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시장의 급등] 8일 뉴욕 ICE 선물시장에서 9월물 아라비카 커피(코드: KCU25) 가격은 전일 대비 +9.00센트(+3.02%) 상승했으며, 런던 ICE의 9월물 로부스타 커피(코드: RMU25)도 +96달러(+2.81%) 오른 채 장을 마쳤다. 두 계약 모두 이번 주 상승세를 이어가며 3주 만의 최고가를 기록했다.
2025년 8월 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랠리는 브라질과 베트남의 공급 불안이 촉발한 것이다. 브라질 통상부는 7월 원두 커피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0.4% 감소한 16만1,000톤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세계 최대 아라비카 생산국인 브라질에서 출하 물량이 빠르게 줄고 있음을 시사한다.
“ICE 재고 감소”도 상승 동력이다. ICE가 모니터링한 아라비카 재고는 14.5개월 만의 최저 수준인 743,240포대까지 줄었다. 반면, 로부스타 재고는 지난주 7,029로트로 1년 만의 최고치까지 늘어나면서 두 품종 간 펀더멘털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재고 줄고, 수출 감소하고, 환율까지 움직이니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익명을 요구한 뉴욕 소재 커피 트레이더
환율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이날 브라질 헤알화는 달러 대비 1개월 최고가로 올랐다. 통상 헤알화가 강세를 보이면 브라질 생산자 입장에서는 달러 표시 수익이 줄어 수출 유인이 약화돼 국제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경향이 있다.
美 50% 관세 변수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산 커피에 대해 예외를 인정하지 않은 50% 관세 시행 여부에도 주목하고 있다. 관세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미국 수입 감소→브라질 재고 증가→국제 가격 하락이라는 시나리오가 가능하지만, 아직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
브라질 기상 악재
민간 기상정보업체 소마르 메테올로지아는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 미나스제라이스주가 7월 27일~8월 2일 주간 강수량이 2.7mm에 불과해 평년 대비 31%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건조한 날씨는 개화기 생육을 저해해 다음 작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펀드 포지션과 쇼트 커버링
ICE 유럽 로부스타 선물의 펀드 순매도 잔고는 7월 29일 기준 5,854계약(2년 만의 최대치)로 집계됐다. 과도한 공매도 포지션은 가격 반등 시 급격한 쇼트 커버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추수 진척 상황
브라질 컨설팅업체 사프라스&메르카두는 8월 6일 기준 2025/26년산 커피 수확이 94% 완료됐다고 밝혔다. 품종별로는 로부스타 99%, 아라비카 91%가 끝난 상태다.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 코옥수페는 8월 1일 기준 조합원 수확률이 74%라고 별도 공지했다.
국제기구 통계
국제커피기구(ICO)는 6월 전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7.3% 늘어난 1,169만 포대라고 발표했다. 다만 2024/25 회계연도(10~6월) 누적 수출은 1억414만 포대로 0.2% 감소했다.
공급 증가 전망
지난 6월 25일 미국 농무부(USDA) 산하 해외농업서비스국(FAS)은 2025/26 세계 생산이 사상 최대 1억7,868만 포대에 이를 것이며, 재고는 4.9% 증가한 2,281만9,000포대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로부스타 생산이 7.9% 늘어 8,165만8,000포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질·베트남 수급 엇갈림
브라질
한편, 스위스 커피무역사 볼카페는 2025/26년 아라비카 시장이 855만 포대 공급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는 5년 연속 적자라고 분석했다.
아라비카·로부스타란?
아라비카는 고지대에서 재배되며 풍부한 향미와 낮은 카페인 함량으로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주력 품종이다. 로부스타는 저지대·고온다습 환경에서 자라며 카페인 함량이 높고 쓴맛이 강해 인스턴트 커피나 에스프레소 블렌드의 크레마 확보에 주로 쓰인다. 두 품종 간 가격 차이는 기상 리스크, 재고량, 펀드 포지션 등 복합 요인으로 변동한다.
전문가 시각
본지 취재진이 접촉한 서울의 한 원두 수입업체 대표는 “브라질산 아라비카 프리미엄이 올 들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 로스터들이 재고를 더 쌓기 시작하면 환율·해상운임 상승까지 겹쳐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결론 및 전망
당분간 재고 감소와 기상 불안이 맞물려 커피 가격이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USDA와 ICO가 제시한 장기 공급 증가 시나리오, 미국의 50% 관세 결정, 브라질 헤알화 변동성 등이 새로운 변수로 등장할 경우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 본 기사에 언급된 금융상품 및 파생상품에 대해 필자는 직·간접적인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음을 명시했다. 본문은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투자 권유 목적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