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환경 정책의 중추를 이끌어 온 Liane Randolph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CARB) 의장이 올해 9월 말 공식 은퇴한다.
미 서부 최대 경제권을 대표하는 캘리포니아주의 ‘가솔린 차량 판매 금지’ 로드맵은 그동안 랜돌프 의장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추진돼 왔다. 랜돌프 의장은 2035년부터 휘발유 전용 승용차‧경트럭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규정을 사실상 확정해, 미국 자동차 산업 전환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 온 인물이다.
2025년 9월 1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랜돌프 의장은 오는 9월 30일부로 공직에서 물러나며, 개빈 뉴섬(Gavin Newsom) 주지사는 로렌 산체스(Lauren Sanchez) 기후정책 수석보좌관을 후임 CARB 의장으로 내정했다.
뉴섬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랜돌프 의장은 그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해 왔다”며 감사를 표하는 한편, “산체스 보좌관은 기후변화 대응 전략과 연방정부 정책 조정 경험이 풍부해 탄소중립 2045 목표 달성에 속도를 낼 적임자”라고 밝혔다.*정확한 발언 인용 부호는 기사 원문에 미제공*
CARB란 무엇인가?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CARB·California Air Resources Board)는 1967년 제정된 주(州) 차원의 대기오염 규제 기구다. 연방 환경청(EPA)보다 엄격한 배출가스 기준을 제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어, 자동차·에너지 기업은 물론 국제 환경단체까지 정책 방향을 주시한다.
특히 연방 청정대기법(Clean Air Act) 177조에 따라 다른 주들도 캘리포니아 기준을 선택적으로 채택할 수 있기 때문에, CARB의 결정은 미 전역 탄소 정책의 ‘디폴트 스탠더드’로 자리 잡는 경우가 많다.
주요 정책 성과와 과제
랜돌프 의장 재임 기간 동안 CARB는 2035년 가솔린 전용차 판매 금지, 2045년 주(州) 전력망 탄소중립, 항만·물류트럭 전기화 프로젝트 등을 차례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제너럴 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빅3 역시 전동화 전략을 앞당겨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 50개 주 중 17개 주가 이미 ‘캘리포니아 제로에미션 차량(ZEV) 기준’을 따르고 있어, 랜돌프 의장의 퇴임 이후에도 해당 정책이 연속성을 유지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후임으로 낙점된 로렌 산체스 보좌관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자문위원회에서 국제 기후협상 실무를 담당했고,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협상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그녀가 의장에 취임하면, 캘리포니아는 국내 규제를 넘어 국제 탄소시장·탄소국경세 등 글로벌 의제에도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동차·에너지 업계 파급 효과
2035년 내연기관 금지 시계가 계속해서 똑같이 작동한다는 전제 아래, 자동차 제조사는 북미 생산 라인 전환 외에도 배터리 원재료·충전 인프라·리사이클링 체계까지 종합적인 공급망 전략을 세워야 한다. 또한 전력수요 급증을 대비해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분석가들은 “CARB가 다년간 축적해 온 환경 규제 데이터와 노하우는, 미 연방정부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세부규정에도 참고될 것”이라며, “산체스 신임 의장의 외교적 경험은 연방-주(州) 간 정책 정합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한다.
향후 일정 및 전망
랜돌프 의장의 임기는 9월 30일 종료되며, 산체스 보좌관은 같은 날 CARB 정례 이사회에서 공식 취임 선서를 할 예정이다. 이후 2026~2027년 모델이어(model year) 규제 고시, 2030년대 해상·항공 배출관리 규정 등이 차례로 검토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모든 정책은 과학 데이터에 기반해야 하며, 우리는 기후위기를 늦출 시간이 많지 않다.” – 랜돌프 의장, 작년 12월 CARB 연례 보고서 중
업계 이해관계자는 물론 환경 시민단체 역시 산체스 체제에서 ‘정책 일관성’과 ‘규제 예측 가능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꼽는다. 실제로 주 의회도 탄소세·청정연료보조금·공공충전 인프라 예산의 장기 로드맵을 연내 확정할 예정이어서, 미 전역 녹색경제 전환의 중간 성적표가 캘리포니아에서 먼저 제시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랜돌프 의장은 퇴임 후 학계와 비영리단체에서 친환경 교통·에너지 정책 연구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로이터는 구체적 행선지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녀가 쌓은 정책 레거시는 산체스 체제에서 어떻게 계승·발전될지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