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중앙은행, 기준금리 2.75% 동결…“관세가 경제 효율성 저해” 경고

토론토캐나다 중앙은행(Bank of Canada, BoC)이 2.75%의 기준금리를 유지하며 통화정책을 동결했다. 이에 따라 시장이 주목했던 추가 인상 가능성은 일단 보류됐다.

2025년 7월 30일, 로이터(Reuters) 통신 보도에 따르면 티프 매클럼(Tiff Macklem) 총재와 캐럴린 로저스(Carolyn Rogers) 수석 부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경기·물가·관세 리스크에 대한 복합적 시각을 제시했다.

이번 결정의 핵심 배경은 관세 정책이 초래할 구조적 비용근원물가(Core Inflation) 재상승이다. BoC는 성장 둔화 국면에서 물가 압력의 재점화를 경계하며, 가계·기업 심리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1. 관세가 경제에 미치는 장기 충격

관세가 부과되면 경제는 덜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소득이 줄어들고 소비도 감소한다. 결국 성장세는 재개되더라도 영구적으로 낮은 궤도를 걷게 된다. 관세가 철회되지 않는 한, 이는 구조적 손실로 남는다.” — 티프 매클럼 총재

총재 발언은 장기적으로 GDP 잠재성장률을 깎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미국·중국 간 무역 분쟁의 ‘파급 관세’가 캐나다 수출입망에 주는 간접 충격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2. “관세 문제가 인플레이션 문제로 번지지 않게 하겠다”

“최근 몇 년은 캐나다 국민이 인플레이션을 얼마나 싫어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우리는 경제 혼란기에 완충 역할을 하되, 관세발 가격 상승이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조치할 것” — 매클럼 총재

이는 관세로 인해 수입물가가 오르더라도 정책금리를 통해 총수요를 조절해 2% 물가목표를 방어하겠다는 의미다.


3. 불확실성(Uncertainty)·시나리오 접근법

“전례 없이 높은 불확실성 탓에 단일 전망만으론 부족하다.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 이유다. 정책 논의 시 단일 예측이 아닌 위험 범위(risk range)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 — 매클럼 총재

BoC는 기준 시나리오(완만한 성장·안정적 물가), 상방 시나리오(관세 완화·교역 회복), 하방 시나리오(관세 확대·성장 급락)를 내부적으로 설정해 정책 유연성을 확보했다.


4. 향후 금리결정: “한 번에 한 걸음씩”

“미래 결정은 미래 데이터에 달려 있다. 상황 변화가 크지 않은 만큼 점진적·경계적 접근을 지속한다.” — 매클럼 총재

시장에서는 BoC가 ‘데이터 디펜던트(data-dependent)’ 전략으로 전환했으며, 핵심 지표가 크게 악화될 때만 추가 완화에 나설 것으로 본다.


5. 근원물가(Core Measures)의 재상승

“Trim mean·Trim median 등 핵심지표가 3% 수준으로 높아졌다. 폭넓은 지표도 상승했다. 이는 우리의 경계를 자극하고 있다.” — 매클럼 총재

BoC가 중시하는 ‘트림 평균(통계적 이상치 제거 평균)’과 ‘트림 중앙값’은 일종의 기저물가다. 물가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해 정책 판단의 핵으로 활용된다.


6. 근원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요인

“캐나다달러 반등, 임금 상승률 둔화, 초과공급(over-supply) 진입, 2분기 경기수축 가능성 등이 물가 하방 압력을 형성할 것.” — 매클럼 총재

실제 지난 분기 캐나다 GDP는 역성장을 기록했으며, 노동시장은 완전고용 국면에서 점차 냉각되는 조짐을 보인다.


용어 해설
관세(Tariff): 국가가 수입 상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보호무역 수단이자 재정 수입원이다. 가격 상승→수요 감소→효율성 저하라는 경제적 부작용이 동반된다.
근원물가(Core Inflation): 일시적 변동 요인을 제외한 기조적 물가상승률.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핵심 판단 기준이 된다.


기자 해설·전망

물가·성장·고용의 3대 지표가 엇갈리는 ‘정책 딜레마’ 국면에서 BoC가 금리를 고수한 것은 데이터 불확실성이 근거다. 특히 미국·유럽 중앙은행이 긴축을 멈추고 관망 모드에 접어든 만큼, 캐나다 역시 글로벌 통화정책 공조 흐름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

향후 주목할 이벤트는 8월 고용보고서와 9월 소비자물가지수다. 이들 수치가 목표치(2%)에 근접하거나 실질 GDP가 추가 역성장을 보인다면, BoC가 연말경 선제적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낼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관세가 확대돼 수입물가가 재차 뛰면 BoC는 유동성 흡수 혹은 구두 개입으로 시장 기대를 조정할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금리 동결“은 정책 여지를 남겨 둔 전략적 일시 정지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