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6월 무역수지 적자, 59억 캐나다달러로 확대

◆ 6월 캐나다 무역수지 적자, 예상보다 작지만 기록적 수준 유지

캐나다 통계청(Statistics Canada)이 5일(현지시간) 공개한 6월 상품무역(merchandise trade) 통계에 따르면, 캐나다의 무역수지 적자는 59억 캐나다달러(미화 약 42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수입이 일시적인 고가(高價) 석유 장비 도입 영향으로 수출보다 더 빠르게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2025년 8월 5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적자 규모는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두 번째로 큰 수치다. *역대 최대 적자는 2025년 4월 기록한 76억 캐나다달러였다. 이로써 캐나다는 2개월 연속 50억 캐나다달러 이상 적자를 이어가게 됐다.

시장 전망과 비교하면 적자 폭은 다소 작게 나타났다. 로이터가 실시한 애널리스트 설문에서는 63억 캐나다달러 적자를 예상했으나, 실제 값은 이에 못 미쳤다. 5월 수치는 당초 55억 캐나다달러에서 54억 캐나다달러로 소폭 하향 수정됐다.


■ 수입 증가, 일회성 오프쇼어(offshore) 석유 장비가 주도

6월 총수입은 전월 대비 1.4% 증가한 676억 캐나다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통계청은 “미국에서 도입한 해상 석유 프로젝트 모듈”이라는 일회성 고액 품목을 제외하면 수입은 오히려 1.9%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3개월 연속 감소세였던 수입이 이번에 반등한 것은 거의 전적으로 해당 모듈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일회성 품목’이란 정기적으로 거래되지 않는 대규모 설비·장비 거래를 뜻한다. 이번 사례처럼 에너지 플랜트나 대규모 공정 모듈이 한 번에 반입되면 통계에 일시적 왜곡(distortion)이 발생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 수출, 원유 가격 상승 덕에 0.9% 증가…물량은 0.4% 감소

수출은 0.9% 늘어난 617억4,000만 캐나다달러를 기록해 5월(2.0%)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캐나다의 주력 수출품인 WTI^기준 서부캐나다산 원유 단가가 오른 것이 주요 배경이다. 그러나 물량 기준(volume terms)으로는 0.4% 줄어, 가격 효과가 대부분을 설명한다.

또한 대(對)미국 수출은 3.1% 늘어났으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12.5% 감소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부터 자유무역협정(FTA)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25%에서 35%로 인상한 여파다.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 주요 업종에도 개별 관세가 추가로 부과돼 캐나다 수출기업들의 부담이 커졌다.

미국을 제외한 지역으로의 수출은 5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6월에는 4.1% 감소해, 올해 2월 이후 첫 감소세로 전환됐다. 유럽·중동·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수출 다변화를 모색하던 캐나다 기업들이 일부 물류·환율 리스크를 이유로 조정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 통화·채권 시장 반응: 캐나다달러 약세·2년물 금리 소폭 상승

지표 발표 직후 외환시장에서 캐나다달러(CAD)는 미 달러화 대비 0.2% 하락해 1달러당 1.3804캐나다달러(미 달러 1달러=캐나다달러 1.3804)를 기록했다. 이는 72.44미센트에 해당한다. 채권시장에서 2년 만기 캐나다 국채금리는 0.6bp(1bp=0.01%p) 올라 2.703%를 나타냈다.

basis point(bp·베이시스포인트)는 금리 변동 폭을 세밀하게 표시하기 위한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에 해당한다. 금융시장은 미묘한 금리 변화를 bp 단위로 표현해 정책·지표 해석의 정확도를 높인다.


■ 무역적자 장기화 우려…정책 공백 속 리스크 관리가 과제

통계상으로 6월은 일회성 요인으로 과도한 수입이 잡혔지만, 지난 4~6월 세 달 연속 대규모 적자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캐나다 경제 전반의 구조적 불균형이 지적된다. 국내 경제학계는 “대미(對美) 관세 리스크가 상존하는 현 상황에서 수출 기반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고부가가치 제조업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특히 석유·가스·광물 등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캐나다는 국제 가격 변동성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다. 원유 가격이 하락할 경우 무역적자가 더 빠르게 확대될 수 있어, 친환경 에너지·첨단 기술 산업 육성을 통한 수출 포트폴리오 개선이 장기 과제로 거론된다.


■ 추가 용어 설명

Merchandise Trade: 상품(재화)만을 대상으로 한 수출입 통계로, 서비스 무역은 포함되지 않는다. 캐나다는 에너지·농산물·광물·자동차 부문이 비중이 높다.

Offshore Oil Project Module: 해상 유전·가스전 개발에 투입되는 대형 공정 모듈. 크레인·설비·제어실 등이 하나로 통합돼 있어 단일 화물 형태로 운송된다.


이번 보고서 이후 캐나다 정부와 중앙은행(BoC)이 무역 불균형과 경기 둔화 리스크를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향후 지표에서 일회성 요인이 제거될 경우 실질(실제) 수입 흐름과 수출 회복 속도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