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가격 급등, 아이보리코스트 항구 도착량 둔화로 공급 우려 고조

코코아 선물가가 급등했다. 2026년 3월 인도거래소(ICE) 뉴욕 코코아 선물(CCH26)은 월요일 장에서 +289포인트(+4.85%) 상승 마감했고, 2026년 3월 런던 ICE 코코아(#7, CAH26) 역시 +276포인트(+6.55%) 올랐다. 코코아 가격은 이틀 이상 급등하며 2주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5년 12월 30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아이보리코스트(코트디부아르)의 항구에 도착하는 코코아 물량의 증가 속도가 둔화하면서 공급이 타이트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돼 가격 상승을 촉발했다. 현지 농민들이 12월 28일로 끝난 주 동안 항구에 인도한 코코아는 59,708 메트릭톤(MT)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또한 신규 마케팅 시즌(10월 1일~12월 28일) 누적 자료에 따르면 아이보리코스트 농가의 항구 출하량은 1.029 MMT(백만톤)으로 전년 동기 1.050 MMT에 비해 -2.0% 감소했다. 아이보리코스트는 세계 최대의 코코아 생산국이다.

“코코아 시장은 공급 측면의 긴축 신호와 지수 연계 매수 가능성에 의해 지지를 받고 있다.”

지수 편입 기대감도 가격 상승을 지원했다. 코코아 선물이 1월부터 Bloomberg Commodity Index(BCOM)에 포함될 예정이어서 지수 관련 매수 수요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티그룹에 따르면 BCOM 편입으로 인해 뉴욕 코코아 선물에 최대 약 20억 달러의 매수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주목

재고·물동량 지표도 주목된다. ICE가 모니터링하는 미국 항구의 코코아 재고는 지난 금요일 기준 1,626,105 백(bags)으로 9.5개월 저점을 기록했다. 여기서 ‘백(bags)’은 거래·재고 집계에서 통용되는 단위로, 선물·물류 통계에서 재고 규모를 표시하는 표준 단위로 활용된다.

기상 여건과 산지 상황은 다소 엇갈린 신호를 보였다. 서아프리카에서는 강수와 햇빛의 조합으로 코코아 나무의 개화(꽃 피기)가 촉진된다는 보고가 있으며, 가나의 농가들은 harmattan(하르마트한) 계절 이전에 규칙적인 강우가 꼬투리와 나무 발달에 도움이 되었다고 전했다. 초콜릿 제조업체인 몬델리즈(Mondelez)는 최근 서아프리카의 코코아 꼬투리 수(코코아 팟 카운트)가 5년 평균 대비 7% 높고 전년 대비로도 크게 증가

공급 전망의 변화도 가격 상승을 뒷받침한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11월 28일 자로 2024/25년 글로벌 코코아 잉여 추정치를 종전 142,000 MT에서 49,000 MT으로 대폭 낮췄고, 동일 시점에 2024/25년 전 세계 생산 추정치를 4.69 MMT으로 하향 조정했다(이전 추정 4.84 MMT). 또한 네덜란드계 은행인 라보뱅크(Rabobank)는 최근(지난주 화요일) 2025/26년 글로벌 코코아 잉여 추정치를 328,000 MT에서 250,000 MT으로 낮췄다.

규제·정책 변수도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유럽의회는 11월 26일로 예정된 산림 파괴 규제(EUDR, EU Deforestation Regulation)의 시행을 1년 연기하기로 승인했다. 이 지연은 아프리카·인도네시아·남미 일부 지역에서 발생하는 산림 파괴가 있는 생산지로부터 EU 국가들이 농산물을 계속 수입할 수 있게 하여 단기적으로 공급이 원활해질 수 있다는 해석을 낳았다. EUDR은 유럽연합이 콩류·코코아 등 주요 상품의 공급망에서 산림 파괴를 억제하기 위해 마련한 규제다.

주목

수요 측 지표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아시아 코코아 협회는 10월 17일 발표에서 3분기 아시아 지역 코코아 연삭량(코코아 그라인딩스, 처리량)이 183,413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9년 만에 가장 낮은 3분기 처리량이었다. 유럽 코코아 협회는 3분기 유럽 연삭량이 337,353 MT로 전년 대비 -4.8% 줄어 10년 만에 가장 낮은 3분기 수치를 기록했다고 알렸다. 북미의 경우 전국제과협회(National Confectioners Association)는 3분기 연삭량이 112,784 MT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고 보고했으나, 신규 보고 기업의 추가로 수치가 왜곡되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나이지리아 생산 전망도 상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세계 5위 코코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의 코코아 협회는 2025/26년 생산량을 305,000 MT으로 전망해 전년(2024/25년 추정치 344,000 MT) 대비 -11% 감소를 예상했다. 나이지리아는 9월 코코아 수출이 전년 동기와 유사한 14,511 MT였다고 보고했다.


시장 영향 및 향후 전망(전문가적 분석)

이번 가격 급등은 단기적으로는 공급 측의 실물 지표(항구 도착량·재고) 약화지수 편입 기대에 따른 포지셔닝 강화가 결합된 결과다. ICE 재고가 9.5개월 저점으로 낮아진 점아이보리코스트의 주력 산지가 당초 예상보다 늦게 물량을 내어놓고 있는 점은 즉각적인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중기적 관점에서는 수요 회복 여부가 관건이다. 현재 아시아·유럽의 연삭량(가공 수요)이 약세를 보이고 있어 실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한 가격의 추가 상승은 제한될 수 있다. 다만, 지수 자금의 유입(시티그룹 추정 최대 20억 달러)은 유동성을 통해 가격의 상방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어, 투자자·트레이더는 포지션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규제 리스크도 감안해야 한다. EUDR의 시행 연기는 단기적으로 공급에 우호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망 투명성과 지속가능성 요구가 강화되면 비용 구조와 공급체인 조정이 가격에 새로운 변수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ICCO·라보뱅크의 생산·잉여 추정치 하향 조정은 펀더멘털의 긴축 신호로 해석되며, 이상기후나 산지별 수확 차질이 발생할 경우 가격 상승 압력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

투자자·산업 참여자에 대한 실무적 시사점으로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항구 도착량 및 ICE 재고 등 실물 지표를 주기적으로 확인해 단기 수급 변화를 모니터링해야 한다. 둘째, 지수 편입과 같은 제도적 수요 요인은 유동성 변화에 민감하므로 포지션 산정 시 충격 시나리오를 반영해야 한다. 셋째, 가공 수요(연삭량) 회복 여부와 주요 소비지역의 수요 동향을 면밀히 관찰해 수요 측 리스크를 평가해야 한다.


보도 관련 메모: 본 기사에 인용된 수치와 발언은 Barchart의 2025년 12월 30일 보도, ICCO(국제코코아기구), 라보뱅크, 몬델리즈, 시티그룹, 각 지역 코코아 협회·연구기관의 발표를 기반으로 정리했다. 기사 작성 시점에 본문에 언급된 필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해당 기사에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