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더티 마켓] 아라비카(Arabica)·로부스타(Robusta) 선물 가격이 동반 급등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 ICE에서 9월물 아라비카 커피 선물은 전장 대비 11.55센트(＋3.88%) 오른 파운드당 309.55센트에, 런던 ICE에서 9월물 로부스타 커피는 143달러(＋4.18%) 뛴 톤당 3567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2025년 8월 9일, 바차트(Barchart) 보도에 따르면 가격 급등 배경에는 브라질·베트남 공급 감소, 재고 축소, 환율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우선 브라질 경제개발·무역부가 7일 발표한 7월 원두(생두)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0.4% 감소한 16만1000t에 그친 것이 최대 호재로 꼽힌다. 시장 최대 공급국인 브라질의 수출이 줄자 ‘공급 타이트닝(수급 경색)’ 우려가 부각됐다.
재고 동향도 가격을 지지했다.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재고는 9일 현재 73만8,095포대(60㎏ 기준)로 14.5개월 만의 최저치다. 반면 로부스타 재고는 지난주 7,029로트로 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품목별로 재고 흐름이 엇갈리는 모습이 나타났다.
환율도 변수다. 이날 브라질 헤알화는 달러 대비 1개월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 헤알 강세는 브라질 생산자들의 달러화 수익률을 낮춰 수출 유인을 약화시키는 만큼, 국제 가격은 추가 상승 압력을 받았다.
“커피 시장은 아직 미국의 관세 정책이 명확히 정해지길 기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50% 브라질산 커피 관세에서 예외를 인정하지 않으면, 미국향 판매 감소와 브라질 내 재고 누적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기상 요인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브라질 민간 기상업체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에 따르면, 최대 아라비카 산지 미나스 제라이스 주는 7월 27일~8월 2일에 평년의 31%에 불과한 2.7㎜ 강수를 기록했다. 건조한 날씨는 수확기 품질 저하와 차기 작황 우려를 동시에 키운다.
다만 수확 진행률은 가격 상단을 제한하고 있다. 브라질 농업컨설팅사 사프라스&메르카두는 6일 기준 2025/26년 브라질 전체 커피 수확률이 94%로 전년(92%)보다 빠르다고 밝혔다. 특히 로부스타는 99%, 아라비카는 91%가 완료됐다. 최대 수출 조합 코옥수페(Cooxupe) 회원 농가 기준으로는 8월 1일 현재 74%의 진척도를 보였다.
수급 통계도 복합적이다. 국제커피기구(ICO)는 6일 6월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7.3% 증가한 1,169만 포대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2024/25 회계연도(10월~6월) 누계 수출은 1억414만 포대로 0.2% 감소했다.
지난 3개월 동안 커피 가격은 공급 과잉 전망에 하락 압력을 받아왔으나, 7월 말 아라비카는 8개월 저점, 로부스타는 1년 3개월 저점에서 기술적 반등을 시도 중이다. 6월 25일 미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2025/26 브라질 생산량을 전년 대비 0.5% 늘어난 6,500만 포대, 베트남 생산량을 6.9% 증가한 3,100만 포대로 전망했다.
베트남발 변수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심각한 가뭄 여파로 2023/24 베트남 커피 생산은 전년 대비 20% 감소한 147만2,000t(4년 만의 최저)을 기록한 데다, 2024년 1~7월 수출은 17.1% 줄어든 135만t으로 집계됐다. 다만 베트남 통계청은 2025년 1~7월 수출이 6.9% 증가한 105만t이라며 회복 기미를 시사했다.
USDA는 6월 보고서에서 2025/26 세계 커피 생산이 사상 최대인 1억7,868만 포대(전년 대비 2.5% 증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라비카는 1.7% 감소한 9,702만 포대, 로부스타는 7.9% 증가한 8,166만 포대로 품종별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같은 기간 전 세계 기말재고는 4.9% 늘어난 2,282만 포대로 추정됐다.
스위스 커머더티 트레이더 볼카페(Volcafe)는 2025/26 아라비카 공급 부족 규모를 850만 포대로 예측했다. 이는 2024/25 시즌 550만 포대보다 확대된 수치로, 5년 연속 적자다.
*아라비카 vs 로부스타, 무엇이 다를까?
아라비카는 고지대에서 재배되며 부드럽고 산미가 풍부해 스페셜티 커피에 주로 쓰인다. 로부스타는 저지대에서 자라 카페인 함량이 높고 쓴맛이 강해 인스턴트 커피나 에스프레소 블렌딩 원료로 활용된다. 두 품종은 재배 지역·기후·가격 변동성이 달라 포트폴리오 헷지 수단으로도 주목받는다.
시장 전망·전문가 시각
국제 브로커들은 단기적으로 브라질 헤알화 강세와 재고 감소가 아라비카 강세를 이끌 것으로 본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USDA가 제시한 ‘생산 증가’ ▲미국 관세 변수 ▲로부스타 재고 확대가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0월 북반구 커피 소비 성수기를 앞두고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가격 변동 리스크 관리가 필수라는 조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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