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표 항공우주·방산 기업인 다쏘 항공(Dassault Aviation)※이 2025년 상반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증권가로부터 긍정적인 재평가를 받고 있다. 유럽계 증권사 케플러슈브뢰(Kepler Cheuvreux)는 기존 ‘보유(hold)’ 의견을 철회하고 ‘매수(buy)’로 한 단계 상향하면서 목표주가를 327유로로 유지했다. 이는 7월 25일 종가 265.20유로 대비 약 23.3%의 추가 상승 여력을 시사한다.
2025년 7월 28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레이팅 상향의 직접적인 배경은 “상반기 실적 쇼크”에 따른 주가 급락이 과도하다는 판단이다. 다쏘 항공 주가는 영업이익(Earnings Before Interest and Taxes·EBIT)과 매출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자 단기간에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다. 그러나 케플러슈브뢰 애널리스트들은 회사가 2025년 연간 가이던스(매출 65억 유로, 인도 일정 유지)를 “변함없이” 재확인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보고서는 “핵심 항공 사업부와 라팔(Rafale) 전투기 판매 전망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라팔 수출 계약은 국내외 수요가 겹치며 백로그(backlog·수주잔고)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케플러슈브뢰는 최대 3개 신규 시장에서 추가 수주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을 ‘옵셔널리티(optionalities)’로 표현하며 방산 부문의 장기 성장성을 강조했다.
플랫폼별 리스크 요인도 재점검했다. 최근 일부 투자자들이 우려해 온 팔콘(Falcon) 비즈니스 제트에 대한 추가 관세는 “새로운 뉴스가 아니고, 상당 부분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관세 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연구·개발(R&D) 예산을 선제적으로 축소하는 등 비용 효율화를 단행하고 있다.
■ ‘합산가치법’(Sum-of-the-Parts)으로 산출한 저평가 구간
케플러슈브뢰는 이번 목표주가 327유로를 산출하면서 합산가치법(SOTP)을 적용했다. SOTP는 기업이 보유한 각 자산·사업부 가치를 개별적으로 평가한 뒤 더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 다쏘 항공이 지분 26.7%를 보유한 탈레스(Thales)의 시가총액(약 130억 유로)을 포함했고, 상반기 기준 29억~30억 유로에 달하는 순현금도 감안했다. 핵심 항공 사업부 가치는 향후 12개월 예상 EBIT의 10배 배수로 계산했다.
“주가가 최근 급락했지만, 방산·항공 이중 포트폴리오가 여전히 건재하다. 라팔 수출 성과와 탈레스 지분 가치를 감안하면 현 주가는 매력적인 진입 구간” – 케플러슈브뢰 리서치 노트 중
재무적 측면에서는 2025~2027년 EPS(주당순이익)가 17.40유로에서 19.75유로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EBIT 마진은 ‘안정적’으로 전망됐으며, 유통주식비율(Free Float)은 27.4%, 올해 들어 7월 25일까지 주가 누적 상승률은 34.95%로 집계됐다.
■ 동종업계 내 선호·비선호 종목 비교
케플러슈브뢰는 유럽 항공우주·방산 섹터에서 에어버스(Airbus), 인드라(Indra), 리지(Lisi), 라인메탈(Rheinmetall), 사프란(Safran)을 최선호 종목으로 꼽았다. 반면 콩스버그 그루펜(Kongsberg Gruppen)과 사브(Saab)는 상대적으로 비선호 종목으로 분류됐다. 이러한 비교 구도는 투자자들에게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을 제시한다.
■ 용어 해설 & 시장 맥락
EBIT은 기업의 핵심 영업 성과를 보여 주는 지표로, 이자비용과 법인세를 차감하기 전 이익을 뜻한다. Free Float은 유가증권 시장에 유통 가능한 주식 비율을 의미하며, 대주주·국가 보유분을 제외한 실제 거래 가능한 물량을 나타낸다. 합산가치법(SOTP)은 복합 사업 구조를 가진 기업 가치 산정에 자주 사용된다. 다쏘 항공처럼 항공·방산·지분 투자 등 다양한 자산을 동시에 보유한 기업에 적합한 평가 방식이다.
현재 글로벌 방산 업황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국방 예산 증액 기조로 호황 국면에 진입했다. 유럽 각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인도·태평양 지역 긴장 고조를 배경으로 방위산업 투자를 늘리고 있다. 라팔 전투기의 경우 미라지 2000의 후속 기체로, 프랑스 정부뿐 아니라 인도·카타르·이집트 등지에서 추가 도입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 전문가 시각
필자는 다쏘 항공의 투자 매력을 ① 방산·민항 이원화 포트폴리오, ② 견조한 현금흐름, ③ 탈레스 지분 가치라는 세 가지 축에서 평가한다. 특히 탈레스는 사이버보안·우주 사업에서 고성장 영역을 확보하고 있어, 다쏘 항공이 직접 수행하기 어려운 범위의 신사업 효과를 간접적으로 흡수한다. 앞으로도 유럽 국방 공동개발 프로젝트(FCAS·차세대 전투기)에서 다쏘 항공이 핵심 참여자로 자리매김할 경우, 중장기 PER(주가수익비율) 리레이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반면 단기적으로는 팔콘 비즈니스 제트 수요 정체, 엔진·부품 공급망 병목 현상, 달러·유로 환율 변동성이 실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케플러슈브뢰가 지적했듯, 시장은 이미 관련 리스크를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떨어질 때 담아야 할 종목”이라는 브로커리지 하우스의 메시지는 설득력을 가진다.
■ 결론
다쏘 항공은 단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핵심 사업의 성장 가시성과 방산 수주잔고 확대, 탈레스 지분 가치라는 견고한 ‘안전판’을 보유하고 있다. 케플러슈브뢰가 목표주가를 유지하며 투자의견을 상향한 것은, 시장이 상반기 실적 쇼크를 과도하게 해석해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유럽 방산 섹터 내 상대적 가치와 장기 성장 스토리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하방 리스크보다 상승 모멘텀에 주목할 시점이다.
※다쏘 항공(Dassault Aviation):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항공우주·방산 기업으로, 군용기(라팔·미라지), 비즈니스 제트(팔콘) 및 드론 등을 제조·수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