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선물 가격이 하락세로 마감했다. 3월 인도상품거래소(ICE) 뉴욕 코코아(CCH26)는 목요일 -44 포인트(-0.74%) 하락했고, 3월 ICE 런던 코코아 #7(CAH26)은 같은 날 -24 포인트(-0.55%) 하락했다.
2025년 12월 19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은 목요일에 하락 마감하며 뉴욕 코코아가 1주일 만의 저점을 기록했다. 서아프리카의 호의적인 날씨로 수확량과 공급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다. 코트디부아르(아이보리코스트)의 농민들은 비와 일조의 적절한 병행이 코코아 나무의 개화를 돕고 있다고 보고했고, 가나 농민들은 하르마트(harmattan) 건조계절이 오기 전까지 강수량이 규칙적으로 이어지며 코코아 나무와 꼬투리(pod) 발달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의 서아프리카 코코아 꼬투리 수(count)는 5년 평균보다 7% 높고, 작년 수확보다도 현저히 높다”고 초콜릿 제조업체 몬델리즈(Mondelez)는 밝혔다.
코트디부아르의 주력 작물 수확은 이제 막 시작됐으며 농민들은 품질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전했다.
한편, ICE(인터컨티넨탈거래소) 관찰 기준 미국 항만의 코코아 재고은 목요일 1,642,801가방으로 집계되며 9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재고 감소는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지만, 전반적인 수급 전망은 혼재되어 있다.
시장에는 추가적인 지지 요인도 존재한다. 시티그룹(Citigroup)은 2025/26년 글로벌 코코아 잉여량 전망치를 9월의 134,000톤에서 79,000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또한 뉴욕 코코아 선물이 블룸버그 상품지수(BCOM)에 내년 1월부터 편입될 예정이라는 점도 조심스럽게 가격을 떠받치는 요인이다. 시티그룹은 BCOM 편입으로 인해 뉴욕 코코아 선물에 최대 20억 달러 규모의 매수 수요가 첫째 주에 유입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반면, 공급 확대 신호도 분명하다. 코트디부아르 정부 집계에 따르면 이번 새로운 마케팅 연도(10월 1일~12월 14일) 동안 코트디부아르 농민들이 항만으로 출하한 코코아는 895,544톤으로 전년 동기(894,009톤) 대비 +0.2% 증가했다. 코트디부아르는 세계 최대 코코아 생산국이다.
최근 몇 달간 코코아 가격은 글로벌 공급 우려로 큰 폭의 랠리를 보이기도 했다. 11월 28일 국제코코아기구(ICCO: International Cocoa Organization)는 2024/25년 글로벌 코코아 잉여 전망치를 기존의 142,000톤에서 49,000톤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고, 2024/25년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 추정치는 4.69백만톤(MMT)으로 이전의 4.84백만톤에서 낮췄다. 또 다른 리포트인 네덜란드계 금융기관 라보뱅크(Rabobank)도 2025/26년 글로벌 잉여 전망치를 11월의 328,000톤에서 250,000톤으로 낮췄다.
그러나 공급 풍부 전망이 다시 부각되며 11월 19일에는 코코아 가격이 최근선물 기준 1.75년 저점까지 급락한 바 있다. 이 시기 코트디부아르의 농민들은 코코아 나무의 생육 상태가 양호하다고 보고했고, 건조한 날씨가 수확한 원두의 건조를 돕는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가나에서도 호의적인 기상이 코코아 꼬투리의 빠른 발달을 가능하게 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정책·규제 면에서도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 있었다. 유럽의회는 11월 26일 EU의 산림파괴 규제(EUDR: EU Deforestation Regulation)의 시행을 1년 연기하기로 승인했다. EUDR은 콩, 코코아 등 주요 원자재를 포함한 수입품의 산림파괴 관련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규정이다. 시행 연기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EU 회원국들이 산림파괴가 이뤄지는 일부 아프리카·인도네시아·남미 지역의 농산물을 계속 수입할 수 있게 되어 코코아 공급에 대한 제약이 완화됐다.
수요 측면에서는 약한 소비 신호가 가격에 부담을 주고 있다. 초콜릿 제조사 허쉬(Hershey)의 최고경영자(CEO)는 10월 30일 할로윈 시즌 초콜릿 판매가 “실망스러웠다”고 평가했다. 할로윈은 2024년 미국 내 캔디 연간 매출의 약 18%를 차지하며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큰 시즌이다. 아시아 코코아 협회는 10월 17일 3분기 아시아의 코코아 분쇄량(그라인딩스)이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183,413톤으로 9년래 최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고, 유럽 코코아 협회는 3분기 유럽 분쇄량이 전년 대비 -4.8% 감소한 337,353톤으로 10년 만의 최저 수준이라고 보고했다. 북미의 경우 국가 제과협회는 3분기 북미 분쇄량이 전년 대비 +3.2% 증가한 112,784톤이라고 발표했으나, 이는 신규 보고기업의 추가가 통계에 영향을 미친 요소로 지적됐다. 시장조사 업체 Circana의 데이터에 따르면 북미 지역의 초콜릿 캔디 판매량은 9월 7일 마감 13주 기간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이상 감소했다.
한편, 글로벌 주요 생산국 중 하나인 나이지리아의 코코아 생산은 감소 전망이다. 나이지리아 코코아 협회는 2025/26년 나이지리아의 코코아 생산이 전년 대비 -11% 감소해 305,000톤이 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는 2024/25년 예상치 344,000톤보다 낮은 수치다. 나이지리아는 세계 5위의 코코아 생산국이다. 나이지리아는 9월 코코아 수출량이 전년 동기와 동일한 14,511톤이었다고 보고했다.
과거 데이터로는 ICCO의 2023/24년 전망 수정이 눈에 띈다. ICCO는 5월 30일 2023/24년 글로벌 코코아 적자를 -494,000톤으로 수정하며 이는 60년 만의 최대 적자라고 밝혔다. ICCO는 2023/24년 코코아 생산이 전년 대비 -12.9% 감소해 4.368백만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고, 전 세계 재고 대비 분쇄물 비율(stocks-to-grindings ratio)은 27.0%로 46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이후 ICCO는 2024/25년 global surplus(잉여)를 49,000톤으로 추정하며 4년 만의 흑자를 예측했고, 2024/25년 생산량 증가(+7.4%로 4.69백만톤)를 보고했다.
기타 공시로는, 본 기사 작성일 현재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기사에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는 고지가 포함돼 있다.
용어 해설
BCOM(블룸버그 상품지수)은 원자재 선물시장에서 광범위한 상품을 포괄하는 지수로, 특정 상품 선물이 지수에 편입되면 이를 추종하는 수동적 펀드나 인덱스 투자자의 매수 수요가 유입될 수 있다. ICCO(국제코코아기구)는 코코아 생산·수급 통계와 전망을 발표하는 주요 국제기구이다. EUDR(EU 산림파괴 규제)는 유럽연합의 수입 규제로, 시행 시 산림 파괴와 관련된 원자재의 수입 규제가 강화되어 해당 원자재의 국제 거래와 공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그라인딩스(grindings)’는 코코아 원두를 가공(분쇄)한 물량으로 실제 초콜릿 제조 등에 투입되는 수요의 지표이다. 하르마트(harmattan)는 서아프리카에서 겨울철에 불어오는 건조하고 먼지 많은 계절풍을 의미한다.
전망 및 시장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서아프리카의 호우와 일조의 적절한 조합, 몬델리즈가 언급한 5년 평균 대비 +7%의 꼬투리 수 증가, 코트디부아르의 항만 집하량 증가 등은 공급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여 가격에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 반면, ICE 항만 재고의 9개월 최저, ICCO·시티그룹·라보뱅크의 공급 전망 수정 등은 공급 긴축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어 지지 요인으로 남아 있다. 또한 뉴욕 코코아 선물의 BCOM 편입에 따른 수동적 자금의 유입 가능성(시티그룹의 추산 최대 20억 달러)은 내년 1월 초 단기적 매수 압력을 촉발할 여지가 있다.
중기적 관점에서 보면 수요 지표의 약세(아시아·유럽의 분쇄량 감소, 북미 소비 둔화 신호)는 가격 상승을 제약하는 요소다. 특히 북미와 유럽의 분쇄량 감소는 가공 및 최종 소비 단계에서의 수요 약화를 반영하므로 공급 우려만으로 지속적인 가격 상승을 보장하기 어렵다. 정책 리스크 측면에서는 EUDR 시행 연기와 같이 규제 완화 요인이 단기적으로는 공급을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결론적으로, 코코아 시장은 공급측의 계절적·기상 변수와 수요측의 경기·소비동향, 규제·지수 편입 같은 구조적 요인이 서로 충돌하는 구도로 향후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판단된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1) 내년 1월 BCOM 편입에 따른 단기적 자금 유입 여부, 2) 서아프리카의 건기(하르마트) 도래가 실제로 생산·건조에 미치는 영향, 3) 글로벌 분쇄량(수요) 회복 여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업·무역업체 관점에서는 재고 관리와 선물 헤지 전략을 통해 계절성과 규제 리스크에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