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코스타 그룹(CoStar Group Inc.)이 질로우 그룹(Zillow Group Inc.)을 상대로 거액의 저작권 침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코스타는 질로우가 무단으로 46,979장의 부동산 사진을 게시했다며, 징벌적 손해배상(punitive damages)까지 포함해 10억 달러(약 1조3,600억 원) 이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25년 7월 30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고소장은 맨해튼 연방법원(Southern District of New York)에 No. 25-06248로 접수됐다. 코스타 본사는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질로우 본사는 워싱턴주 시애틀에 각각 위치한다.
코스타는 소장에서 “질로우가 사진에 찍힌 워터마크를 포함한 채로 이미지를 플랫폼에 노출해 렌털(listings) 광고 사업을 확장했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질로우가 사진을 이용해 공실이 아닌 주택 소유주나 임대 관리인에게 해당 매물을 ‘등록(Claim)’하라
는 메시지를 보내고, 그 대가로 광고 패키지와 부가 서비스를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소송 핵심 쟁점
① 저작권 침해 규모 – 코스타가 파악한 무단 게시 사진 수가 46,979장에 달한다는 점.
② 손해배상 범위 – 법정손해배상(Statutory)과 함께 징벌적 손해배상을 모두 청구, 최대 10억 달러 이상 가능성이 제기된다.
③ 시장 영향 – 미국 내 부동산 데이터·광고 시장에서 질로우와 코스타 간 경쟁 구도가 심화될 전망이다.
코스타는 Apartments.com·LoopNet.com 등 부동산 플랫폼도 운영한다. 반면 질로우는 미국 최대 온라인 부동산 포털로,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2억 명 안팎으로 추정된다업계 추정치.
코스타는 질로우가 사진을 리얼터닷컴(Realtor.com)·레드핀(Redfin) 등 경쟁 포털에 ‘신디케이션(syndication) 계약’ 형태로 재유통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무단 서브라이선스 행위는 코스타의 정책을 정면으로 위배한다는 게 원고 측 주장이다.
질로우 측은 “현재 고소장을 검토 중”이라며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Realtor.com과 Redfin 역시 논평을 거절했다.
과거 판례
코스타는 2019년에 부동산 데이터 업체 엑셀리전트(Xceligent) 파산 법인에 대한 소송에서 5억 달러의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당시 침해된 사진 수는 38,489장이었다. 이번 건은 침해 물량이 더 많아 배상액이 이보다 클 가능성이 있다.
추가 분쟁 현황
올해 6월, 미국 최대 주택 중개사 컴패스(Compass Inc.)도 질로우를 상대로 “사적 매물(Private Listing) 독점 시도”라며 연방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질로우는 컴패스의 주장을 근거 없는 주장
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코스타의 소송까지 더해지면서, 질로우는 2025년 들어 두 건의 대형 소송에 직면했다. 월가에서는 법률 리스크 확대가 향후 주가 변동성을 키울 변수로 지목된다.
용어 해설
징벌적 손해배상(Punitive Damages)은 단순 보상 차원을 넘어, 피고의 고의·중과실을 제재해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금액이다. 미국 법원은 고의성, 피해 규모 등을 고려해 천문학적 액수를 산정할 수 있다.
신디케이션(Syndication)은 원본 콘텐츠를 여러 매체에 동시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언론·부동산 업계에서 자주 쓰이며, 저작권 계약 조건에 따라 제3자 배포 여부가 결정된다.
시장·업계 영향 분석
전문가들은 이번 소송이 온라인 부동산 광고 시장의 경쟁 판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코스타가 사진 라이선스 정책을 강화하면, 부동산 중개사·임대관리업체의 마케팅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콘텐츠 관리·저작권 준수 체계 강화 필요성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또한 투자자 관점에서는 질로우·코스타·레드핀·뉴스코프(리얼터닷컴 모회사) 등 관련 종목들의 법률 리스크 프리미엄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빅테크와 달리, 부동산 데이터 플랫폼의 수익 모델은 광고·구독에 집중돼 있어, 대규모 배상 판결 시 현금흐름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앞으로의 절차
재판부는 우선 사전 절차(Pre-Trial) 단계에서 양측 증거 목록과 쟁점을 정리하게 된다. 주요 쟁점은 ① 사진 사용 허가 범위, ② 고의성 여부, ③ 피해액 산정 방식 등으로 예상된다.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배심원 재판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코스타는 이미 Realtor.com 및 Redfin 측에도 저작권 위반 사진 삭제를 요구하며 미조치 시 법적 조처
를 경고한 상태다. 이에 따라 미국 온라인 부동산 업계 전반이 저작권 정책 숙지 및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강화에 나설지 주목된다.
결론 및 전망
이번 소송은 콘텐츠 소유권과 플랫폼 경쟁이 충돌하는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코스타가 과거 사례에서 압도적 승소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반대로 질로우는 사용자 경험을 위해 방대한 데이터와 이미지를 확보해야 하는 플랫폼 특성상, 콘텐츠 취득·관리 체계를 전면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법조계와 자본시장은 소송 진행 경과에 주목하고 있으며, 결과에 따라 미국 부동산 관련 빅데이터·광고 산업의 수익 구조와 규제 환경이 재편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