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와, 10월 29일(현지시간) — 캐나다 중앙은행(Bank of Canada, BoC)은 29일 티프 맥클렘(Tiff Macklem) 총재 명의의 성명문을 배포하며 추가 금리 인하 결정을 공식화했다.
2025년 10월 29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맥클렘 총재는 수석부총재 캐럴린 로저스(Carolyn Rogers)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통화정책 결정의 배경과 전망을 설명했다.
“오늘 정책금리를 25bp(basis points, 0.25%포인트) 추가 인하해 2.25%※로 조정했다. 이는 두 회의 연속 인하이며, 경기 둔화와 완화된 물가 압력을 반영한 조치다.”
※ 용어 설명 — 정책금리(policy rate)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 간 초단기 자금 거래에 적용하는 기준금리를 의미한다. bp(베이시스 포인트)는 1bp=0.01%포인트로, 금리 변동 폭을 정밀하게 표현할 때 사용된다.
총재는 발표문에서 네 가지 핵심 메시지를 제시했다. 첫째, 미국의 관세와 무역 불확실성이 캐나다 경제를 약화시키고 있어 올해 남은 기간에는 “매우 완만한 성장”만이 예상되며, 2026년경에야 일부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둘째, 이 같은 경기 부진이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동시에 무역 분쟁으로 기업의 비용 부담을 높여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도 유발하고 있어, 양 방향의 힘이 대체로 상쇄돼 2% 물가 목표에 근접한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셋째, 중앙은행은 지난해 초부터 총 100bp를 인하했으며, 최근 두 번의 회의에서만 50bp를 낮춰 통화 완화 기조를 강화해 왔다. 이는 구조적 전환기에 접어든 국내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넷째, 총재는 이번 침체가 단순한 경기 순환(cyclical)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structural) 변화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의 무역마찰로 생산능력이 훼손되고 비용이 상승해 통화정책만으로는 수요를 부양하면서도 물가안정을 동시에 달성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BoC는 무역 분쟁 이후 처음으로 대안 시나리오가 아닌 단일 ‘기준 전망치’(baseline outlook)를 제시했다.
“관세 부과 후 6개월이 지났고, 미국 통상 정책은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경제적 영향은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맥클렘 총재에 따르면 캐나다 2분기 GDP는 –1.6% 역성장했으며, 자동차·철강·알루미늄·목재 등 관세 영향이 큰 업종에서 타격이 집중됐다. 같은 기간 가계 소비와 주택 투자는 견조했으나, 노동시장은 약세가 이어져 7~8월 대규모 고용 감소 이후 9월에야 소폭 회복됐다. 9월 실업률은 7.1%로 전월과 동일했으며 임금 상승세도 둔화됐다.
BoC는 하반기 성장률이 평균 0.75%에 그쳤다가 2026년 분기별로 점차 개선돼 2027년에는 1.5%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전체 GDP 경로는 무역갈등 이전 전망치보다 2026년 말 기준 약 1.5% 낮다고 평가했다. 이 가운데 절반은 생산능력 훼손, 나머지 절반은 수요 위축이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물가 측면에서 9월 CPI는 2.4%로 예상치를 소폭 상회했다. BoC가 선호하는 근원 물가지표는 3% 부근에서 ‘끈적거리며’ 움직였으나 상승 모멘텀은 둔화되고 있다. 중앙은행은 향후 물가 압력이 점차 완화돼 예측 기간 동안 2% 목표 근처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총재는 “전망이 MPR(통화정책보고서)에 제시된 경로대로 진전된다면 현재의 2.25% 정책금리는 물가를 2%에 근접하게 유지하면서 구조 전환기에 놓인 경제를 지원하기에 적절하다”고 밝혔다. 이어 “전망이 변경될 경우 적시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 무역 정책의 변동성이 여전해 예측 범위가 평소보다 넓다”며 “전망에 대해 겸손(humble)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말 사이 터진 돌발적 관세 관련 소식이 이런 불확실성을 상기시켰다고 언급했다.
맥클렘 총재는 “관세 충격은 통화정책으로 완전히 상쇄될 수 없다”고 밝혔다. 무역마찰이 심화될수록 비용이 상승하고 소득이 감소해 경제 효율성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그는 “통화정책은 물가가 안정된 범위 내에서 경제 조정(adjustment)을 지원할 수 있지만, ‘관세 이전 성장 궤도’를 복원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글로벌 혼란기에도 국민이 물가안정에 대한 확신을 유지하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맥클렘 총재는 이렇게 마무리하며 로저스 수석부총재와 함께 기자들의 질의응답에 나섰다.
(기사 작성: 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