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캐스트, 2026 월드컵 겨냥 ‘월드 사커 티켓’ 축구 특화 영상 패키지 출시

미국 통신·미디어 대기업 컴캐스트(Comcast)가 자사 Xfinity 고객을 대상으로 축구 경기에 집중한 신규 유료 영상 번들을 선보였다. ‘월드 사커 티켓(World Soccer Ticket)’으로 명명된 이 패키지는 월 85달러로 책정됐으며, 약 60개의 방송·케이블·스포츠 채널과 함께 계열사 NBC유니버설의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 프리미엄 구독권을 포함한다.

2025년 8월 1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컴캐스트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스포츠 팬층을 선점하기 위해 본 상품을 기획했다. ‘코드커팅(cord-cutting)’—케이블 TV 해지 후 OTT로 이동하는 추세—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라이브 스포츠는 여전히 대규모 시청률과 광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희소 콘텐츠로 평가된다.

이번 상품은 미국·캐나다·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는 2026 FIFA 월드컵의 흥행을 겨냥한다. 컴캐스트에 따르면, 대회 전 경기의 영어 중계는 폭스(Fox) 채널을 통해, 스페인어 중계는 텔레문도(Telemundo)·우니베르소(Universo)·피콕을 통해 제공될 예정이다.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 전 경기를 집에서 편하게 시청할 수 있도록 다양한 언어 옵션을 마련했다”는 것이 컴캐스트 측의 설명이다.

‘월드 사커 티켓’은 프리미어리그·UEFA 챔피언스리그·라리가·리가 MX·CONCACAF 챔피언스컵 등 세계 주요 리그·컵대회 생중계를 포함한다. 축구 외에도 NFL·NBA 등 미국 주요 프로스포츠 경기도 번들 내 채널과 피콕을 통해 실시간 시청이 가능하다.

서비스 이용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 X1 셋톱박스를 통해 케이블 방식으로 접속할 수 있다. 둘째, Xfinity 스트림 TV 앱을 애플 TV·파이어 TV 등 지원 기기에 설치해 스트리밍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전통 케이블과 OTT 방식을 모두 포괄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풀이된다.


코드커팅이 가져온 시장 구조 변화

지난 10년간 미국 가구당 케이블 TV 가입률은 하락세를 이어 왔다. 시청자들이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아마존 프라임 등 OTT로 대거 이동하면서 광고 수익과 가입자 기반이 급감했고, 방송사들은 라이브 스포츠 중계권 확보로 해법을 모색해 왔다.

그 결과, 스포츠 중계권료는 천문학적 상승세를 보였다. 예컨대 ESPN은 2021년 NFL 중계권에 11년간 150억 달러 이상을 지불했고, 2023년 애플은 미국 프로축구(MLS) 10년권에 25억 달러를 투자했다. 컴캐스트가 월 85달러라는 가격 책정을 단행한 배경에는 이러한 권리료 상승 압력이 자리한다.

피콕, 경쟁 OTT 대비 가입자 확대 전략

컴캐스트가 2023년 실적 발표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피콕의 유료 가입자는 6월 말 기준 4,100만 명에 그쳐 디즈니플러스(약 1억 명), 넷플릭스(약 2억 5,000만 명) 대비 열세였다. 라이브 스포츠는 “가입자를 즉각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로 통한다. 월드 사커 티켓은 피콕 프리미엄을 기본 제공함으로써 플랫폼 유입 장벽을 낮췄다.

2025년 8월 12일, 파라마운트 글로벌(Paramount Global)은 UFC(종합격투기) 미국 독점 중계권을 7년 77억 달러에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디어 기업들이 대형 스포츠 콘텐츠를 ‘스트리밍 비즈니스의 생존 열쇠’로 인식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Comcast 본사컴캐스트 필라델피아 본사 전경

기자 해설 — 라이브 스포츠가 가져올 성장 가능성

라이브 스포츠는 실시간 시청이 필수이며, 광고주의 타깃 집객 효과가 높다. 이는 전체 콘텐츠 소비가 온디맨드(OD)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도 유일하게 ‘지연 시청’에 취약하지 않은 장르다. 따라서 광고 단가도 높게 유지된다. 컴캐스트가 독점권을 보유하지 않은 폭스·텔레문도 경기까지 한 번에 묶는 번들을 제시했다는 점은 채널 선택권을 확대해, 서비스 이탈률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월 85달러는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훌루·프라임 비디오를 동시에 결제하는 비용과 유사하다. 가격 저항이 존재할 수 있으나, NFL·프리미어리그·월드컵 등 매머드급 콘텐츠를 한곳에서 본다는 장점이 이를 상쇄할 여지가 있다. 동시에 컴캐스트는 기존 케이블 고객의 해지를 방어하고, OTT 시장에서도 피콕을 매개로 신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앞으로 18개월간 북중미 월드컵 예선, 코파 아메리카, 골드컵 등 빅 이벤트가 연속되면서 스포츠 중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결국 성공의 관건은 ‘콘텐츠 독점력’‘가격 대비 가치’다. 컴캐스트가 이번 번들을 통해 유료 가입자 지표를 얼마나 개선할 수 있을지, 그리고 OTT 시장 내 다각화 전략이 어떤 성과를 낼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