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러네이드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빌 폴리 회장이 이끄는 캐나에 홀딩스(Cannae Holdings)를 상대로 이사회 재편을 목표로 한 의결권 대결(proxy fight)에 나설 계획이다.
2025년 10월 2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캐러네이드는 오는 12월 열릴 주주총회에서 신규 사외이사 4명 선임안을 추진하기 위해 위임장 대결 절차를 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FT(파이낸셜 타임스)가 확인한 서한에 따르면 캐러네이드는 캐나에 홀딩스 지분 6.1%*주: 2025년 10월 28일 기준를 보유해 회사 최대 주주 중 하나로 꼽힌다. 해당 서한은 같은 날 다른 주주들에게도 전달될 계획이다.
의결권 대결이란 무엇인가
의결권 대결(proxy fight)은 주주가 위임장(프록시)을 모아 이사회 구성·경영 정책 등에 변화를 꾀하는 주주 행동주의(activism)의 한 형태다. 주주총회 표결을 통해 기존 경영진이 추천한 사외이사 대신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선임하거나, 특정 안건을 통과시키려는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캐러네이드 캐피털은 이번 대결을 통해 이사회 견제 기능 강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서한에는 “현재 이사회의 의사결정 구조가 주주 친화적이지 못하다”는 문제의식과 함께 “독립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신규 사외이사 4인을 선임해야 한다”는 요구가 담겼다.
빌 폴리 회장이 설립하고 이끄는 캐나에 홀딩스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본사를 둔 투자 지주회사다. 폴리 회장은 M&A·스핀오프 전략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투명성과 견제 장치가 충분치 않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같은 의결권 대결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빈번하게 목격되는 트렌드다. 저금리·고주가 환경 이후 기업 가치가 정체되면서, 기관투자자와 사모펀드 등 행동주의 세력은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을 적극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6%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캐러네이드가 실제로 위임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기관투자자 의결권 자문사(ISS·글래스루이스 등)가 캐러네이드 측 손을 들어줄 경우 결과가 빠르게 기울 수 있다.
한편 12월 예정된 주주총회까지 남은 기간은 약 한 달 남짓이다. 캐러네이드는 주주 서한·IR(Investor Relations) 컨퍼런스콜·소셜미디어 캠페인 등 다양한 수단으로 표 결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캐나에 홀딩스 측은 “현재 입장을 검토 중이며 적절한 시점에 밝히겠다”는 짤막한 코멘트 외에 구체적 대응 방안을 공개하지 않았다. 폴리 회장 측은 과거에도 행동주의 투자자와의 분쟁에서 강경 대응에 나선 전력이 있어, 이번 대결 역시 장기전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배경과 향후 관전 포인트
첫째, 이사회 과반수 재편 여부다. 사외이사 4인 선임안이 통과될 경우 기존 10~12석 체제(추정)에서 캐러네이드 측 영향력이 유의미하게 확대될 전망이다.
둘째, 주주총회 직전 자문사 리포트다. ISS·글래스루이스의 권고는 기관투자자 표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셋째, 주가·거래량 변화다. 통상 의결권 대결 이슈는 단기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데, 시장은 “경영 효율성 개선 기대”와 “불확실성 확대” 시나리오를 저울질하게 된다.
넷째, 기존 경영진의 방어 전략이다. 이사회 확대·바이백(자사주 매입)·배당 증액 등 ‘친(親)주주’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있다.
다섯째, 규제 및 법적 쟁점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위임장 관련 규정 위반에 대해 엄격히 대응해온 만큼, 문구·진술의 사실 여부가 중요하다.
이번 분쟁은 결과와 무관하게 미국 기업지배구조 환경에서 행동주의 투자자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알파벳(구글), 디즈니 등 대형 기술·미디어 기업까지 행동주의 표적이 되는 가운데, 중·대형 지주회사인 캐나에 홀딩스도 예외가 아님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 용어 해설
• 행동주의 투자자(Activist Investor) : 지분을 매집한 뒤 경영진에 구조조정·자본 재배치·배당 확대 등을 요구해 주가 상승을 꾀하는 투자자를 의미한다.
• 위임장 대결(Proxy Fight) : 주주가 의결권 위임장을 모아 이사회·주주총회 안건에 사실상 ‘표 대결’을 벌이는 전략이다.
본 기사는 인베스팅닷컴 원문(“Carronade Capital to launch proxy fight against Bill Foley’s Cannae”)을 번역·재구성한 것이며, 내용은 원문의 정보에 기초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