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인도 병입 자회사 상장 추진…약 10억 달러 조달 검토

코카콜라 컴퍼니(The Coca-Cola Company)가 인도 핵심 병입 자회사힌두스탄 코카콜라 베버리지스(Hindustan Coca-Cola Beverages·HCCB)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2025년 10월 17일,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거래를 통해 최대 10억 달러(약 1조 3,600억 원)를 조달할 가능성이 있으며, HCCB의 기업 가치는 100억 달러(약 13조 6,000억 원)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코카콜라 경영진이 최근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과 만나 상장 구조와 시기, 공모 물량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주관사 선정 작업은 아직 착수되지 않았으며, 상장 일정은 빠르면 내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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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추진 배경과 시장 환경

HCCB는 인도 전역 25개 병입 공장과 50만 개 이상의 소매 유통망을 운영하는 코카콜라의 중추적인 현지 생산·판매 법인이다. 코카콜라는 1993년 인도 재진출 이후 직접 병입 체제를 확장해 왔으며, HCCB는 탄산음료(코카콜라·스프라이트·Thumbs Up)에서 주스·패키지드 워터(마자·키니리·스마트워터)에 이르기까지 70여 개 브랜드를 생산한다.

“이번 IPO는 코카콜라가 인도의 가파른 소비 성장세를 현지 자본시장과 연결해 기업가치를 재평가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현지 증권업계는 분석한다.

최근 인도 증시는 외국계 기업의 자회사 상장 열풍이 거세다. 가전업체 LG전자 인도법인이 이번 주 뭄바이 증권거래소에 상장하자마자 시가총액 130억 달러를 기록해 한국 본사를 추월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코카콜라는 로이터 통신의 질문에 “업무 시간 외라 답변이 어렵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으며, HCCB 측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경쟁 구도: 릴라이언스 vs 코카콜라

인도 최대 기업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Reliance Industries)는 최근 전통 탄산음료 브랜드 캄파콜라(Campa Cola)를 인수·부활시키며 공격적인 유통망 확장에 나섰다. 저가 전략과 전국적인 지오마트(JioMart) 플랫폼을 내세운 릴라이언스의 공세는 코카콜라와 펩시코 양대 글로벌 음료업체에 큰 도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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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된 시장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코카콜라의 인도 탄산음료 시장점유율은 약 46%로 펩시코(29%)와 릴라이언스(5% 이하)보다 앞서 있지만, 릴라이언스가 판매 채널을 공격적으로 확보함에 따라 가격 경쟁브랜드 로열티 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전문가 시각 및 앞으로의 변수

시장 전문가들은 HCCB 상장이 성사될 경우, 모회사 코카콜라가 누릴 수 있는 두 가지 주요 효과를 거론한다. 첫째, 상장 수익금을 통해 인도 내 생산 능력 확대와 친환경 패키징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다. 둘째, 인도 투자자들이 자국 내 브랜드 충성심을 기반으로 코카콜라 주식을 매입하게 되면 지역 감성에 기반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도 기대된다.

*IPO란? IPO(Initial Public Offering)는 비상장 기업이 최초로 주식을 공개 시장에 매도, 즉 증권거래소 상장을 통해 자본을 조달하는 절차를 말한다. 일반 투자자는 기업 성장성을 공유할 기회를 얻고, 기업은 대규모 투자 재원을 확보한다.

*캄파콜라? 1977년 코카콜라가 잠시 인도를 떠났을 때 토종 브랜드로 등장한 탄산음료다. 1990년대 이후 존재감이 줄었으나 2022년 릴라이언스가 인수, 2023년부터 전면 리뉴얼 판매를 재개했다.


향후 일정과 전망

코카콜라의 내부 검토가 초기 단계인 만큼, 실제 상장까지는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의 승인 절차, 공모가 산정,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 의무 강화 등 다층의 과제가 남아 있다. 관계자들은 “코카콜라의 브랜드 자산, 견조한 현금흐름, 안정적인 리테일 네트워크를 고려할 때 상장 수요는 충분할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금리 인상기 자본시장 변동성이 변수”라고 지적했다.

현재 인도 IPO 시장은 2024년 대비 35%가량 높은 평균 공모가 산정 배수를 기록 중이다. 다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신흥국 자금 유출 우려가 커져 공모 규모가 축소되거나 상장 시기가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코카콜라가 상장을 확정할 경우, 업계는 HCCB 지분율 구조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현재 코카콜라 본사는 HCCB 지분 100%를 보유 중이며, IPO를 위해 최대 20~25%를 시장에 유통할 것이란 추정이 유력하다.

한편, 코카콜라는 2024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인도 지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열대성 기후와 외부 활동 재개에 따른 음료 수요 급증 영향으로 풀이된다.

결국 HCCB의 성공적인 상장은 글로벌 본사 대비 한층 빠른 성장률을 보이는 인도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