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연간 물가상승률이 7월 들어 1.7%연간 기준로 내려앉았다. 이는 6월의 1.9%에서 0.2%포인트 하락한 값으로, 휘발유 가격 급락이 전체 물가를 끌어내린 것이 주된 요인이다.
2025년 8월 1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로이터가 실시한 애널리스트 설문에서 예측된 1.8%를 소폭 하회하며, 월간 기준 CPI 상승률도 전월 0.1%에서 0.3%로 확대됐다.
통계청(Statistics Canada)은 이번 결과가 휘발유 가격이 전년 대비 16.1% 급락한 데 따른 것이며, 지정학적 긴장 완화 및 산유국 증산이 가격 하락을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월간 기준으로도 휘발유 가격은 추가 하락해 물가 전반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탄소세(carbon levy) 면제 조치가 연료 비용을 낮추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앞으로 약 8개월간 CPI 바스켓에 지속적인 하락 압력을 줄 것이다.”
캐나다 정부 관계자의 분석처럼 휘발유 및 난방용 연료가격은 당분간 물가 안정 요인으로 남을 전망이다.
그럼에도 가계 필수 지출 항목인 식료품 가격은 오히려 상승폭이 확대됐다. 식품 가격은 전년 대비 3.3% 뛰며 전월(2.9%)보다 0.4%포인트 빨라졌고, 전체 CPI 바스켓에서 약 17%를 차지해 소비자 체감 물가 상승을 부추겼다.
주거 비용 역시 3.0%전년 대비 상승하며 2024년 2월 이후 처음으로 반등했다. 세부적으로는 천연가스 가격 하락폭 축소와 임대료 5.1% 상승이 주거비 압력을 높였다.
▶ 핵심 물가지표 ‘끈적한’ 흐름 유지
은행권과 중앙은행이 주시하는 근원(core) 지표는 여전히 중앙은행 목표 상단(3%) 언저리에 머물렀다. CPI-미디언은 3.1%로 전월 3.0%에서 0.1%포인트 상승했고, 극단값을 제외한 CPI-트림은 3.0%로 변화가 없었다. 전체 물가바스켓 중 37% 이상이 3%를 상회해, 물가 하방세가 확고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시장에선 9월 17일 금리 인하 가능성을 32%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캐나다 기준금리는 세 차례 연속 2.75%에서 동결된 상태다.
물가 발표 직후 외환·채권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캐나다 달러는 0.11% 하락해 미달러당 1.3817달러(1달러=0.7237미달러)선에서 거래됐고, 2년 만기 국채금리는 0.3bp 내린 2.735%를 기록했다.
▶ 용어 풀이: CPI와 근원 물가
CPI(Consumer Price Index)는 가계가 구입하는 상품·서비스 묶음의 가격 변동률을 측정하는 대표 물가지표다. 반면 근원 물가는 에너지·식품처럼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하거나 조정해 추세적 물가 압력을 파악하려는 지표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CPI-트림·CPI-미디언 등 세 가지 지표를 종합해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 기자 해설 및 전망
휘발유 가격 하락과 탄소세 면제라는 일시적 요인은 물가를 단기간 진정시키고 있다. 그러나 식료품·임대료처럼 구조적으로 상승 압력이 큰 항목이 근원 물가를 3% 안팎으로 고착시키고 있어, 중앙은행의 ‘물가 안정-성장 지원’ 두 마리 토끼 잡기는 녹록지 않다. 최근 캐나다 경기선행지표가 둔화 신호를 보내는 만큼, 4분기 이후 실질소득 위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9월 금리 동결 후 연내 1회 인하가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보이지만, 향후 국제유가와 식료품 가격이 재반등할 경우 통화정책 경로는 다시 복잡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