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에서 채굴까지: 트럼프 일가의 암호화폐 전략 총정리

[개요]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일가가 가상자산(암호화폐) 분야에서 존재감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최근 신생 토큰 $WLFI가 거래소에 상장되면서 일가가 얽힌 다양한 프로젝트의 구조와 수익 모델이 다시 한번 조명을 받았다. 부동산·미디어·골프장 등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와 별개로, 가상자산 산업이 새 성장 축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2025년 9월 3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전 세계 크립토 허브로 만들겠다”고 공언해 왔지만, 이해충돌 논란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백악관은 모든 자산을 자녀들이 관리하는 신탁(Trust)에 위임했기에 법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미 연방 윤리 규정상 대통령은 관할 영역이 지나치게 방대한 탓에 Conflict of Interest 적용을 받지 않는 특례가 존재한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트럼프 일가가 코인 발행·채굴·ETF·NFT 등 밸류체인의 전 단계를 포괄하는 ‘플레이북’을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래에서는 주요 프로젝트와 관련 지분 구조, 시장 가치를 항목별로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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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트럼프 미디어(Trump Media & Technology Group)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Truth Social)’ 운영사인 트럼프 미디어는 5월, 주식·전환사채를 발행해 25억 달러를 조달했고, 이를 전액 비트코인 매입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고경영자(CEO) 데빈 누네스는 “비트코인은 금융 자유의 정점”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미디어는 마이클 세일러가 이끈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기업 대차대조표에 비트코인 보유’ 전략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회사 공시 기준, 전체 지분의 약 41%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장남)가 소유한 신탁에 묶여 있으며, 2025년 9월 3일 종가 기준 지분 가치는 20억 달러에 달한다.


② 트럼프 미디어 그룹 CRO 스트래티지

트럼프 미디어는 가상자산 거래소 크립토닷컴(Crypto.com), 그리고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과 손잡고 ‘트럼프 미디어 그룹 CRO 스트래티지’를 설립했다. 이 법인은 CRO 토큰 63억 개, 현금 2억 달러, 워런트 2억2천만 달러, 그리고 투자사 요크빌(Yorkville)의 50억 달러 규모 지분신용(equity line of credit)으로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CRO의 시가총액은 9월 3일 기준 87억 달러다. 요크빌·트럼프 미디어·크립토닷컴이 공동 최대주주가 되며, 조달 자금은 전량 CRO 매입 및 장기 보유에 사용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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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은 비상장 기업을 우회 상장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페이퍼 컴퍼니’ 형태의 특수법인이다.


③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

트럼프 일가와 연결된 DT Marks DEFI LLC는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을 지배하는 지주사 지분 약 38%를 보유하며, 플랫폼 수익의 대다수를 가져가는 구조다. 동시에 225억 개$WLFI 토큰을 보유하고 있다.

토큰은 상장 첫 주에 21% 하락했으나, 9월 3일 기준 시가총액은 67억 달러다. 계약 조건에 따르면 트럼프계 법인은 토큰 판매 대금 중 75%를 배당받는다. 로이터 계산으로, 일가는 플랫폼이 출범한 이후 약 5억 달러를 회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월드 리버티는 또 미 달러에 페깅된 스테이블코인 USD1을 발행한다. 코인게코 자료에 따르면 시가총액 25억 달러 규모다.


④ 밈코인(Memecoins) 프로젝트

취임식(2025년 1월) 이전, 트럼프 부부는 $TRUMP$MELANIA라는 밈코인을 출시했다. 밈코인은 기술적 효용보다 온라인 밈·커뮤니티 열기에 가치가 좌우돼 극심한 변동성이 특징이다.

상장 직후 각각 90억 달러·16억 달러까지 치솟았던 시가총액은 현재 17억 달러·1억4천4백만 달러로 급락했다. 상위 220개 지갑 주소 보유자는 5월 플로리다 개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초청 만찬에 참가할 수 있는 특권을 얻기도 했다.


⑤ NFT 및 디지털 굿즈

NFT(대체불가토큰) 열풍에 편승해, 트럼프는 2022년부터 자신의 얼굴을 활용한 디지털 트레이딩 카드와 굿즈를 판매해 왔다. 2025년 6월 재산공개에 따르면, 그는 NFT로 116만 달러 수입을 올렸고, 멜라니아 여사도 자신의 NFT 컬렉션으로 21만6,700달러 로열티를 기록했다.


⑥ 아메리칸 비트코인(American Bitcoin)

트럼프의 두 아들이 후원하고, 캐나다 채굴기업 Hut 8이 설립한 아메리칸 비트코인은 이번 달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그라이펀 디지털 마이닝과의 전량 주식교환 방식 합병을 통해 상장 후, 트럼프 형제와 Hut 8이 지분 98%를 공동 보유하게 된다.

2025년 3월 출범 당시 회사는 “세계 최대·최고 효율의 전용 비트코인 채굴업체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채굴 산업은 비트코인 가격·전력비·채굴 난이도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변동하는 고위험·고비용 비즈니스다.


⑦ 가상자산 ETF(상장지수펀드) 계획

트럼프 미디어와 요크빌은 최소 3개의 ETF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상품 구성은 ▲비트코인 단독 추종 ▲비트코인·이더리움 혼합 추종 ▲비트코인·이더리움·솔라나·XRP·CRO 다중 추종 등이다.

ETF는 규제 당국의 승인 절차가 까다롭지만, 승인될 경우 기관 자금 유입 통로 역할을 하며 시장 파급력이 크다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높다.


⑧ 도미나리 홀딩스(Dominari Holdings)

리피니티브(LSEG) 데이터에 따르면, 에릭·도널드 주니어는 가상자산 트레저리 회사 도미나리 홀딩스 지분을 각각 6.3% 보유하고 있다. 9월 4일 종가 기준 지분 가치는 600만 달러씩이다.


용어 해설 및 추가 정보

SPAC은 비상장 기업을 인수해 우회상장을 지원하는 특수목적법인으로, ‘백지수표 기업(blank-check company)’이라고도 불린다.

밈코인은 이더리움 등 메이저 코인과 달리 실질적 기술·서비스보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유행과 밈(meme)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극단적 고변동성 자산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화폐에 가치가 고정(페깅)돼 변동성을 낮춘 토큰으로, 디파이(탈중앙금융) 생태계 유동성 공급 핵심 기축자산으로 쓰인다.


시장·규제 전망

가상자산 업계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업계 친화적 규제가 도입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대통령이 이해관계자인 점이 규제 설계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한, 비트코인 채굴회사와 미디어·ETF 플랫폼을 동시에 소유하는 구조가 시장조작·내부자거래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히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투명한 공시와 독립적 내부통제 장치가 필수”라고 강조한다.


결론

트럼프 일가는 현재 코인 발행(밈코인·스테이블코인), 자산 운용(ETF·트레저리), 채굴, 미디어 홍보까지 가상자산 밸류체인 전 영역을 아우르는 드문 구조를 만들었다. 법적 공방과 규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막대한 자금 회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행보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