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 총리 쿠르티, 선거 승리 후 신속한 새 정부 구성 약속

코소보 총리 알빈 쿠르티가 일요일 치러진 총선에서 자당이 과반에 가까운 득표를 얻자 신속히 새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2025년 12월 29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쿠르티 총리는 그의 정당인 베테벤도스예(Vetevendosje)가 이번 선거에서 득표의 절반가량을 차지한 결과를 바탕으로 가능한 한 빨리 새 내각을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투표 결과는 의회를 마비시켜 주요 국제 자금 집행을 지연시킨 1년여의 정치적 교착 상태에 종지부를 찍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쿠르티 총리의 발언은 당사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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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가 확정되는 대로 우리는 신속히 의회를 구성하고 즉시 새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우리는 잃을 시간이 없다. 가능한 한 빠르게 나아가야 한다.”

고 밝혔다. 또한 그는 국제 차관 협정의 통과를 위해 야당의 지지를 요청하며 이들 협정은 가결을 위해 의결정족수 3분의 2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는 올해 들어 코소보에서 두 번째로 치러진 총선이다. 쿠르티의 베테벤도스예는 2월 선거에서 과반에 못 미치자 연립 구성에 실패했고, 수개월 간의 연정 협상이 결렬되자 대통령 비오사 오스마니가 11월에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선거를 선언했다. 이번 선거에서 쿠르티의 정당은 개표율 99% 기준으로 49.3%의 득표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현지시각 오후 7시 마감, 1800 GMT).

선거 직후 쿠르티의 지지자들은 프리슈티나 거리로 나와 그를 환호했고, 지지자들은 당기와 함께 불꽃놀이를 터뜨리며 영하 3도(섭씨)라는 기온에서도 축하를 이어갔다. 다만, 전문가들과 정치분석가들은 쿠르티가 단독으로 120석의 의회에서 61석을 확보해 정부를 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조건부 표(condicional votes)와 서유럽 국가에 거주하는 코소보 디아스포라(해외 거주 유권자)의 표는 아직 모두 집계되지 않았다.

코소보 민주연구소(Kosovo Democratic Institute)의 이스메트 크리에지우(Ismet Kryeziu)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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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최종이 아니다. 쿠르티가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있을지 잘 보이지 않지만, 소규모 연 coalition으로 통치하는 것은 매우 쉬울 것이다.”

고 말했다. 그는 쿠르티가 새 내각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알바니아계 정당이나 소수민족 정당으로부터 몇 표만 확보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주요 야당인 민주당(Democratic Party)과 민주연맹(Democratic League)은 각각 21%13.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투표율은 발표상 45%였다.


정치적 위기와 시급한 의제

의회 구성 실패로 의회를 다시 열지 못하면 이번 위기는 더 장기화된다. 의원들은 4월에 새 대통령을 선출해야 하고, 유럽연합(EU) 및 세계은행(World Bank)의 대출 협정으로 예정된 10억 유로(약 12억 달러) 규모의 자금 승인 절차를 비준해야 한다. 이들 협정은 향후 몇 달 내에 만료될 예정이어서 시한을 맞추지 못하면 대규모 재정 공백과 사업 지연을 초래할 수 있다.

코소보의 야당들은 서방 동맹과의 관계 처리 방식과, 세르비아계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북부 지역에 대한 쿠르티의 접근 방식을 비판하며 쿠르티와의 연정 참여를 거부해 왔다. 쿠르티는 교착 상태의 원인을 야당 탓으로 돌리고 있다.

선거에서 쿠르티는 공공부문 근로자에게 연간 한 달분의 추가 급여를 지급하고, 연간 10억 유로 규모의 자본투자를 약속했으며 조직범죄와의 전쟁을 위한 새로운 검찰 전담부서를 신설하겠다고 공약했다. 야당들도 생활 수준 개선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는 유권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사안 가운데 하나였다.


역사적 맥락과 국제적 영향

코소보는 2008년 미국의 지원을 받아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 1999년에는 세르비아군의 반란 진압 시도로부터 90%가량을 차지하는 알바니아계 다수민족을 보호하기 위한 나토(NATO)의 공습이 있었다. 국제사회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인구 약 160만의 이 발칸 국가는 빈곤, 불안정, 조직범죄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쿠르티의 집권은 2021년에 시작됐으며, 당시 프리슈티나 정부가 임기를 완주한 것은 처음이었다.

2023년에는 세르비아와의 긴장이 고조되었고, 유럽연합은 코소보에 제재를 가한 바 있다. EU는 이번 달 북부 지방에서 세르비아계 시장(시장들)이 당선된 뒤 제재를 해제하겠다고 밝혔으나, 제재로 인한 손실이 수억 유로에 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환율 표기는 ($1 = 0.8495 유로)로 공지되었다.


용어 설명

조건부 표(Conditional votes)는 특정 조건을 충족해야 집계되는 투표를 의미하며, 코소보 선거에서는 일부 군인·공무원·해외 거주자 표 등 특정 요건에 따라 집계 시점이나 집계 방식이 달라지는 표를 지칭한다. 디아스포라 표는 코소보 밖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행사한 투표로, 서유럽 등 교민 사회의 표심이 개표 후반부에 반영될 수 있다.

의회 비준이 필요한 국제 차관은 통상적으로 의회에서 비준을 받아야 법적 효력을 갖는 대외 차관을 의미한다. 코소보의 경우 EU·세계은행 등의 대출은 의회 비준이 필요하며, 비준이 지연될 경우 예산 집행과 사회 간접자본 사업, 공무원 임금 지급 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정세가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영향

정치적 불확실성은 단기적으로 다음과 같은 경제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첫째, 유럽연합과 세계은행의 10억 유로 규모 대출 비준이 지연될 경우 정부의 자본사업과 인프라 투자 집행이 늦어지고, 이는 건설·공공서비스 부문의 단기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국제 금융기관의 대출 승인 지연은 투자자 신뢰 저하로 연결되어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입을 둔화시킬 수 있다. 셋째, 정치 불안이 장기화되면 코소보의 신용 리스크가 재평가될 수 있으며, 이는 향후 차입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반대로 신속한 정부 구성과 의회 비준이 이뤄질 경우, 즉시 대출 집행이 재개되어 공공 투자와 임금지급이 안정화되고 투자자 신뢰도 회복될 수 있다. 특히 EU와의 관계 정상화 및 제재 해제는 무역 및 재정지원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러한 경제적 영향의 강도와 시점은 정부 구성의 속도, 연정의 안정성, 그리고 국제사회(특히 EU·세계은행)의 후속 대응에 크게 좌우된다.


전망

현재로서는 결과가 완전히 확정되지 않았고, 의석 수 확보와 대외 자금 비준이라는 두 가지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정치분석가들은 쿠르티가 소규모 연 coalition을 통해 통치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지만, 주요 야당의 협력 없이는 중요한 국제 합의의 비준이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향후 몇 주 내에 의회 구성 및 대출 비준 상황이 투자자와 국제사회의 신뢰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로이터의 기자 파토스 비티치(Fatos Bytyci)의 보도를 바탕으로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