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주 법무장관이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자국 관할 내 송유관 재가동 권한을 둘러싼 소송을 제기했다.
2026년 1월 2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 법무장관은 금요일 연방 정부가 주(州) 소유의 두 개 송유관에 대한 연방 권한을 주장하고, 휴스턴에 본사를 둔 기업인 Sable Offshore(이하 ‘세이블’)가 해당 송유관을 통해 원유 펌프 작동을 재개하도록 사실상 허용한 조치를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 소송은 캘리포니아와 세이블 간의 오랜 분쟁에서 또 다른 국면이다. 분쟁의 핵심은 산타바바라 연안(해상)에서 진행된 시추 프로젝트로, 해당 사업은 2015년 유출 사고 이후 중단됐다. 당시 사고로 10만 갤런 이상(>100,000 gallons)의 원유가 해양과 해변으로 유출되어 환경적 피해와 지역사회 반발을 초래했다.
Sable의 주식은 주(州)의 발표 직후 뉴욕증권거래소(NYSE) 기준 약 17% 급락하여 주당 $10.32로 하락했다.
이번 사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캘리포니아 주지사 게빈 뉴섬(Gavin Newsom) 간의 수차례 충돌 가운데 하나로 분류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화석연료 생산을 적극 확대하려는 입장을 취해 왔고, 뉴섬 주지사는 캘리포니아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강력히 옹호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대표적 비판자로 알려져 있다.
로스앤젤레스 해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캘리포니아 법무장관 롭 본타(Rob Bonta)는 지난달 연방 정부가 라스 플로레스(Las Flores) 송유관을 세이블의 요청에 따라 ‘주간(intrastate가 아닌)에서 ‘연방간(interstate)’으로 재분류했다고 주장했다. 본타 장관은 해당 송유관이 사실상 캘리포니아 내 두 개의 카운티를 연결하는 관로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재분류가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해당 재분류 조치로 인해 연방 산하의 파이프라인·유해물질 안전관리국(Pipeline and Hazardous Materials Safety Administration, PHMSA)이 관할권을 갖게 되었고, PHMSA는 지난달 긴급 허가(emergency permit)를 발급하여 송유관의 운전을 재개하도록 허용했다.
“세이블이 ‘뛰어라(jump)’고 했고, 트럼프가 ‘얼마나 높이(how high)?’라고 응답했다”
본타 장관은 이어서 “이 모든 조치는 주(州)의 감독권을 빼앗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PHMSA 측과 세이블 측은 즉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세이블은 긴급 허가 신청의 정당성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1주년 시점에 선포한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national energy emergency)를 근거로 제시했다고 보도되었다.
캘리포니아 법무장관실은 이 사건 관련 소장을 미국 연방 9차 항소법원(U.S. Court of Appeals for the Ninth Circuit)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용어 설명
PHMSA(파이프라인·유해물질 안전관리국)는 미국 교통부 산하 기관으로, 주로 주간(interstate) 및 주내(intrastate) 파이프라인의 안전기준과 운영을 규제한다. 일반적으로 주간 파이프라인은 연방 규제를 받으며, 연방 규제가 적용되면 PHMSA가 허가 및 안전 감독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연방간(interstate)·주내(intrastate)의 구분은 관할권을 결정하는 핵심적 법률적 기준이다. 주 정부는 주내 시설과 활동에 대해 규제권을 유지하는 반면, 연방 규제가 개입되면 주의 규제를 대체하거나 제약할 수 있다.
긴급 허가(emergency permit)는 통상적인 심사 절차를 단축하여 공공의 안전, 에너지 공급 차질 등의 이유로 신속히 시설 가동을 허용하는 조치다. 다만 법적·환경적 쟁점을 남길 소지가 있으며, 이번 사건이 대표적 사례가 되었다.
사건의 법적·정책적 함의 분석
이번 소송은 연방정부와 주정부 간의 규제 권한을 두고 법원에서 일종의 선례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만약 법원이 연방의 재분류와 PHMSA의 긴급 허가를 인정하면, 연방정부는 향후 유사한 상황에서 주 규제를 우회하여 에너지 인프라를 신속히 재가동할 수 있는 선례를 확보하는 셈이다. 반대로 캘리포니아 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주 정부의 환경규제와 감독권이 보다 강화되는 결과가 될 것이다.
경제적 파급효과
단기적으로는 세이블의 주가가 발표 직후 약 17% 급락(주당 $10.32)한 점이 투자자 신뢰에 부정적 영향을 주었음을 보여준다. 만약 법적 분쟁이 장기화되면 해당 기업의 운영 불확실성이 지속되어 자본비용 상승, 신용リ스크 확대, 투자 유치 어려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지역적으로는 산타바바라 연안의 유전·해상생산 활동에 대한 규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관련 서비스업체와 하청업체의 매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시장 차원에서는 이번 사건이 미국 서부 해상 유정 가동률과 원유 공급 전망에 제한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이블의 운영 재개가 단기간 내에 지역 원유 공급을 대폭 늘리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규제 불확실성이 해상 시추 활동의 투자 결정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캘리포니아의 엄격한 환경 규제로 인해 재가동 이후 추가적인 법적·환경 규제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책적 시사점
이번 분쟁은 연방의 에너지·환경 정책과 주정부의 기후정책이 어떻게 충돌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생산 확대 기조와 캘리포니아의 탈탄소·환경보호 정책은 방향성이 상충한다. 향후 연방정부의 권한 행사 여부와 법원의 판단은 미국 내 에너지 산업 전반, 특히 주(州) 권한이 강한 지역에서의 시추·송유관 운영에 중요한 기준점을 제공할 것이다.
전문가 관점의 종합적 평가
법적 절차의 향방에 따라 규제 권한의 경계가 재정립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 측면에서는 규제 리스크가 투자 판단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며, 특히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중시하는 투자자들에게 이번 사례는 중요한 참고 사례로 남을 것이다. 정책적으로는 연방과 주정부 간 조율의 필요성이 부각된다. 장기적으로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리든, 이번 사건은 미국 에너지 정책과 주 정부의 기후·환경 규제가 공존하는 방식에 관해 중요한 선례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