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가격, 3거래일 랠리 멈추고 하락세 전환

커피 선물 시장이 3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끝내고 약세로 돌아섰다. 12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전자거래에서 9월물 아라비카(종목 코드 KCU25)는 전장 대비 -4.60센트(-1.43%) 하락했고, 런던 ICE의 9월물 로부스타(종목 코드 RMU25)는 +8달러(+0.21%) 상승했다.

2025년 8월 1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전날 1.75개월 만의 고점을 경신한 직후 롱 포지션 청산(long liquidation)이 이어지면서 뉴욕 ICE 아라비카 선물 가격이 하락 압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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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브라질 상무부가 7월 생두(unroasted coffee)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0.4%(161,000톤) 감소했다고 발표한 뒤 커피 가격은 지난 수요일부터 급등세를 보였다. 그러나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이 이번 조정을 촉발했다는 분석이다.


재고 감소가 가격 지지

ICE 모니터링 창고의 아라비카 재고는 11일 기준 73만 7,609포대14.7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부스타 재고 역시 6,981로트로 2주 만의 최저 수준까지 줄어든 상태다. 재고 축소는 통상적으로 가격 지지 요인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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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의 관세 정책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브라질산 커피에 대한 50% 관세 면제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 관세가 적용되면 브라질산 커피의 대미 수출이 위축되고, 그 결과 브라질 내 재고가 증가해 글로벌 가격에는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브라질 기상 상황·수확 진행 상황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인 미나스제라이스(Minas Gerais)는 8월 9일 기준 4.8mm의 강수를 기록해 평년 대비 109% 수준에 달했다.

건조 우려가 완화되면서 가격에는 단기 부담 요인

으로 작용했다.

농업 컨설팅업체 Safras & Mercado는 8월 6일 기준 2025/26 브라질 커피 전체 수확률이 94%라고 집계했다. 로부스타는 99%, 아라비카는 91% 수확이 완료됐다.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인 Cooxupe도 8월 1일 기준 조합원 수확률이 74%에 달한다고 밝혔다.


국제 수급·가격 전망

국제커피기구(ICO)는 6월 전 세계 커피 수출이 +7.3% 증가해 1,169만 포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2024/25 시장연도(10~6월) 누적 수출은 -0.2% 감소한 1억 414만 포대에 그쳤다.

미국 농무부(USDA) 외국농업국(FAS)은 6월 2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5/26 세계 생산량을 사상 최대인 1억 7,868만 포대(+2.5%)로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아라비카는 -1.7% 감소한 9,702만 포대, 로부스타는 +7.9% 증가한 8,166만 포대로 균형이 재편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기말 재고는 +4.9% 늘어난 2,282만 포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스위스 커피 트레이더 볼카페(Volcafe)는 2025/26 아라비카 시장이 850만 포대 공급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며, 5년 연속 적자를 예고했다.

베트남은 2023/24 생산량이 극심한 가뭄으로 -20% 감소해 4년 내 최저치(147만 톤)를 기록했다. 2024년 수출 또한 -17.1% 감소(135만 톤)했다. 그러나 베트남 통계청은 2025년 1~7월 수출이 6.9% 증가(105만 톤)했다고 밝혔다.


용어·지표 해설

* 아라비카(Arabica)는 고지대·저온에서 재배되며 풍부한 향미가 특징이다. 전 세계 고급 커피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지만, 병충해와 기후 변화에 민감하다.
* 로부스타(Robusta)는 저지대·고온에서 주로 재배되고 카페인 함량이 높아 맛이 강하고 쓴 편이다. 인스턴트·블렌드용 수요가 많으며, 주산지는 베트남·인도네시아다.
*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뉴욕·런던에 기반을 둔 국제 파생상품 거래소로, 전 세계 커피 가격의 벤치마크 역할을 한다.


전문가 관점 및 시장 영향

시장 전문가들은 재고 감소브라질·베트남 작황 불확실성이 하방 경직성을 제공하겠지만, 미국 관세 정책세계 생산 증가 전망이 상방을 제한할 것이란 교차 시각을 나타냈다. 특히 ICE 재고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점은 단기 가격 반등을 지지하지만, USDA 보고서처럼 향후 공급 과잉이 현실화될 경우 중장기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 기자는 해당 기사 작성 시점 기준으로 관련 종목에 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며, 기사 내용은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