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Coinbase) 주가가 5일(현지시간) 급락했다. 전환우선채(Convertible Senior Notes) 20억 달러(약 2조7,000억 원) 규모의 사모 발행 계획을 공개한 직후 투자심리가 냉각되면서다.
2025년 8월 5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시에서 코인베이스 주가는 장중 한때 5% 이상 떨어졌다. 같은 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S&P500, 나스닥종합지수 등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하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된 것도 낙폭을 키웠다.
이로써 코인베이스는 7월 18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 444.65달러 대비 30% 이상 밀려났다. 당시 주가는 미 의회가 암호화폐 관련 법안들을 속전속결로 처리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GENIUS법’(Stablecoin 법안)에 서명하면서 단숨에 급등했지만, 이후 상승 탄력이 꾸준히 둔화됐다.
전환우선채가 의미하는 것
전환우선채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미리 정해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이다. 기업 입장에선 비교적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투자자는 주가가 일정 수준을 넘길 경우 주식 전환을 통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Dilution) 위험이 있어 주가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번 조달 자금은 ▲운영자금 ▲기업 인수·합병(M&A) ▲제품·서비스 확장 등에 쓰일 예정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회사 발표문
연이은 실적 부진·밸류에이션 부담
코인베이스 주가는 5월 S&P500 편입 이후 상승세를 이어왔으나,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하회하면서 불안 요소가 커졌다. 회사는 지난주 2분기 매출을 발표했는데, 암호화폐 거래량 정체와 수탁 서비스 수수료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씨티그룹(Citi) 애널리스트는 7월 29일 목표주가를 270달러→505달러로 대폭 상향했다. 씨티는 “의회 입법 모멘텀, 비트코인 가격 강세, 수탁 서비스 수입 회복이 동시 작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컴퍼스포인트(Compass Point) 등 일부 증권사는 “과열된 모멘텀이 식고 있어 차익 실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시장·정책 환경
암호화폐 시장은 4월 8일 저점을 찍은 뒤 5월부터 반등했으며, 특히 이더리움(Ethereum) 생태계 확장과 디파이(DeFi) 수요 폭발이 코인베이스 수혜 요인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미국 연준의 통화 정책, 글로벌 거시 불확실성 등 대외 변수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극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비트코인은 앞으로 몇 주 내 주식시장 조정과 동반 하락할 수 있다.” – 파이퍼 샌들러(Piper Sandler) 리서치 노트
이 밖에 제프리스(Jefferies)는 마이크 노보그라츠가 이끄는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 주가가 추가 20%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최근 차트 분석에서는 “이더가 비트코인을 앞지르기 시작했으며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의견이 나왔다.
전문가 해석 및 전망
채권 발행 직후 주가 조정은 기술적 요인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전환우선채는 통상 주식 전환 가격(전환 프리미엄)을 20~30% 높게 책정하기 때문에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는 제한적이다. 다만 자금조달로 인해 제품 다각화·글로벌 진출 속도가 빨라질 경우, 장기 성장 스토리에는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현재 코인베이스의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은 21%로, 나스닥 대형 기술주 평균(약 15%)을 상회한다. 밸류에이션(주가 대비 매출 비율, PSR) 역시 10배 내외로 핀테크 업종 평균을 웃돌며, 프리미엄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결국 향후 주가 향방은 ① 비트코인·이더리움 가격 추이, ② 미국·EU 규제 환경, ③ 신규 사업 부문의 실적 기여도 등에 좌우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단기 급등락에 따른 변동성 관리와 함께, 채권 발행이 가져올 자본 구조 변화, 그리고 기관투자자 대상 수탁 서비스(Custody) 수수료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