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전환
캐나다 중앙은행(BoC·Bank of Canada)이 25bp(basis point, 1bp=0.01%p) 인하를 단행하며 정책금리를 2.5%로 조정했다. 이번 인하는 2025년 3월 이후 처음 이뤄진 금리 변동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글로벌 무역 환경 속에서 경제‧물가 리스크를 균형 있게 관리하려는 의도가 담겼다.
2025년 9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티프 맥클렘(Tiff Macklem) 총재는 수도 오타와(Ottawa)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완화 조짐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며 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캐럴린 로저스(Carolyn Rogers) 수석 부총재 역시 배석해 통화정책 위원회(Governing Council)의 만장일치 결정임을 강조했다.
1. 인하 배경: ‘세 가지 변화’
맥클렘 총재는 “7월 결정 이후 세 가지 주요 변화가 위험의 균형을 바꿨다”고 말했다.
① 국내 노동시장 추가 약화, ② 근원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③ 대(對)미 보복관세 대부분 철폐로 인플레 상방 위험 축소
그는 “경제는 여전히 불확실성의 늪에 있지만, 성장 둔화 속에 물가 상방 압력이 줄어든 만큼 정책금리를 내리는 것이 더 균형 잡힌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2. 글로벌·국내 경제 상황 점검
글로벌 측면에서 미국 소비자 신중 모드, 고용 증가세 둔화, 그리고 관세 비용 전가에 따른 미국물가 상승 등이 확인됐다고 했다. 중국은 상반기 GDP가 예상보다 견고했으나 투자 위축 탓에 최근 들어 성장세가 다시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국내에서는 2분기 실질 GDP가 –1.6%로 위축됐다. 1분기 ‘선(先)출하 효과’의 역기저뿐 아니라 대미(對美) 수출 부진, 그리고 자동차·철강·알루미늄 산업에 집중된 관세 충격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3. 관세·무역 불확실성의 파급
중국 측은 카놀라·돼지고기·해산물에 대해, 미국은 구리·제재목 등 원자재 품목에 대해 관세를 높이면서 캐나다 공급망 전반에 부담이 더해졌다. 이에 따라 기업 투자 역시 2분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맥클렘 총재는 “많은 기업들이 투자 계획을 연기했다”며 보수적 경영기조를 전했다.
다만 2분기 소비와 주택 거래는 예상보다 탄력적이었다. 그러나 인구 증가세 둔화와 고용시장 약화가 향후 소비를 제약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4. 고용·물가 지표 상세
실업률은 최근 7.1%로 상승했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부문에서 대규모 감원이 발생했고, 다른 부문에서도 채용 계획을 축소하면서 임금 상승률이 계속 둔화되는 모습이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8월 1.9%로 7월 당시와 동일하다. ※세금 제외 기준 2.4%였으며, 중앙은행 선호지표인 코어 인플레이션은 최근 3%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월별 흐름은 무역충격 초기의 상승 모멘텀이 소멸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가 대미 보복관세 대부분을 철회하면서 수입물가 상방 압력도 완화됐다. 그러나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발생할 비용 전가의 규모·속도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점을 총재는 인정했다.
5. 향후 정책 방향
맥클렘 총재는 “단기적인(Shorter-horizon) 데이터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투자·고용·소비 흐름, 관세비용의 가격 전가 정도, 기대인플레이션 변동을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세계적 격변기에도 캐나다 국민이 물가안정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도록 하겠다”며, 필요한 경우 추가 대응 의지를 내비쳤다.
6. 핵심 용어 해설
정책금리(Policy Rate)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적용하는 단기 기준금리다. 해당 금리는 예금금리·대출금리·채권수익률 등 금융 전반에 영향을 미쳐 경기 조절의 핵심 수단이 된다.
베이시스 포인트(bps)는 금리 변동 단위를 세분화한 표현으로, 1bp=0.01%p다. 이번 25bp 인하는 즉, 0.25%p 인하와 동일하다.
CPI(Consumer Price Index)는 소비자가 구매하는 상품·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한 지표로, 일반적인 물가 수준을 나타낸다. 코어 CPI는 일시적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 등을 제외해 추세적 물가를 파악하는 데 사용된다.
7. 기자 해설 및 전망
이번 결정을 통해 캐나다 중앙은행은 선제적 완화로 외부 충격을 완화하고자 했다. 다만 미국·중국 간 무역전선이 다시 악화될 경우, 향후 추가 완화 카드가 소진될 가능성도 있다. 미 연준(Fed) 역시 관세·성장 변수에 따라 노출돼 있어 양국 통화정책이 얼마나 동조화될지 주목된다.
금리 인하가 주택시장과 가계부채에 미칠 영향, 그리고 원자재 중심 산업의 경쟁력 회복 여부가 중기적으로 캐나다 경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맥클렘 총재와 로저스 수석 부총재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질문을 받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