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6월 국제무역 지표가 공개되면서 전체 상품무역수지는 적자폭이 확대된 반면, 미국과의 교역 흑자가 증가하며 일부 완충 효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8월 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캐나다의 미국 대상 상품무역 흑자는 39억 캐나다달러(약 5조 7,000억 원)로 전월 36억 달러에서 확대됐다. 같은 기간 대미 수출은 전월 대비 3.1% 증가했고 대미 수입도 2.6% 늘어나 양방향 교역이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
전체 무역수지, 네 달 만에 최대 적자 기록
전체 상품 기준으로는 수출이 0.9% 늘었지만 수입이 1.4% 증가하며 무역적자가 59억 달러로 확대됐다. 이는 5월 55억 달러 적자에서 4억 달러가량 늘어난 수치다. 특히 수입 증가는 20억 달러 규모의 산업용 기계류 단일 대형 선적이 반영된 결과로, 이 일회성 물량을 제외하면 전체 수입은 오히려 1.9% 감소했을 것으로 집계됐다.
“표면상 양방향 교역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세부적으로는 수입이 단일 대형 선적에 과장됐고 수출은 에너지 가격 상승에 의존했다.” — CIBC 수석 이코노미스트 앤드루 그랜덤
에너지·농산물이 수출 견인
6월 수출에서 가장 큰 몫을 차지한 품목은 에너지 제품으로 전월 대비 3.8% 증가했다. 특히 원유와 정제 석유제품※이 두드러졌으며,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가 상승한 것이 단가와 수출금액 모두를 끌어올렸다. 캐나다가 미국으로 보낸 디젤 선적이 크게 늘어난 점도 주목된다.
한편 농·수산·식품 분야 수출은 6.7% 급증했다. 생동물 수출이 41.6% 뛰었고, 카놀라·곡물 등 농산물 역시 미국과 중국 수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호조를 보였다.
제조업 부진이 드러난 자동차·부품
그러나 승용차·경트럭을 포함한 자동차 및 부품 수출은 4.2% 감소하며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소비재와 의약품 수입도 줄어드는 등 내수와 제조업 전반의 불확실성이 확인됐다.
미국 외 지역과의 교역 둔화
미국 외 국가로의 수출은 4.1% 감소해 5월의 강세를 반납했다. 이에 따라 비(非)미국 시장 대상 무역적자는 98억 달러로 확대되며 전체 수지를 압박했다.
전문가 진단 및 향후 전망
캐나다의 대표 투자은행 CIBC의 그랜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무역정책 및 관세 불확실성이 교역 규모를 과거보다 낮은 수준에 머무르게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향후 수개월간 교역 흐름이 안정될 수 있지만, 이미 위축된 실질 교역량이 빠르게 회복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시장 전문가들은 고유가 국면에서 에너지 부문이 버팀목 역할을 하겠지만, 고금리·둔화된 글로벌 수요가 제조업 재고 순환과 설비 투자에 부담을 줄 가능성을 지적한다. 특히 북미 공급망 재편 속에서 전기차·배터리 등 미래 제조업 분야 지원책이 강화되지 않을 경우 자동차 수출 부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용어 해설※
정제 석유제품은 원유를 정제해 만들어지는 가솔린·디젤·등유 등을 통칭한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 제품 단가가 동반 상승해 수출금액이 증가하는 구조다. 산업용 기계류는 건설·에너지 플랜트에 투입되는 대형 설비를 포괄하며, 선적 단가가 수억 달러에 이르기도 해 통계에 일시적 왜곡을 초래한다.
종합 평가
캐나다 6월 무역 데이터는 에너지·농산물이 주도한 회복세와 제조업 둔화라는 이중적 신호가 교차했다. 대미(對美) 흑자가 확대됐음에도 전체 적자가 커진 것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공급망 변동성이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캐나다 정부와 업계가 고부가가치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지 못한다면, 에너지 가격이 조정 국면에 들어설 때 무역수지 개선세가 급격히 약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