산·잉여 전망 조정이 상방압력으로 작용해 가격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서아프리카의 양호한 강수와 몬델레즈가 보고한 꼬투리 수 증가, 그리고 EUDR의 연기 효과는 공급의 탄력성을 키워 가격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 고려해야 할 주요 변수는 다음과 같다. 첫째, BCOM 편입 최종 확정 및 편입 규모가 실제 자금유입 규모를 가늠하는 핵심 변수다. 시티그룹의 추정치인 약 20억 달러는 잠재적 상방 압력의 근거가 되지만, 자금 유입 시점과 시장의 포지셔닝 규모에 따라 가격 민감도는 달라질 수 있다. 둘째, 서아프리카의 기상 전개와 주요 생산국(특히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수확량·품질 보고가 실제 물량으로 귀결되는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셋째, 수요 회복 여부—특히 아시아와 유럽의 그라인딩 추세가 반등하는지 여부—가 결정적이다. 수요가 회복될 경우 공급 긴축 신호와 결합해 가격 상방 전환을 촉진할 수 있다.
리스크 요인으로는 EUDR의 추가 연기 혹은 규제 완화, 세계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약화 심화, 주요 생산지의 예상보다 빠른 수확 증가 등이 있다. 정책·기상·수요 지표의 변동성이 큰 가운데, 트레이더와 산업 참가자들은 재고 데이터(ICE 항만 재고), 생산국의 수확·선적 통계, 그리고 분기별 그라인딩 데이터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부가 정보
기사 작성일 기준으로 본 기사에 언급된 Rich Asplund은 이 기사에 언급된 증권들에 대해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출처 기사 공개 내용 기준). 본문에 제시된 모든 통계와 수치는 보도 시점의 정보에 기반한 것이며, 향후 시장·기상·정책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