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와 발(Reuters) — 티프 맥클럼(Tiff Macklem) 캐나다 중앙은행(BoC) 총재는 17일(현지시간) “이달 말 통화정책 회의에서 위험 관리에 한층 무게를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동시에 “전망을 보다 선제적으로 제시해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2025년 10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맥클럼 총재는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우리의 경제 전망이 겸손해야 함을 잘 알고 있다”면서 “예측의 한계를 인정하고 다양한 리스크 시나리오에 더욱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looking guidance)’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이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나 경기 전망에 대해 사전에 방향성을 제시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전략이다. 맥클럼 총재는 “1높아진 불확실성
속에서 새로운 기준 전망(base-case projection)을 토대로 경제·물가 경로를 다시 제시하겠다”고 설명했다.
■ 64% 확률로 ‘25bp 추가 인하’ 전망
금융시장에서는 BoC가 10월 29일 기준금리를 25bp(0.25%포인트) 낮출 가능성을 64%로 반영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에도 BoC는 금리를 3개월 연속 25bp씩 인하해 현재 기준금리는 2.50%다. 시장이 예상하는 대로 이번에도 내려가면 2.25%까지 떨어지게 된다.
이번 결정 전까지 BoC는 두 가지 핵심 데이터를 추가로 받게 된다.
• 10월 20일 기업·소비자 서베이(Business & Consumer Outlook Survey)
• 10월 21일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서베이는 기업의 투자·고용 계획, 가계의 물가 기대 등을 담고 있어 인플레이션 전망을 가늠할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 2분기 연율 ‑1.6%…성장세는 ‘부진하지만 회복 조짐’
맥클럼 총재는 “2분기에 -1.6%의 연율 성장률을 기록한 뒤, 3분기에는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고 밝혔지만, 잠재성장률(BoC 추정치 약 2%)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산출갭(output gap)이 계속 열려 있어 물가 압력이 둔화된다면 추가 부양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 IMF·G7 회의에서 ‘글로벌 불균형 확대’ 경계
그는 워싱턴에서 열린 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IMF 회의에 참석했다. 맥클럼 총재는 “글로벌 불균형이 다시 커지고 있으며, 이는 무역 갈등 악화 및 금융안정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며 “IMF가 불균형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 용어 풀이 및 맥락 해설
산출갭(Output Gap)은 실제 GDP가 잠재 GDP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플러스면 경기 과열, 마이너스면 경기 침체를 의미한다. BoC가 이 지표를 주목하는 이유는 산출갭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늠할 핵심 지표이기 때문이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중앙은행이 미래 정책경로에 대한 신호를 미리 줌으로써 시장 참여자의 기대를 안정시키는 수단이다. 한국은행을 포함한 주요 중앙은행들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 기자 해설: ‘데이터 의존’ vs ‘선제적 대응’의 균형
맥클럼 총재의 발언에서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겸손한 전망”과 “위험 중심 접근”을 동시에 언급했다는 점이다. 이는 BoC가 시장에 지나친 확신을 심어주기보다 다양한 시나리오를 논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편으로는 포워드 가이던스 강화를 예고해 정책 신뢰도를 유지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최근 캐나다 경제는 원자재 가격 둔화, 주택시장 조정, 미국·중국 간 무역 갈등 등의 복합 충격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BoC가 금리 인하를 단행하더라도 실물경제 반등에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BoC 목표(2%)에 근접해 있고 고용지표도 아직 양호한 만큼, 무제한적 완화보다는 “점진적·조건부” 완화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 향후 체크 포인트
첫째, 9월 CPI가 BoC 목표치보다 크게 하락할 경우 금리 인하 기대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 둘째, 기업 설문에서 투자 심리 위축이 뚜렷하게 확인되면 BoC는 성장률 전망을 추가로 낮출 가능성이 있다. 셋째, IMF가 지적한 ‘글로벌 불균형’이 현실화돼 상품수요가 둔화될 경우, 자원 의존도가 높은 캐나다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10월 29일 기준금리 결정은 캐나다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자에게도 중요한 이벤트다. 시장은 BoC의 “위험 인식”과 “선제적 가이던스” 간 균형이 어떻게 구현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