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재무부-연준 간 새로운 협정으로 대차대조표 축소 청사진 제시해야”

[HEADLINE]

워싱턴(로이터) –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후보로 자주 언급되는 케빈 워시 전(前) 연준 이사가 1951년 재무부-연준 협정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새로운 합의(New Accord)’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해당 합의가 미 연준 대차대조표(Balance Sheet)를 시장에 예측 가능하게 축소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년 7월 17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워시는 이날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재무부와 연준이 공동으로 목표와 일정을 명확히 전달할 경우, 시장은 향후 통화정책과 국채 발행 일정을 미리 파악해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우리가 새로운 합의를 마련한다면, 연준 의장과 재무장관이 시장에 나와 ‘이것이 대차대조표 목표 규모이며, 재무부의 발행 일정은 이렇고, 현 행정부 임기 말까지는 균형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분명하고 차분하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ACKGROUND]

1951년 재무부-연준 협정(Accord)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낮은 금리 유지 압박으로부터 연준을 해방시켜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확립한 사건으로 평가된다. 당시 협정 체결 후 연준은 정부 차입 비용이 아닌 물가 안정경제 성장을 주된 목표로 삼는 구조를 갖췄다.

워시는 “이번 제안은 1951년 이전처럼 행정부의 저금리 요구에 예속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재무부와 협력해 투명성을 높이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행정부와 공조(cooperation)가 아닌,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기관 간 조율(coordination)”이라고 선을 그었다.


[KEY QUOTES]

“If we have a new accord … by the end of, let’s say, this administration we’ll be at an equilibrium rate on the balance sheet, so that markets will know what is coming.” – Kevin Warsh, CNBC 인터뷰 중

“That would not be working in conjunction with the administration … it would be working with Treasury on goals that the Fed thinks are important.” – Kevin Warsh


[CURRENT POLITICAL CONTEXT]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신속한 금리인하(rate cut)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백악관은 연방정부 부채이자 비용(2024 회계연도 1조 달러 초과)을 낮추기 위해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의 금리 인하 기조에 동참하지 않는 인사는 차기 의장 후보에서 배제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연준은 2024년 12월 마지막으로 기준금리를 내린 이후 현재까지 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Quantitative Tightening)와 추가 금리 경로가 대선 국면 정치적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TECHNICAL EXPLAINER]

• 대차대조표(Fed Balance Sheet)란 연준이 보유한 국채·MBS(주택저당증권) 등 자산과 그에 상응하는 지급준비금·지폐 등 부채를 합산한 재무 상태표를 말한다. 팬데믹 이후 자산 매입(QE)으로 9조 달러까지 불어난 뒤, 2022년부터 서서히 축소 중이다.

• ‘합의(Accord)’는 독립기관(연준)과 행정부 부처(재무부) 간 정책 경계를 명확히 하는 문서 형태의 공식 협정을 의미한다. 1951년 합의는 세계 중앙은행 역사에서 독립성(independence) 개념을 굳힌 대표적 사례다.


[ANALYSIS & OUTLOOK]

전문가들은 워시의 제안이 ‘정책 투명성’을 강화해 채권 시장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실제 서면 합의에 이르려면 행정부-의회-연준 간 복잡한 이해관계 조정이 선행돼야 하며, 정치적 중립성 논란도 불가피하다.

연준 내부적으로는 ‘불필요한 정치 개입’ 우려가 상존한다. 그러나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2~3년 간 대차대조표 축소 규모와 속도가 미리 명시될 경우, 금리선물 시장의 프리미엄이 완화될 것이라는 점에 대체로 동의한다.

현재 연준이 보유한 국채 만기도래 속도, 재무부의 발행 캘린더, 의회 부채한도 문제 등이 얽혀 있어 기관 간 공동 가이드라인이 실제 정책 효율을 높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결론적으로, 워시의 ‘새로운 합의’ 구상은 통화정책 독립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시장 예측 가능성을 확대하려는 전략적 접근으로 해석된다. 1951년 협정이 연준 독립성을 제도화했다면, 2025년 버전 합의는 ‘소통의 제도화’를 지향한다는 점이 차별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