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 실적 부진 딛고 ‘모든 것을 위한 거래소’ 로드맵 가속

코인베이스, 2분기 실적 부진에도 ‘모든 것을 위한 거래소(Everything Exchange)’로 진화하겠다는 청사진 제시

2025년 8월 9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NASDAQ: COIN)는 2025 회계연도 2분기에 월가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회사는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15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이는 시장에서 기대했던 15억 9,000만 달러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이는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미·중 간 관세 재부과 가능성이라는 이슈가 겹쳐진 결과로 풀이된다.

카이코 리서치(Kaiko Research)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실적 부진은 예상 밖의 사건이라기보다는 ‘거래량 중심 수익모델’에 구조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코인베이스의 사업 특성을 여실히 드러낸 사례다. 2분기 월간 거래량은 4월 890억 달러에서 6월 570억 달러 미만으로 꾸준히 감소했으며, 1분기에는 한 달도 1,000억 달러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었다. 즉,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거래량이 따라주지 않으면 수수료 수입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에도 거래 침체
카이코는 “5월 비트코인이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거래가 크게 줄었다”라고 지적했다. 자산 가격과 거래 행위가 ‘비동조화’된 것은 전통 자산 시장에서도 보기 드문 현상이며, 코인베이스 매출의 변동성을 더 크게 만들었다. 이러한 상황은 암호화폐 업계 전반이 여전히 ‘하이프 사이클’―투기적 관심이 몰리는 시기와 급격히 식어버리는 시기를 반복―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가격 변동성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수익 구조는 결국 코인베이스가 ‘슈퍼 앱(Super App)’으로 거듭나려는 동기를 설명해 준다” — 카이코 리서치

카이코의 분석 노트는 중국의 위챗(WeChat)과 알리페이(Alipay)를 예로 들어, 단순 결제를 넘어선 생태계 서비스를 통합해 ‘필수 인프라’가 된 역사에 주목했다. 코인베이스 역시 결제·거래를 넘어 NFT 마켓플레이스, 기관용 커스터디, 탈중앙화 파생상품, 온체인 ID 등 다층적 서비스를 결합해 ‘Everything Exchange’를 목표로 삼고 있다.

슈퍼 앱이란 무엇인가?

국내에서는 흔히 ‘슈퍼 앱’을 카카오톡이나 네이버처럼 하나의 앱 안에서 메신저, 쇼핑, 금융, 콘텐츠까지 제공하는 형태로 이해한다. 중국의 위챗·알리페이는 QR결제부터 대출·보험·투자·공공요금 납부까지 아우르며 사실상 ‘모바일 운영체제’ 같은 기능을 해 왔다. 코인베이스가 지향하는 ‘모든 것을 위한 거래소’란, 암호화폐 매매뿐 아니라 블록체인 기반 생활·금융·투자 전반을 일원화한 플랫폼을 의미한다.

암호화폐 시장은 통상 ‘3~4년 주기’로 불·약세장을 오간다. 거래소가 수수료 수익 외에 안정적 현금흐름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약세장(Hibernation Phase)에 진입하면 매출이 급락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코인베이스는 정기 구독 모델, 스테이킹 보상, B2B 블록체인 인프라 등을 확대하며 수익원을 다변화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코인베이스 주가는 2분기 실적 발표 뒤 장중 한때 5% 가까이 밀려났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디지털 자산 겨울이 끝났다는 강력한 신호가 없는 한, 거래소 종목 전반에 대한 프리미엄 축소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코인베이스가 미국 규제 당국과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세계 최대 기관 투자자들이 커스터디 파트너로 코인베이스를 선택해 왔다는 점은 장기적 경쟁력으로 꼽혔다.

전문가 시각과 전망

필자는 본 기사의 데이터를 토대로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도출한다.

  1. 월간 거래량 감소는 단순히 코인베이스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유동성 위축 그 자체를 반영한다.
  2. 비트코인 가격과 거래활동의 디커플링은 스팟 ETF 승인, 기관 참여 확대 등 구조적 요인이 거래소 내부 거래 수요를 흡수했을 가능성을 암시한다.
  3. ‘Everything Exchange’ 전략은 코인베이스를 핀테크·게임·소셜미디어와 경쟁·협업 구도로 끌어들여, 규제 리스크를 분산하고 사용자 락인 효과를 강화할 수 있다.
  4. 다만 위챗·알리페이식 슈퍼 앱은 막대한 네트워크 효과정부의 정책 지원이 전제되었다. 미국·유럽 규제 환경에서 동일한 스케일 업이 가능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와 같이 시장의 불확실성이 크지만, 주가 하락을 ‘장기적 매수 기회’로 보는 관점도 적지 않다. 구독형 서비스와 인프라 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 잡는다면, 변동성이 낮은 구간에서도 실적을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용어 설명
Everything Exchange: 거래 기능뿐 아니라 결제, 금융, 온체인 서비스 전반을 통합한 종합 플랫폼을 지칭하는 신조어다.
거래량(Trading Volume): 일정 기간 동안 해당 거래소에서 매매된 자산의 총액을 의미하며, 대부분 거래소의 1차적 수익원인 수수료 산정 기준이 된다.
슈퍼 앱(Super App): 여러 개별 앱 기능을 하나의 앱에 통합해 올인원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모바일 플랫폼.

결론적으로, 코인베이스가 실적 부진을 겪고 있음에도 ‘거래소 이상의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은 매출 변동성 완화이용자 생태계 확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로 해석된다. 향후 이 전략이 얼마나 실질적 수익 다변화로 이어질지는, 규제 환경·기술 혁신·시장 참여자 심리라는 세 변수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