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본사를 둔 코메르츠방크(Commerzbank AG)가 2025 회계연도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은행은 2분기 순이익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개선돼 ‘질적 성장’ 기조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2025년 8월 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코메르츠방크의 2분기 연결 순이익은 전년 동기 5억3,800만 유로 대비 14.1% 줄어든 4억6,200만 유로를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34% 급증해 11억7,000만 유로로 집계됐다. 이는 대출·예금 포트폴리오 재편과 수수료 기반 비즈니스 확대 전략이 동시에 효과를 거둔 결과라는 평가다.
총매출은 13.2% 증가해 30억2,000만 유로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핵심 드라이브 역할을 한 것은 순수수료수익(net commission income)이다. 해당 수익 항목은 자산관리, 무역금융, 기업 서비스 수수료 등이 포함되며, 은행은 “디지털·비대면 자산관리 채널을 강화한 전략이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다만 순이자수익(net interest income)은 0.8% 감소해 20억6,000만 유로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 1년간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기조가 다소 완화된 데다 일부 대출 포트폴리오 구조조정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한 재무 애널리스트는 “순이자 마진이 압박을 받는 와중에도 수수료 기반 매출을 늘린 점은 코메르츠방크가 금리 변동성을 견디는 체력을 갖췄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2025 회계연도 가이던스 상향
코메르츠방크는 2025년 연간 순이익 전망치를 종전 ‘약 24억 유로’에서 ‘약 25억 유로’로 올렸다. 재구조화 비용을 제외한 조정 순이익(adjusted net result) 역시 기존 28억 유로에서 29억 유로로 상향했다. 은행 측은 “순이자수익과 공정가치평가이익이 예상을 웃돌 것”이라고 설명했다.
순이자수익 전망은 ‘약 78억 유로+공정가치평가이익(fair value adjustment) 3억 유로’에서 ‘약 80억 유로+3억 유로’로 조정됐다. 합산하면 올해 총 매출에 83억 유로를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가치평가이익이란 시장금리 변화로 인해 파생상품·채권 등 금융자산의 장부가치가 조정되며 발생하는 평가익을 뜻한다.
순수수료수익은 연간 ‘약 7% 성장’이라는 기존 목표를 그대로 유지했다. 은행 관계자는 “기업·기관투자자 대상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컨설팅 수수료와 글로벌 무역금융 수수료가 핵심 성장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어 해설
순이자수익은 예대마진(대출이자에서 예금이자를 뺀 값)에 해당하며, 은행 수익 구조의 전통적 축이다. 순수수료수익은 펀드 판매·자산관리·카드 결제 수수료 등 비이자부문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지칭한다. 공정가치평가이익은 금리·환율 변동에 따라 보유 금융상품의 평가가격을 시가로 재조정하며 발생하는 손익이다.
아울러, 코메르츠방크가 강조한 ‘재구조화 비용(restructuring expenses)’은 지점 통폐합·인력 조정·IT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에 투입되는 일회성 비용이다. 은행이 이를 제외한 ‘조정 순이익’을 별도로 제시한 배경은 경상영업 활동의 실질 수익력을 명확히 보여주기 위함이다.
전문가 시각 및 시장 영향
시장 전문가들은 코메르츠방크의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에 주목한다. 최근 독일 경제가 경기 둔화 압력을 받는 상황에서, 순수수료수익 확대는 금리 변동 리스크를 완충해 줄 수 있는 장치로 평가된다. 또한 2025년 이후 ECB 기준금리 경로가 불확실한 만큼 비이자부문 성장은 주가 밸류에이션 안정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IT 투자 확대와 ESG 규제 준수에 따른 비용 부담은 향후 영업이익률에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은행 측에서도 “중장기적으로 디지털 인프라 고도화를 위한 추가 자본 지출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유로존 경제 전망, 글로벌 무역 긴장, 지정학적 리스크 등 외생 변수도 실적 변동성 요인으로 지목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코메르츠방크의 자본적정성(CET1 비율),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 비용 대비 수익률(Cost-Income Ratio) 추이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결론
코메르츠방크는 2분기 순이익 감소라는 단기적 역풍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과 매출 성장, 그리고 2025년 실적 전망 상향으로 금융시장에 긍정적 시그널을 보냈다. 특히 수수료 기반 수익 강화와 공정가치평가이익 개선이 향후 실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디지털 전환 비용과 거시경제 불확실성은 여전히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중장기 전략 실행 속도와 비용 관리 능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