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플러 슈브뢰(Kepler Cheuvreux)가 독일 전력·유틸리티 기업 RWE의 투자의견을 ‘Reduce’(비중 축소)로 하향했다. 최근 주가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기대를 축으로 급등하면서 합리적 밸류에이션 범위를 넘어섰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RWE 주가는 목요일 장중 2% 하락했다.
2025년 11월 1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케플러 슈브뢰의 애널리스트 잉고 베커(Ingo Becker)는 RWE가 올해 들어 “내재된 리스크 디스카운트가 전부 사라졌을 뿐 아니라, 이제는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으로 전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프리미엄을 펀더멘털로 충족시키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유틸리티 섹터에서의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은 거의 틀림없는 버블의 신호, 즉 지속 불가능한 밸류에이션 수준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현재 RWE의 주가는 그런 수준에 위험할 정도로 근접해 있다.”
RWE 주가는 올해 초 회사가 설비투자(Capex) 계획을 축소한 이후 강세를 보였다. 이 조정으로 오랜 기간 적용돼 온 확장 리스크 디스카운트가 좁혀졌기 때문이다. 케플러는 지난여름 말 RWE 투자의견을 ‘Hold’로 낮추며 디스카운트가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주가가 추가로 상승해 디스카운트가 완전히 소멸했고, 나아가 프리미엄으로 전환됐다.
“결과적으로, 당시 우리의 판단은 너무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RES 동종업계와는 다소 상반되게, 이 종목은 지난 몇 달 사이 내재된 리스크 버퍼를 전부 제거했고, 이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며 결국 프리미엄으로까지 뒤집혔다.”
베커는 투자자들이 최근 “데이터센터 열풍(data centre excitement)”을 주가에 선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이 논리가 “많은 기대와 모호한 논리”에 기반할 뿐, 2025–2027년 기간의 가시적 실적으로 뒷받침되고 있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해당 섹터는 완전 자유화(fully deregulated)되어 있어 밸류에이션 분포가 넓게 나타나기 쉽지만, 현재 주가에 내재된 낙관적 전망은 아직 회사 가이던스나 프로젝션에서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목표주가 상향에도 ‘비중 축소’ 유지
이번 의견 하향과 동시에 베커는 RWE의 목표주가를 37유로에서 43.50유로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모델을 전면 재보정하는 과정에서 암프리온(Amprion) 거래로 인한 순현재가치(NPV) 6억 유로의 기대 효과를 반영한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주가가 이 목표 수준을 상회하고 있어, 베커는 “합리적인 펀더멘털 지지 범위 내에서 Hold 의견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주가가 목표가를 웃도는 현 시점에서는, Hold를 정당화할 만한 기초체력(펀더멘털) 기반의 합리적 근거가 충분치 않다.”
핵심 개념 해설: 왜 ‘프리미엄’이 문제인가
Reduce는 일반적으로 ‘보유 비중을 줄이라’는 의미다. 기관별 등급 체계는 차이가 있지만, Buy–Hold–Sell의 축에서 보면 중립 이하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은 동종업계 평균 대비 높은 멀티플(예: PER, EV/EBITDA 등)을 의미하며, 보통은 성장성·안정성·현금흐름이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 베커가 지적하듯, 유틸리티와 같이 규제·자본집약 특성이 강한 산업에서 지나친 프리미엄은 버블 신호로 해석되기 쉽다.
리스크 디스카운트는 기업의 불확실성(정책, 시장, 프로젝트 집행, 레버리지 등)을 이유로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할인을 말한다. RWE는 Capex 축소로 확장 관련 리스크를 완화하며 이 디스카운트가 좁혀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디스카운트 소멸을 넘어 프리미엄으로 전환했을 경우, 그 수준을 실적과 현금흐름으로 정당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케플러의 시각이다.
완전 자유화(fully deregulated)된 섹터에서는 가격 책정·수익 구조가 규제에 덜 묶이는 만큼, 시장의 기대와 스토리가 밸류에이션 변동을 크게 키우는 경향이 있다. 베커는 바로 이 점을 들어 “현재 주가에 내재된 장밋빛 전망이 회사의 공식 전망치에서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기대와 현실 사이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유틸리티·발전·신재생 기업들의 주가 재평가(리레이팅)를 이끄는 핵심 테마로 떠올랐다. 특히 AI 학습·추론을 위한 고밀도 전력과 냉각 인프라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련 전력 공급자들이 장기 수요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베커는 그러나 이번 보고서에서 RWE의 경우 이 기대가 구체적 실적 추정으로 충분히 전개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2025–2027년 사이의 유의미한 이익 기여”가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는 투자자 관점에서 두 가지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스토리의 강도(테마)와 수치화된 가이던스(펀더멘털)가 동시에 전개되어야 프리미엄 유지가 가능하다는 점. 둘째, Capex 축소로 디스카운트 해소에 성공했더라도, 그 다음 단계에서 프리미엄 정당화가 뒤따르지 않으면 밸류에이션 조정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투자자 체크포인트
1) 투자의견: 케플러 슈브뢰는 RWE를 Reduce로 하향.
2) 주가 반응: 목요일 주가 2% 하락.
3) 핵심 논리: 리스크 디스카운트 소멸 및 프리미엄 전환 → 지속 가능성에 의문.
4) 테마 요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기대 반영이나, 2025–2027년 실적 가시성은 부족.
5) 목표주가: 43.50유로(종전 37유로), 암프리온 거래 NPV 6억 유로 반영. 다만 현 주가는 목표가 상회.
편집자 주: 용어 간단 정리
• Reduce: 보유 비중을 줄이라는 권고. 매도의 의미와 유사하지만 하우스마다 표현이 다를 수 있다.
• 프리미엄 밸류에이션: 동종 업계 평균 대비 높은 멀티플이 부여된 상태.
• 리스크 디스카운트: 불확실성을 반영해 적용되는 가치 할인.
• NPV(순현재가치):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값.
• RES 동종업계: 문맥상 재생에너지 관련 동종 기업군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