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가격, 공급 풍부와 수요 부진에 하락 압력

코코아 선물 가격이 공급 과잉과 약한 수요에 의해 하락했다. 5월 인도거래소(ICE) 뉴욕 코코아 선물(티커: CCK26)은 목요일 종가 기준 -34포인트(-1.06%) 하락했고, 5월 ICE 런던 코코아 #7(티커: CAK26)은 종가 기준 -25포인트(-1.05%) 하락했다.

2026년 4월 9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코코아 가격은 하락세를 정리하는 모습이었다. 화요일에는 뉴욕 코코아가 한 달 만의 저점으로 하락했고, 런던 코코아는 2주 만의 저점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하락 배경에는 서아프리카 주요 산지가 보여준 누적 선적 증가와 거래소 재고의 확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공급 지표 측면에서, 아이보리코스트(코트디부아르)의 누적 선적량은 이번 마케팅 연도(2025년 10월 1일부터 2026년 4월 4일까지) 기준으로 1.45백만톤(MMT)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4MMT보다 +0.7% 증가했다. 또한 ICE 창고(거래소 재고)는 목요일 기준으로 2,505,563자루로 집계되며 19.25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재고 확대와 선적 증가는 가격에 하향 압력을 가하는 요인이다.

수요 측면에서도 약한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바클리움 인텔리전스(Bloomberg Intelligence)에 따르면, 부활절 시즌의 핵심 수요 시기인 이번 휴일 초콜릿 캔디 판매의 초기 추정치는 작년 대비 약 -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수요 둔화를 시사했다. 또 다른 수요 지표인 그라인딩(코코아 분쇄량) 보고서들 역시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유럽코코아협회(European Cocoa Association)는 2025년 4분기 유럽 코코아 그라인딩이 전년 동기 대비 -8.3% (304,470MT) 감소했다고 발표했고, 아시아 및 북미 지역의 그라인딩도 각각 -4.8% (197,022MT), +0.3% (103,117MT) 등으로 지역별 차별화된 약세·저성장을 보였다.

기상·재배 여건은 변동성을 제공하는 요인이다. 서아프리카의 최근 강우는 아이보리코스트와 가나에서의 가뭄 우려를 완화하기에는 불충분했다. 아프리카 홍수 및 가뭄 모니터(African Flood and Drought Monitor)에 따르면 3월 29일 기준으로 아이보리코스트의 절반 이상과 가나의 약 2/3 지역이 가뭄 상태에 놓여 있어 중장기 생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일부 지역의 수확과 선적 증가는 단기적으로 시장에 공급 압박을 가하고 있다.

투자자 포지션도 시장 변동성의 요인이다. 3월 31일로 끝난 주간을 집계한 최근 Commitment of Traders(COT) 보고서에 따르면, 자금(펀드)들은 런던 코코아에서 3,481계약을 추가로 숏(매도) 포지션으로 늘려 총 33,827계약의 순공매도를 보유했다. 이는 약 8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공매도 포지션이다. 과도한 숏 포지션은 시장의 쇼트커버링(숏포지션 정리) 시 급등을 촉발할 수 있는 불안요인이다.

지정학·물류 요인도 영향을 주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는 비료 공급 차질을 초래하고, 전 세계 해상 운임과 보험료, 연료비를 상승시켜 코코아 수입국의 원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비용 증가는 중장기적으로는 원가 상승을 통해 가격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

정책적 변화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나는 2025/26 재배계절 공급에 대해 농가에 지급하는 공식 가격을 거의 30% 인하했고, 아이보리코스트도 이달 시작된 중간작물 수확분부터 농가지급액을 57%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이보리코스트와 가나는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국가들로, 이들 국가의 가격정책과 지급체계 변화는 단기적 수확 인센티브와 장기 생산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지역별 수출 동향도 주목되는 변수다. 세계 5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는 12월 코코아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54,799MT를 기록했다. 다만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 생산량을 전년 대비 -11% (305,000MT 예상)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지역별·연도별 생산 변동성이 혼재하고 있다.

공급예측과 국제기구 전망은 상충되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아이보리코스트는 2025/26 코코아 생산이 전년(2024/25) 1.85MMT에서 -10.8% 줄어 1.65MMT가 될 것이라고 밝혔고, 라보뱅크(Rabobank)는 2025/26 전 세계 코코아 잉여분 전망을 11월 예측치 328,000MT에서 250,000MT로 낮췄다. 반면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3월 2일 2024/25 전 세계 코코아 잉여분을 11월의 49,000MT에서 75,000MT로 상향 조정했으며, 해당 연도의 글로벌 생산이 +8.4% 증가해 4.7MMT로 집계되었다고 발표했다. 상품 중개사 스톤엑스(StoneX)는 2025/26 시즌 전 세계 잉여를 287,000MT, 2026/27 시즌을 267,000MT의 잉여로 전망해 다수의 기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수요 약화의 구체적 사례로, 세계 최대 벌크 초콜릿 제조사인 배리칼레바우트(Barry Callebaut AG)는 1월 28일 발표한 분기보고에서 코코아 부문 판매량이 11월 30일로 끝난 분기에 -22% 감소했다고 밝혔고, 그 원인으로 부정적 시장 수요와 코코아 내 수익률이 높은 제품군으로의 우선순위 이동을 지목했다. 이 같은 기업 실적은 최종 소비자 수요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용어 설명(독자 안내)
그라인딩(grindings)은 코코아 원두를 갈아 코코아 매스·분말·버터 등 제과·제조용 원재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의 처리량을 말하며, 초콜릿 및 관련 제품의 제조 수요를 직간접적으로 반영하는 중요한 수요 지표다. Commitment of Traders(COT) 보고서는 선물시장에서 주요 참여자(상업, 비상업, 개인 등)의 포지션 변화를 집계한 자료로, 특히 펀드의 대규모 숏·롱 포지션 증가는 향후 가격 급변의 신호가 될 수 있다.


향후 전망 및 시사점
현재의 지표들을 종합하면 단기적으로는 풍부한 재고와 선적 증가, 그리고 시즌별 수요 약화가 코코아 가격을 지속적으로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기상 악화(가뭄 심화)나 지정학적 리스크(운송·비료 비용 상승) 등 공급 측의 충격이 발생하면 급격한 가격 상승이 발생할 수 있어 불확실성이 공존한다. 또한 펀드의 과도한 숏 포지션은 일단의 쇼트커버링(숏 포지션 청산) 시 단기적인 가격 반등을 강하게 촉발할 수 있으므로, 투자자는 포지션과 리스크 관리를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

정책적 변화와 기업 실적이 주는 시사점
아이보리코스트와 가나의 농가 지급 가격 삭감은 단기적으로는 국가 재정·수급 상황을 반영한 조치이나 장기적으로 농가 생산 의욕과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 대형 제과업체의 판매량 감소와 그라인딩 부진은 최종 소비자 수요가 과거 수준으로 회복될 때까지 코코아 가격에 하방 압력을 지속적으로 가할 가능성이 크다.

기사 작성 시점의 정보: 본 기사에 인용된 수치와 전망은 바차트(Barchart)에 게재된 내용과 각 기관의 발표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