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미국 델라웨어 주에서 텍사스 주로 법인 등록지를 옮기는 재법인화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수요일 제출한 규제 공시에서 이 같은 방침을 공개하며, 텍사스가 혁신 기업을 유치하는 새로운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2025년 11월 12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텍사스는 우호적인 사업 환경, 상대적으로 친화적인 세제, 완화된 규제 요건, 그리고 전문화된 비즈니스 법원 설치를 겨냥한 신규 입법 등을 통해 미국 기업들의 새로운 선택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같은 환경 변화는 코인베이스의 재법인화 결정을 뒷받침했다.
로이터는 텍사스가 최근 들어 코퍼릿 아메리카(Corporate America)의 ‘새로운 총아’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 정부 차원의 법·제도 정비와 규제 명확성 제공이 결합되면서, 기업들이 기존의 관할을 떠나 텍사스로 법적 거점(법인 소재지)을 이전하는 흐름이 관측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전문화된 상사·기업법원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한 입법은 분쟁 해결의 예측 가능성과 속도를 중시하는 대기업에 중요한 고려 요소로 꼽힌다.
‘덱싯(Dexit)’으로도 불리는 이 같은 움직임은 작년부터 기업가치 10억 달러(유니콘)를 넘는 여러 기업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 일부는 수십 년간 기업법의 중심지로 평가받아온 델라웨어를 떠나 새로운 법적 거점을 모색하고 있다. 여기서 덱싯은 Delaware(델라웨어)와 Exit(이탈)을 결합한 신조어로, 델라웨어 관할에서 벗어나는 기업 이동 현상을 가리킨다.
고평가·고성장 기업의 이전 사례도 이어졌다. 테슬라는 지난해 본사를 텍사스로 이전하는 고위험·고가시성의 결정을 내린 바 있으며, Trump Media & Technology(‘트루스 소셜’의 모회사)는 올해 4월 기반을 플로리다로 옮겼다. 이러한 이전은 세제·규제·사법 환경의 상대적 매력과 예측 가능성을 둘러싼 기업의 전략적 선택과 맞닿아 있다.
로이터와 LSEG자료에 따르면, 코인베이스의 시가총액은 약 $820억으로 평가되며, 이번 이전을 단행하는 기업들 가운데서도 가장 규모가 큰 축에 속한다. 회사가 델라웨어를 떠나 텍사스로 재법인화하면, 미국 상장사 중에서도 암호화폐 부문을 대표하는 대형사가 텍사스 법인 생태계에 합류하게 된다.
코인베이스의 최고법무책임자(CLO)인 폴 그리월(Paul Grewal)은 수요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글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수십 년 동안 델라웨어는 예측 가능한 법원 판단, 이사회 판단 존중, 신속한 분쟁 해결로 명성이 높았다.”
그러나 그는 델라웨어 법원이 최근 지배주주(controller)가 얽힌 다양한 상황에 법원의 가장 엄격한 심사 기준을 확장 적용하면서, 주주 소송 리스크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 흐름은 기업의 의사결정에 대한 사후적 법적 불확실성을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와 맞닿아 있다.
이러한 일련의 판단은 지난해의 이른바 ‘메가 판결’로 절정에 달했다. 해당 판결은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에서의 560억 달러 규모 보상 패키지를 취소했다. 판결 직후 머스크는 X(구 트위터)에 다음과 같이 썼다.
“델라웨어에 회사를 설립하지 말라(Never incorporate your company in the state of Delaware).”
그리월 CLO는 또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이 지경까지 온 것이 안타깝지만, 델라웨어는 우리에게 선택지를 거의 남겨두지 않았다(It’s a shame that it has come to this, but Delaware has left us with little choice).”
텍사스는 암호화폐·블록체인 기업 유치를 위해 규제 명확성과 낮은 운영 비용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최근 입법은 텍사스를 블록체인 개발의 성장 허브로 포지셔닝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으며, 다른 관할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상대적 매력을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로이터는 코인베이스가 미국에서 상장된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라고 전했다. 이는 암호화폐 산업 내에서 공시 투명성과 규제 준수를 강조해온 코인베이스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용어 해설: ‘재법인화’와 ‘법인 등록지’
재법인화(reincorporation)란 회사가 법적 설립 주(州)를 변경하는 절차를 뜻한다. 이는 물리적 본사 이전과 동일하지 않을 수 있으며, 법원이 속한 사법 관할, 회사법 체계, 주주소송 규칙 등 법·제도적 프레임을 변경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예컨대 델라웨어는 오랜 기간 전문화된 기업법원과 축적된 판례로 명성을 쌓아왔으며, 텍사스는 최근 전문화된 비즈니스 법원 설립을 겨냥한 입법을 추진하며 기업 친화적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용어 해설: ‘컨트롤러(controller)’와 엄격 심사
기사에서 언급된 컨트롤러는 통상적으로 지배주주 또는 사실상의 지배력을 행사하는 주체를 가리킨다. 델라웨어 법원이 이들과 연관된 다양한 상황에 가장 엄격한 심사 기준을 확대 적용하면, 이사회 결정의 사후적 법적 검증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 이는 주주 소송의 빈도·강도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기업들은 법적 예측 가능성을 중시하는 관할을 모색하게 된다.
맥락과 시사점
이번 코인베이스의 텍사스 재법인화는 암호화폐 산업이 규제의 명확성과 비용 효율성을 핵심 축으로 운영 전략을 재정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텍사스는 운영 비용 절감과 사법 시스템의 전문화를 앞세워 블록체인·핀테크 기업에 제도적 ‘안식처’ 역할을 노리는 반면, 델라웨어는 엄격 심사 확장과 대형 판결로 인해 법적 불확실성과 소송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커졌다는 인식을 일부 기업들 사이에서 낳고 있다. 그 결과, ‘덱싯’으로 상징되는 법인 등록지 다변화 흐름이 가시화되고 있다.
다만, 로이터 보도는 코인베이스의 재법인화 일정이나 주주 승인·절차 요건 등 구체적 디테일은 제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해관계자들은 규제 공시의 추가 업데이트와 각 주(州) 규제기관의 후속 절차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현재 기사에서 확인되는 핵심은, 코인베이스가 델라웨어를 떠나 텍사스로 재법인화하기로 결정했다는 점과, 그 배경에 규제 명확성·사업환경의 상대적 매력이 자리한다는 사실이다.
핵심 인용
폴 그리월(CLO): “수십 년 동안 델라웨어는 예측 가능한 법원 판단, 이사회 판단 존중, 신속한 분쟁 해결로 명성이 높았다… (하지만) 델라웨어는 우리에게 선택지를 거의 남겨두지 않았다.”
일론 머스크: “델라웨어에 회사를 설립하지 말라.”
이상과 같이, 본 건은 코인베이스가 미국 상장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로서 법적 관할 이전을 통해 규제·사법 환경의 예측 가능성과 비용 구조를 재정비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로이터는 텍사스가 이 같은 요구에 부합하는 친기업적 프레임을 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