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공급 긴축으로 가격 급등…아라비카·로부스타 동반 강세

커피 선물 가격이 공급 우려를 배경으로 급등했다. 11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전장 대비 14.00센트(+4.53%) 오른 파운드당 323.00센트로 7주 만의 최고가를 기록했고, 런던 ICE의 9월물 로부스타 커피(RMU25)는 188달러(+5.28%) 상승한 톤당 3,756달러로 4주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2025년 8월 1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최근 브라질·베트남 등 주요 생산국에서 나타난 공급 불확실성이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 특히 브라질 무역부가 지난 6일 발표한 7월 원두(미가공) 커피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0.4% 감소한 16만1,000톤으로 집계되면서 투자심리가 더욱 달아올랐다.

재고 감소도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인증 재고는 8일 기준 738,095포대로 14.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부스타 재고 역시 7월 28일 7,029로트(약 118,000톤)로 1년 만의 고점을 찍은 뒤 2주 만에 6,981로트로 줄었다.

무역정책 변수도 불확실성을 더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여전히 브라질산 커피를 자국 관세 예외 목록에서 제외하지 않고 있어, 최대 50%에 달할 수 있는 추가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브라질의 대미 수출 위축과 재고 누적 가능성이 거론된다.

반면 우호적인 기상 조건은 약세 요인이다. 브라질 민간 기상업체 소마르 메테오로지아는 9일 보고서에서 최대 아라비카 산지 미나스제라이스주에 4.8mm의 강우가 내렸다고 밝혔다. 이는 평년 대비 109% 수준으로, 최근 남동부 건조 우려가 일부 완화됐다.

같은 날 브라질 컨설팅업체 사프라스앤메르카두는 2025/26년 브라질 커피 전체 수확이 8월 6일 현재 94% 진행돼 전년 동기의 92%를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품종별로는 로부스타 99%, 아라비카 91%가 수확 완료됐다. 최대 수출협동조합 코옥수페(Cooxupé) 역시 조합원 기준 8월 1일 현재 74%의 진행률을 보고했다.


국제커피기구(ICO)는 6일 발표에서 6월 전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7.3% 증가한 1,169만 포대(60㎏ 기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만 10월~6월 누적 수출량은 1억 4,140만 포대로 0.2% 감소해, 장기적 공급 성장세가 둔화됐음을 시사했다.

최근 3개월간 커피 가격은 풍부한 공급 전망에 하락 압력을 받아왔다. 지난달 아라비카는 8개월래, 로부스타는 1년 3개월래 저점까지 밀린 바 있다. 미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브라질 생산을 전년 대비 0.5% 늘어난 6,500만 포대, 베트남 생산을 6.9% 증가한 3,100만 포대로 예측했다.

그러나

“베트남은 2023/24 농년에 극심한 가뭄으로 생산이 20% 줄어 147만2,000톤으로 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는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Vicofa)의 3월 12일 발표도 여전히 투자자 기억에 남아 있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커피 수출은 1,350,000톤으로 17.1% 감소했으나, 2025년 1~7월 수출은 오히려 6.9% 증가한 1,050,000톤으로 반등했다.

USDA는 2025/26년 세계 커피 생산이 1억 7,868만 포대로 2.5%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아라비카 생산은 1.7% 감소하고 로부스타 생산은 7.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세계 재고는 2,282만 포대로 4.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스위스 트레이딩 하우스 볼카페(Volcafe)는 2025/26년 글로벌 아라비카 공급부족이 850만 포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해, 올해 550만 포대 수준보다 부족 폭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해당 전망이 맞다면 5년 연속 공급 적자다.

전문가 시각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커피 시장은 브라질·베트남 작황과 미국 통상정책이 교차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재고가 빠르게 줄고 있는 가운데 주요 산지 수확 끝무렵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용어 설명]
아라비카(Arabica)는 고지대에서 재배되며 향과 산미가 뛰어난 고급 품종으로, 전 세계 커피 소비의 약 60%를 차지한다. 로부스타(Robusta)는 저지대·고온 다습 지역에서 재배돼 카페인이 높고 쓴맛이 강하며, 인스턴트 커피 원료로 주로 사용된다. 포대(bag)는 국제 거래 단위로 1포대 = 60㎏이다. 로트(lot)는 ICE 거래 최소 단위(약 17톤)다.

본 기사 작성 시점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 필자는 관련 종목에 직·간접적인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 모든 정보는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자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