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컨테이너 업종 전망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Jefferies)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컨테이너 해운 시장이 2025년 대부분 기간 동안 이어진 심한 등락을 겪은 뒤, 4분기에는 말 그대로 ‘절뚝거리며’(limping)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5년 9월 30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들은 운임 하락과 보수적 수요 전망이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다며 해운주 전반에 대한 ‘홀드(Hold)’ 의견을 유지했다.
“프레이트 레이트(freight rate·화물운임)가 주요 선사들의 손익분기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3년 말 이후 처음”이라고 제프리스는 지적했다. 현재 주력 항로의 스팟 운임은 40피트짜리 컨테이너 한 개(40-foot equivalent unit, FEU)당 평균 1,000달러 초반 수준인데, 머스크(Maersk)와 하팍로이드(Hapag-Lloyd) 같은 리딩 코스트 오퍼레이터(leading-cost operator)들의 손익분기점은 약 1,100달러/TEU로 알려져 있다.
“운임 수준은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낮다. 당시 홍해(레드시) 우회 항로가 선복 과잉을 흡수하기 직전이었다.” — 제프리스 보고서
제프리스는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4분기 이탈 시점(exit-rate)은 상당히 약화됐다”며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실제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분기 평균 대비 26% 급락한 1,115포인트(지난주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2분기 평균보다 18% 높았던 이전 모멘텀을 단숨에 반납한 수준이다.
계약 협상 전망과 리스크
2026년 연간 운송 계약을 둘러싼 협상도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특히 유럽 노선에서 물질적 하향 조정(material adjustment lower)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아시아–유럽 스팟 운임은 FEU당 1,250달러 아래로 내려갔는데, 이는 2025회계연도 계약가(1,500~1,600달러)보다 크게 낮다.
그럼에도 제프리스는 조심스러운 회복 신호를 언급했다. 미국 소매·도매·제조업 재고가 매출보다 빠르게 늘어나던 흐름이 최근 역전돼, “판매 증가율이 재고 증가율을 웃돌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추세가 유지된다면 2026년 성수기(peak season)는 ‘정상(normal)’ 수준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용어 해설 및 시장 맥락
TEU와 FEU는 해상 물동량을 측정하는 단위다. TEU(Twenty-foot Equivalent Unit)는 20피트 컨테이너 한 개를, FEU는 40피트 컨테이너 한 개를 의미한다. 통상 업계는 두 단위를 혼용하며, 1 FEU = 2 TEU로 간주한다.
SCFI(Shanghai Containerized Freight Index)는 중국 상하이에서 출발하는 주요 컨테이너 운임을 주간 단위로 집계해 지수화한 것이다. 글로벌 수출입 수요를 비교적 민감하게 반영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경기 선행지표로 활용하기도 한다.
투자 관점과 애널리스트 의견
제프리스는 “불확실한 시장 환경과 하향 추세의 실적”을 이유로 해운사 전반에 대한 투자의견을 ‘홀드’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머스크, 하팍로이드, 매트슨(MATX), 짐(ZIM) 등 주요 4개사의 건실한 재무구조와 현금 보유는 방어적 매력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전문가 시각에서 볼 때, 현 운임 수준은 공급 과잉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중첩된 결과로 풀이된다. 공급 측면에서 2024~2025년 동안 발주된 신조(新造)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순차적으로 인도되며 선복량(적재 능력)이 빠르게 늘어났다. 수요 측면에서는 글로벌 긴축·인플레이션 여파로 소비 둔화가 지속됐다.
결국 투자자는 ①운임 반등 시기와 ②신조 인도 물량 소화 속도를 주시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배당 수익률과 현금흐름 방어력이 비교적 확실한 선사에 한해 부분적 비중 유지 전략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선박 전환 비용 △탄소세 도입 여부 △미·중 갈등에 따른 무역 패턴 변화가 핵심 변수다. 제프리스 역시 이러한 구조적 리스크를 이유로 ‘매수’ 대신 ‘홀드’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론
현재 컨테이너 해운주는 저가 매수(trap)가 아닌 관망 구간에 해당한다는 것이 제프리스의 종합 판단이다. 운임이 손익분기점 아래로 내려간 지금, 강력한 모멘텀을 기대하기엔 이르다. 다만 재고·매출 지표 개선이 지속될 경우, 2026년 성수기부터 완만한 회복국면에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