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BC 방송의 아침 프로그램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한 투자자이자 ‘샤크탱크(Shark Tank)’ 패널로 유명한 케빈 오리어리(Kevin O’Leary)가 401(k) 퇴직연금 계좌에 얼마를 적립해야 노후에 백만장자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2025년 9월 1일, 나스닥닷컴이 전한 이 인터뷰에서 오리어리는 뉴욕에 거주하는 시청자 ‘트와일라(Twyla)’가 제기한 질문—“생활비를 감안할 때 401(k)에 어느 정도 비율을 넣어야 할지 모르겠다”—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았다.
그는 “마법의 숫자는 15%”라며, “당신이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사지 않는 절제만 기른다면 누구든지 이 비율을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활 방식을 조정해 매년 연소득의 15%를 반드시 적립하라”고 재차 못 박았다.
401(k)란 무엇인가?
401(k)는 미국 근로자들이 세제 혜택을 받으면서 은퇴자금을 적립할 수 있도록 설계된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제도다. 우리나라의 퇴직연금(DC·IRP)과 유사하지만, 기업 매칭(matching) 제도가 더 활성화돼 있어 근로자가 납입한 금액에 회사가 일정 비율을 추가 불입해 주는 경우가 많다. 납입한 금액은 운용 수익에 대해 이연 과세가 적용되며, 인출 시점에 세금을 낸다.
“평균 연봉 6만 달러, 15%만 꾸준히 넣으면 150만 달러로 불어난다”
오리어리는 현재 미국의 평균 연봉 60,000달러를 가정할 때, “연소득 15%를 정기적으로 투자하면 연 6%~8%의 시장 수익률을 전제로 근로 기간이 끝날 무렵 약 150만 달러(약 20억 원)를 보유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그는 “이 목표는 핀테크 애플리케이션이나 로보어드바이저 등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한 투자 도구를 통해 실현 가능하다”며, “15%는 최소치”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꼭 필요하지 않은 지출을 줄이는 전략’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생활비 구조 조정을 통해 투자 우선순위를 재설정하라고 조언했다.
전문적 시각: 한국 투자자에게 주는 시사점
미국의 401(k) 제도는 우리나라 퇴직연금과 구조가 다르지만, 핵심 메시지는 ‘복리(compound) 효과 최대화’로 요약된다. 한국 투자자도 연봉의 일정 비율을 자동이체로 적립하고, 장기 운용에 적합한 인덱스 ETF에 분산 투자한다면 동일한 논리가 적용될 수 있다. 특히 퇴직연금 DC·IRP 세액공제를 적극 활용하면 세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다만 국내 은퇴설계 환경은 개인형 IRP·연금저축·퇴직연금 등이 병렬적으로 존재해 상품 구성과 세제 혜택이 복잡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한도 내 최대 불입 → 낮은 총보수(TER) 상품 선택 → 꾸준한 리밸런싱’이라는 3단계 전략을 강조한다.
기자 의견
케빈 오리어리의 ‘15% 법칙’은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국내직장인 역시 실질소득 대비 일정 비율을 선(先)저축·후(後)지출 방식으로 자동화한다면, 시장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 복리의 힘을 체험할 수 있다. 특히 매달 급여일에 맞춰 자동이체가 실행되는 구조를 만들면 ‘심리적 저항’도 대폭 줄어든다.
하지만 모든 가구가 15%를 즉시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① 고정비 절감(주거·통신·보험 재검토) ② 불필요한 소비 절제 ③ 추가 수입원 확보 등을 단계적으로 병행해 목표 비율을 확장하는 접근이 현실적이다. 무엇보다 투자 수단보다 중요한 것은 ‘저축률’이라는 원칙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