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가 2025년 2분기 시장 전망을 웃도는 순이익을 발표했다. 글로벌 유가 약세가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생산 확대가 수익성 방어에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2025년 8월 7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분기 브렌트유(Brent crude) 평균가는 전년 대비 약 20%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회사의 총 일일 생산량은 239만 배럴(boe)로 전년 동기보다 44만 6,000배럴 늘어났다. 이는 생산량 기준으로 23% 이상 확대한 수치다.
브렌트유는 북해에서 생산되는 대표 원유로, 국제 원유 가격의 벤치마크 역할을 한다. 보통 국내외 언론에서 ‘국제유가’라 부를 때 브렌트유 선물가격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boe(barrel of oil equivalent)는 석유·가스 등 다양한 에너지원을 ‘원유 배럴’ 기준으로 환산한 단위로, 에너지 업계에서 생산량을 통합 비교할 때 사용된다.
로이터가 집계한 LSEG(구 리피니티브) 컨센서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주당순이익(EPS) 1.38달러를 예상했다. 그러나 회사는 조정 기준 EPS 1.42달러를 기록하며 기대치를 넘어섰다. 이는 예상치를 약 2.9% 상회한 결과다.
동기간 평균 실현가격은 배럴당 45.77달러로, 전년 동기의 56.50달러 대비 19% 하락했다. 실현가격은 기업이 실제로 판매한 가격을 의미하는데, 시장 유가와 달리 운송·품질·계약 조건 등이 반영된 값이다.
“유가는 약세였지만, 대규모 생산 확대와 비용 효율화 노력이 마진을 지켜냈다”는 것이 로이터가 인용한 업계 애널리스트들의 종합 평가다.
특히 OPEC+ 증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그리고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수요 위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유가를 끌어내린 가운데, 코노코필립스의 선제적 자본투자 확대가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6월 중순,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공습하자 유가는 한때 배럴당 80달러를 상회했지만,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빠르게 해소되면서 분기 말에는 67달러 안팎으로 밀렸다. 이러한 급등락 속에서도 코노코필립스는 헤지 전략과 유연한 판매 계약 구조로 실적 변동성을 최소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 해설]
국제회계기준(IFRS)상 ‘조정 이익’은 일회성 요인을 제거해 기업의 실질 영업 성과를 보여준다. 이번 EPS 1.42달러는 자산손상, 환차손·차익 등을 제외한 값이므로 경상적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보어풀(boepd) 증가는 대형 석유·가스 회사 간 경쟁에서 중요한 척도다. 공급이 느는 가운데 수요가 둔화되면 유가가 하방 압력을 받지만, 규모의 경제를 갖춘 메이저 기업은 단가 절감으로 이익률을 방어할 수 있다. 코노코필립스가 이번 분기 실적을 통해 이러한 ‘볼륨 전략’의 유효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향후 과제와 전망
회사는 구체적인 3분기 가이던스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지속적인 포트폴리오 최적화와 주주환원“을 강조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단기적으로 유가 변동성, 중동·러시아발 지정학 리스크, 그리고 미 연준의 금리 정책이 실적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본다.
결론적으로 이번 실적은 유가 하락 국면에도 실적 방어가 가능하다는 사례를 제시했다. 장기적으론 각국의 에너지 전환 정책과 탄소 규제 강화가 변수이지만, 단기 내에는 생산 확대와 효율성 개선이 기업가치 유지·상승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