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세이퍼시픽, 보잉 777-9 여객기 14대 추가 주문…亞·태 최대 운용사로 부상

홍콩의 국적 항공사 캐세이퍼시픽 항공(Cathay Pacific Airways Ltd, CPCAY)이 미국 항공우주기업 보잉 컴퍼니(The Boeing Company, BA)에 777-9 기종 14대를 추가로 확정 주문했다. 이번 계약으로 캐세이퍼시픽의 777-9 누적 주문 대수는 35대에 이르며,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최대 규모다.

2025년 8월 6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두 회사는 같은 날 공동 성명을 통해 해당 사실을 발표했다. 777-9는 엔진 두 개를 장착한 차세대 광동체(long-haul) 여객기로, 기존 기종 대비 연료 소모와 탄소배출을 평균 20%, 소음을 40% 줄이는 설계가 특징이다.

보잉 측은 “7,295해리(nautical mile), 즉 약 13,510km의 항속거리 덕분에 홍콩 허브에서 북미·유럽·호주 등 장거리 노선을 직항으로 연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캐세이퍼시픽은 지난 30년간 777 시리즈를 통해 글로벌 노선망을 확장해 왔으며, 이번 추가 주문은 팬데믹 이후 회복세가 뚜렷한 항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 777-9가 가져올 효율성 도약

777-9는 교체 대상 기종 대비 연료 및 배출량을 5분의 1가량 절감하고, 객실 내·외부 소음을 크게 낮춰 환경 규제에 적극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보잉의 핵심 세일즈 포인트다.

해상 마일(nautical mile)은 1,852m를 의미하며, 항공·해운 업계에서 주로 쓰이는 거리 단위다. 장거리 항속성과 고효율 엔진 결합은 항공사 입장에서 연료비·탄소배출권 비용을 동시에 절감할 수 있는 중요 요소다.

● 캐세이퍼시픽의 전략적 함의

홍콩은 중국 본토와 국제 금융 허브 사이의 환승 거점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지닌다. 따라서 대형 광동체 기종 확보는 장거리 비즈니스·레저 수요를 동시에 흡수할 수 있는 필수 조건이다. 이번 주문으로 캐세이퍼시픽은 777-9 인도 완료 시점에 亞·태 지역 최대 777-9 운항사가 되며, 경쟁 항공사 대비 신형기 투입 일정을 앞당길 수 있게 된다.

또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CORSIA(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와 각국의 ESG 공시 요구가 강화되는 가운데, 탄소 효율 개선은 항공사 평가·투자 매력도에 직결된다. 업계 분석가들은 “777-9 도입은 친환경 항공 트렌드와 일관된 행보”라고 진단한다.


● 보잉 777-9 프로그램 현황

777X 패밀리(777-8·777-9)는 보잉이 2013년 발표한 차세대 광동체 플랫폼으로, 탄소섬유 복합재 날개GE9X 엔진 등 신기술을 탑재했다. 현재까지 루프트한자·에미레이트·카타르항공 등 10여 개 항공사가 주문했으며, 첫 상업 운항은 2025~2026년 사이가 유력하다.

보잉과 에어버스 간 ‘하이엔드 장거리 시장’ 쟁탈전은 A350-1000, 777-9 중심으로 전개된다. 캐세이퍼시픽의 대규모 추가 주문은 보잉 측에 시장 신뢰를 재확인시켜 주는 요소로 평가된다.


● 용어·배경 해설

▲ 777-9: 보잉 777X 시리즈 중 좌석 400석 내외, 항속거리 7,295해리급 모델이다. ▲ 해리(nautical mile): 위도·경도 1분에 해당하는 길이로, 1해리=1.852km.▲ GE9X: 제너럴일렉트릭(GE) 산하 항공기 엔진 부문이 제작한 세계 최대 추력을 내는 상용기 엔진이다.

항공 수요가 IFR(International Flight Recovery) 추정치보다 빠르게 회복되면서, 아시아 항공사들은 운항 효율·탄소절감·서비스 개선을 목표로 신형기 확보에 적극적이다. 캐세이퍼시픽의 이번 결정은 그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 시장 및 투자 시사점

전문가들은 “777-9가 본격 투입되면 캐세이퍼시픽의 좌석킬로미터당 비용(CASK)은 하락하고, 장거리 노선 수익성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한 배출량 감소 효과로 ETF·연기금 등 ESG 투자자들의 유입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보잉 주가(티커: BA)는 장기 수주 잔고 확대에 따른 실적 가시성이 높아지고, 주당순이익(EPS) 회복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될 전망이다. 반면 에어버스는 A350-1000 추가 파생모델·생산 증대 등 대응 전략이 요구된다.

이처럼 친환경·고효율 기재 도입은 항공사의 비용 절감뿐 아니라 투자·평가 측면에서도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캐세이퍼시픽의 행보는 동남아·대만·일본 주요 항공사에도 ‘탄소 저감+노선 확장’ 공식을 가속화하는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 위 글에 포함된 시황 및 전망은 공시·보도자료를 기반으로 한 일반적 해설이며, 투자 판단의 최종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