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케펠, M1 통신사업부 매각 전격 발표
싱가포르 복합기업 케펠 리미티드(Keppel Limited)가 자회사인 M1의 통신사업부를 현금 14억 3,000만 싱가포르달러(약 11억 달러)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2025년 8월 1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케펠은 심바 텔레콤(Simba Telecom)과 기업가치(S$1.43억 달러) 기준으로 매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거래 대금은 전액 현금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케펠은 이번 거래로 83.9% 지분에 대해 약 10억 싱가포르달러의 현금 유입을 확보하지만, 데이터센터·해저케이블 등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은 계속 보유한다. 이는 고부가가치 자산을 남겨두면서 통신 인프라 사업을 외부로 이전해 재무구조를 최적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s Technology) 부문은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서비스, 해저케이블 등 디지털 인프라를 포함한다. 통신서비스와 달리 높은 진입장벽과 장기적 성장성을 갖는 분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번 매각으로 케펠은 장부상 2억 2,200만 싱가포르달러 규모의 자산손실을 인식하게 된다. 회사 측은 이를 단기적인 회계 손실로 규정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자산 라이트(asset-light) 글로벌 자산운용·운영사’ 전환을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케펠은 1994년 M1 설립 초기부터 주요 주주로 참여했다. 당시 M1은 모바일 통신 시장을 주도하며 싱가포르 내 4대 통신사 중 하나로 성장했다. 이번 매각은 30여 년간 유지해 온 전통적인 통신사업에서 손을 떼고, 고부가가치 IT 인프라 중심으로 방향을 틀겠다는 선언적 의미를 지닌다.
케펠의 ‘자산 라이트’ 전략은 건설·조선·부동산·인프라 등을 모두 영위해온 복합구조를 단순화하고, 자산운용(AUM) 확대와 플랫폼 중심 수익원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케펠은 최근 몇 년간 해양플랜트, 조선 사업부를 분할·매각하며 재무구조를 개선해 왔다.
심바 텔레콤은 싱가포르 4대 통신사 중 하나로, 2020년 호주 TPG 텔레콤에서 분사된 뒤 2022년 ‘심바’로 재브랜딩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가입자 기반을 확대하고 5G·IoT(사물인터넷) 서비스 고도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Asset-Light’란? 자본집약적 자산을 최소화하고, 운용·플랫폼·서비스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경영 전략이다. 통신망·선박·공장처럼 막대한 설비투자가 필요한 사업을 제3자에게 이전함으로써, 높은 자본 회전율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케펠은 데이터센터·펀드 운용 등 지식집약적 부문을 남겨두고, 물리적 자산 의존도가 큰 영역을 과감히 손보는 중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케펠이 확보한 10억 싱가포르달러를 통해 신규 데이터센터 건립이나 글로벌 인프라 펀드 확대에 투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반면, 단기적 이익 감소와 통신 부문 매각으로 인한 매출 축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싱가포르 증권거래소(SGX) 공시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규제 승인 등 절차를 거쳐 2026년 상반기 내 완료될 전망이다. 완료 시점에 따라 케펠 재무제표 및 배당 정책에도 변동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