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중앙은행(Bank of Canada·BoC)이 2025년과 2026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낮추며 향후 경기 둔화 가능성을 경고했다.
2025년 성장률 전망은 종전 1.8%에서 1.2%로, 2026년 전망은 1.8%에서 1.1%로 각각 0.6%p·0.7%p 축소됐다. 중앙은행은 2027년에야 1.6%로 일부 회복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2025년 10월 29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BoC는 분기별 통화정책 보고서(Quarterly Monetary Policy Report)에서 “미국의 관세 정책 강화와 무역 불확실성이 캐나다의 잠재성장률과 수요 모두에 부정적인 충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1월 보고서 대비 하향 조정 폭의 절반가량은 관세(tariffs)와 정책 불확실성이 잠재GDP(Potential Output)에 끼친 영향 때문이며, 나머지 절반은 미국 보호무역 기조가 초래한 수요 위축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 물가 전망도 동반 하락
BoC는 2025년 평균 물가상승률을 2.3%에서 2.0%로 낮춰잡았다. 2026년과 2027년에는 2.1%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해, 목표치(2%)와 유사한 흐름을 내다봤다.
중앙은행은 “경기 둔화에 따라 수요 압력이 완화되면서, 인플레이션은 중기적으로 통제 가능 범위 내에 머물 것“이라고 덧붙였다.
■ 주요 개념 해설
● 잠재GDP(Potential Output): 한 경제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을 의미한다.
● 관세(Tariff): 특정 상품의 수입·수출 시 부과되는 세금으로, 보호무역을 위해 활용된다. 관세가 높아지면 교역량이 감소하고 성장률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일반 독자들을 위해 덧붙이자면, BoC가 언급한 “잠재성장률 감소”란 기업 투자가 관세와 불확실성 때문에 위축돼 생산 설비 확충이 지연되고, 고용 및 임금도 함께 둔화될 위험을 가리킨다. 이는 단순히 현재 성장률이 아닌 향후 경제 체력 자체가 약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 전망과 시사점
첫째, 성장률 하향 조정이 연속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은 캐나다 경제가 보호무역 심화에 구조적으로 노출돼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대미(對美) 교역 의존도가 높은 만큼, 향후 미국 행정부의 통상 기조 변화가 캐나다의 정책 방향에 결정적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물가 안정이 예상보다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은 BoC가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여지를 넓힐 수 있다. 다만 성장률이 1%대 초반으로 둔화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만으로 성장세를 복원하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셋째, 2027년 회복 전망(1.6%)도 팬데믹 이전(평균 2%대 중후반)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이는 캐나다뿐 아니라 세계 교역 패러다임이 보다 폐쇄적인 방향으로 이동하는 구조적 전환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BoC는 보고서 말미에 “경제가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 정책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되,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와 시장 다변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BoC의 성장·물가 전망 하향이 연내 추가 금리 동결 또는 완만한 인하의 근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대선 이후 통상정책의 향배가 캐나다 경제에 또 한 차례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