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미국 최대 케이블·미디어 기업 가운데 하나인 컴캐스트(Comcast Corp.)가 31일(현지시간) 개장 전 2025회계연도 3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브로드밴드 가입자 추이와 모바일·스트리밍 사업의 성장세, 그리고 잠재적 인수·합병(M&A) 전략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25년 10월 30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브로드밴드 부문의 신규 가입자 수를 가장 먼저 확인하려고 한다. 이는 컴캐스트 전체 수익 구조의 ‘핵심 축’으로, 최근 1년 동안 가파르게 정체된 영역이기 때문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이번 분기 주당순이익(EPS) 1.10달러, 매출 307억 달러를 컨센서스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한 수준으로, 시장의 기대치가 보수적으로 형성됐음을 방증한다.
컴캐스트 주가는 최근 12개월 동안 약 30% 하락했다. 회사 측이 브로드밴드 순감소를 공식화한 이후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특히 5세대 이동통신(5G) 기반의 고정형 무선 인터넷(Fixed Wireless Access) 서비스가 저렴한 요금과 간편한 설치를 무기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전통 케이블 사업자들의 성장성이 의심받고 있다. 이에 컴캐스트는 올 4월부터 ‘브로드밴드 리부트’ 전략을 공개하고, Xfinity 브랜드 내 통신·콘텐츠·모빌리티 결합 상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브로드밴드는 여전히 컴캐스트의 캐시카우다. 가입자 정체가 끝난다는 신호만 보여도, 주가 반등 여력은 충분하다.”*한 월가 애널리스트 발언
모바일 부문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컴캐스트는 올 7월 기준 모바일 가입자 85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동종 업계인 차터커뮤니케이션스(Charter Communications)와 함께 가계 통신비 절감에 초점을 맞춘 ‘케이블+모바일 번들’ 전략을 강화해, 성장 정체를 모바일 수익으로 상쇄하려는 구상이다.
엔터테인먼트·스포츠 중계 비용 상승 우려
컴캐스트 산하 NBC유니버설(NBCUniversal) 부문은 지상파 NBC 네트워크·케이블 채널·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을 통해 방송·콘텐츠 사업을 영위한다. 이번 분기부터 NBA 중계권 계약이 본격 반영돼 스포츠 프로그램 비용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공동 최고경영자(공동 CEO) 마이크 캐버너(Mike Cavanagh)는 7월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부터 비용 증가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NBA 경기 중계는 2002년 이후 23년 만에 NBC로 복귀했다. 이는 피콕 가입자 확대와 광고 매출 상승에 긍정적이나, 단기적으로 콘텐츠 제작·중계 비용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디어 업계 전반에서 스포츠 중계권료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수익성 관리가 주요 과제가 될 예정이다.
모체 분할(스핀오프) — CNBC 등 케이블 채널 묶어 연내 완료
컴캐스트는 CNBC를 포함한 케이블TV 네트워크 포트폴리오를 연내 ‘버선트(Versant)’라는 별도 기업으로 분할할 계획이다. 분할 작업이 일정대로 마무리되면, 버선트가 CNBC의 새로운 모회사로 전환된다. 투자자들은 분할 이후 재무 구조 개선 및 자본 배분 전략이 어떻게 변할지를 주목하고 있다.
인수·합병(M&A) 가능성 —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노크?
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컴캐스트의 M&A 행보다. 최근 CNBC 보도에 따르면, 컴캐스트는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의 일부 혹은 전체 자산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공식 제안이 이뤄지지는 않았으나, 콘텐츠·스트리밍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잠재적 ‘빅딜’ 후보로 거론된다. 실제 거래 성사 여부와 무관하게, 컴캐스트가 공격적 M&A를 재개할 가능성 자체만으로도 투자자들의 질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디어·통신업계 전문가들은 스트리밍 구독 성장 둔화와 광고 경기 변동성을 감안할 때, 대규모 인수는 재무 레버리지 확대를 동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이번 실적 발표에서 경영진이 내놓을 현금흐름 전망, 배당·자사주 매입 정책, 부채 관리 방안이 주가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설명
고정형 무선 인터넷(Fixed Wireless Access) — 5G 주파수를 활용해 셋톱박스나 라우터만으로 가정·사무실에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광케이블을 직접 설치하지 않아도 돼 ‘무선 기반 홈 브로드밴드’로 불린다.
스핀오프(Spin-off) — 기업이 특정 사업 부문을 분리해 별도 회사로 독립시키는 구조조정·가치 재평가 전략이다. 기존 주주들은 신설 법인의 주식을 배정받아 지분 희석 없이 잠재적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콘텐츠 중계권료(Rights Fee) — 방송사가 스포츠리그·콘텐츠 제작사에 지불하는 금액으로, 계약 기간·독점 범위·시청률 등에 비례해 산정된다. 최근 스트리밍 플랫폼 경쟁이 과열되면서 중계권료가 급등하고 있다.
전문가 시각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실적 발표가 “브로드밴드 정체 극복을 위한 구조적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지 여부”를 가늠하는 분수령이라고 진단한다. 만약 신규 가입자 감소 폭이 예상보다 작거나, 모바일·스트리밍 수익이 가시적으로 확대된다면, 주가 반등의 단초가 마련될 수 있다. 반대로 브로드밴드 고객 이탈세가 지속되고 스포츠 중계 비용 부담이 빠르게 확대될 경우에는 수익성 훼손 우려가 재차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컴캐스트의 잠재적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인수설이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미디어 시장의 경쟁 구도가 재편될 수 있다. 그러나 대형 M&A는 규제 심사·부채 부담 등 복합 변수를 동반하므로, 경영진이 신중한 입장을 보일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공개사항(Disclosure): 컴캐스트는 NBC유니버설의 모회사이며, NBC유니버설은 CNBC를 소유하고 있다. 제안된 스핀오프가 완료되면 CNBC는 버선트의 자회사가 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