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가격 급등] 9월물 아라비카 커피 선물(KCU25)은 15일(현지 시각) 4.64% 오른 15.15센트에, 9월물 로부스타 커피 선물(RMU25)은 2.86% 상승한 117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이로써 두 품목 모두 지난 2개월 사이 가장 높은 종가를 기록했다.
2025년 8월 1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들어 아라비카 선물가는 총 10.4%, 로부스타 선물가는 무려 18% 급등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숏커버링과 기술적 매수세가 상승폭을 키운 것으로 진단하며, 브라질 동절기 한파, 수출 감소, ICE 창고 재고 감소를 핵심 재료로 꼽는다.
■ 브라질 한파 리스크
브라질 주요 아라비카 산지인 세하도 미네이로(Cerrado Mineiro)에서는 이번 주 초 가벼운 서리가 관측됐다. 피해 규모는 크지 않았다는 현지 보고가 나왔지만, 겨울철 한파 위험이 재확인됐다는 점만으로도 시세에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커피 나무는 영하권 기온에 짧은 시간 노출돼도 잎이 갈변·낙엽되고, 다음 작황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
■ 브라질 수출 급감
브라질 통상부는 7월 원두(로스트 전)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0.4% 감소한 16만1,000t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공개된 브라질 커피수출업협회(Cecafe)의 자료도 7월 그린빈(생두) 수출 240만 포대(-28% y/y)라는 부진한 성적표를 제시했다. 특히 아라비카 수출은 21% 감소, 로부스타 수출은 49% 급감했다.
■ ICE 재고 1.25년 만에 최저*ICE: Intercontinental Exchange
뉴욕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재고는 14일 72만6,661포대로 1년 3개월 만의 최저치를 찍었다가 15일 소폭 반등해 73만1,739포대를 기록했다. 로부스타 재고도 3주 만의 최저인 6,907로트로 줄었다. 재고 감소는 실물 타이트(공급 부족) 시그널로 해석돼 가격 지지를 강화한다.
▲ ICE 아라비카 선물 6개월 추이 (자료: Barchart)
■ 무역정책 불확실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브라질산 커피에 대해 50% 관세 면제를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만약 관세가 그대로 적용될 경우, 미국행 브라질 커피 수요가 둔화돼 브라질 현지 재고가 누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대로, 면제 조치가 전격 발표되면 단기적으로 물량이 미국으로 쏠리며 ICE 재고 부담이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
■ 작황·기상 변수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 미나스제라이스(Minas Gerais)에는 8월 9일 기준 주간 강수량이 평년 대비 109%인 4.8㎜를 기록해, 건기 우려가 줄었다. 반면 건기에 시달린 베트남의 2023/24 생산량은 4년 만에 최저인 147만2,000t(-20% y/y)으로 추정된다. 베트남 통계청은 2024년 수출이 17.1% 감소한 135만t였다고 밝혔다.
▲ ICE 로부스타 선물 6개월 추이 (자료: Barchart)
■ 수급 전망 엇갈려
미국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세계 2025/26 커피 생산량이 전년 대비 2.5% 늘어난 1억7,868만 포대(60㎏ 기준)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스위스 트레이딩사 볼카페(Volcafe)는 같은 기간 아라비카 공급 부족이 850만 포대로 확대돼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상반된 전망을 제시했다.
■ 브라질 수확률 94%…가격 압박 가능성
리서치업체 사프라스&메르카두에 따르면 8월 6일 기준 브라질 2025/26 시즌 전체 수확률은 94%로, 전년 동기(92%)를 상회했다. 품목별로 로부스타 99%, 아라비카 91%가 작업을 마쳤다. 수확 완료가 임박하면 산지 재고가 증가해 현물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중·단기적으로 약세 요인이다.
■ 국제커피기구(ICO) 통계
ICO는 6월 세계 커피 수출이 1,169만 포대(전년 대비 7.3%↑)로 늘었다고 발표했으나, 2024/25 누계(10월~6월)는 -0.2% 감소한 1억414만 포대에 그쳤다.
■ 용어해설: 아라비카 vs 로부스타
아라비카는 고지대 재배, 풍부한 향미와 낮은 카페인이 특징으로 세계 커피 생산량의 60% 안팎을 차지한다. 로부스타는 저지대·고온 다습 환경에서 재배되며 카페인 함량이 아라비카의 약 2배다. 가격은 일반적으로 아라비카가 프리미엄을 형성하지만, 최근 들어 로부스타 가격도 빠르게 상승해 ‘스프레드 축소’ 현상이 관찰된다.
■ 기자의 시각
글로벌 커피 시장은 “재고는 줄고, 기후리스크는 커진다”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강세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엘니뇨에서 라니냐 전환 가능성이 제기돼, 브라질·베트남 등 주요 산지의 강수 패턴이 더욱 불안정해질 수 있다. 단, 브라질 수확 완료와 미국 관세 변수는 단기 조정 트리거가 될 수 있어, 트레이더라면 하반기 재고 흐름과 북반구 동절기 기상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 본 기사에서 언급된 가격, 전망 및 의견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작성자의 개인적 해석이 포함돼 있다. 투자 판단에 따른 손실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