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투자자인 캐러네이드 캐피털 매니지먼트(Carronade Capital Management)가 미국 위성통신 기업 비아샛(Viasat)에 방산 및 첨단기술(Defense and Advanced Technologies·DAT) 사업부 분할을 공식 요구했다. 투자사는 DAT 사업만으로 주당 50달러의 가치가 있으며, 분할 전 주가가 최대 주당 10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25년 7월 31일,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캐러네이드는 최근 공개 서한에서 DAT 부문은 정보보안·사이버방어·우주 임무 시스템 등 핵심 성장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
며, 스핀오프(분할 신설) 또는 기업공개(IPO) 방식을 통해 독립 상장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러네이드는 비아샛 지분 2.6%*를 보유하고 있으며, 비아샛 회사채 3,000만 달러어치도 매입한 상태다. 서한에서 투자사는 분할 완료 전에도 시장이 가치를 재평가해 주가가 50달러에서 많게는 100달러 이상으로 재평가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비아샛 주가는 장중 3.8% 상승해 캐러네이드 주장의 영향을 시사했다.
“DAT의 사업 라인은 급속 성장세를 보이는 핵심 분야에 걸쳐 있으며, 시장점유율 확대로 총 주소가능시장(TAM) 성장률을 상회하는 실적을 내고 있다.” — 캐러네이드 공개 서한 중
비아샛의 현황과 실적
비아샛은 위성통신·인터넷 서비스 기업으로, 사업부는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위성 브로드밴드 등)와 방산·첨단기술(DAT)로 나뉜다. 회사는 2025 회계연도에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부문 매출 33억 달러, 방산 부문 매출 12억 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2026 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에는 방산 부문 매출이 ‘10% 중후반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보보안·사이버방어·우주 및 임무 시스템 세부 분야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가 전망된다.
비아샛 측은 “코멘트를 즉각 제공하기 어렵다”며 로이터의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분할·IPO 용어 해설
• 스핀오프는 기업이 특정 사업부를 물적·인적 분할해 독립 법인으로 만든 뒤 기존 주주에게 신설 법인 지분을 나눠 주는 방식이다.
• IPO(기업공개)는 분할된 사업부가 별도 상장 절차를 거쳐 신규주식을 일반 투자자에게 공모하는 것을 뜻한다. 두 방법 모두 시장의 가치 재평가 효과가 크지만, 규제·공시 비용과 일정 지연 위험이 존재한다.
전문가 분석
월가에서는 방산·우주 통신 시장의 구조적 성장세와 미국 국방예산 증가에 주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아태 지역 긴장 고조로 위성 기반 통신망과 암호화 솔루션의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배경은 비아샛 DAT 사업부의 독립 상장 시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다. 캐러네이드가 제시한 ‘가치 500% 상승’ 전망은 과감해 보이지만, 과거 L3Harris·노스롭그루먼 등 방산 기업 분할 사례를 감안하면 EV/EBITDA 멀티플 확대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분할 추진 과정에서 규제 승인, 국방부(DoD) 계약 재협상, 국제 경쟁법 심사 등 변수가 존재한다. 또한 비아샛은 지난 2023년 위성 발사 실패 여파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전례가 있어, 투자자 신뢰 회복이 필수다. 본격적인 분할 절차로 이어지려면 이사회·다수 주주 동의가 선결 과제다.
시장 참여자들은 캐러네이드의 지분율이 2.6%에 불과하지만, 부채 투자(30백만 달러)와 공개 서한을 통해 여론 형성 및 주가 부양에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향후 지분 매입 확대 및 동조 펀드 유입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향후 일정 및 체크포인트
비아샛은 올해 9월 정기 이사회, 11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관측통들은 분할 계획의 윤곽이 3분기 내 제시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동시에 회사는 Viasat-3 위성 네트워크 완성, 항공·해상 커넥티비티 확장 등 본업 과제도 병행해야 한다.
결국 DAT 분할이 이뤄질 경우, 방위산업과 위성 통신 간 ‘순수플레이’(Pure Play) 가치가 부각되면서 비아샛 지배구조와 자본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캐러네이드가 촉발한 이번 움직임은 글로벌 방산·우주 통신 업계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