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와발— 캐나다 중앙은행(Bank of Canada·BoC)이 29일(현지시간) 정책금리인 기준 오버나이트 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2.25%로 조정했다.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결정이며, 중앙은행은 추가 인하가 당분간 없을 수 있다는 신호를 분명히 했다.
2025년 10월 29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금리 인하는 두 회의 연속 단행된 결정으로, 2022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티프 맥클럼(Tiff Macklem)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수요 위축과 비용 상승 사이에서 정책적 균형을 찾았다’고 강조했다.
이번 25bp(0.25%p) 인하 조치와 함께, BoC는 ‘물가와 성장 전망이 10월 전망치와 대체로 일치할 경우 현재 금리 수준이 적정하다’고 명시해 사실상 금리 인하 사이클의 종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앙은행은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을 목표 범위(1~3%)의 중간값인 2% 근처에 고정하면서도, 대외 충격에 흔들리는 실물경제를 지원해야 하는 복합 과제를 안고 있다.
경제 전망 조정*2025년 10월 기준
BoC는 올해 1월 보고서에서 2025·2026년 성장률을 각각 1.8%로 예상했으나, 미국 보호무역 기조를 감안해 2025년 1.2%, 2026년 1.1%로 하향 조정했다. 2027년에는 1.6%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역 전쟁은 수요를 둔화시키는 동시에 기업 비용을 높이고 있다. 상반되는 두 힘이 상쇄될 것이라는 판단이지만, 예측 오차가 크므로 겸손한 접근이 필요하다.” — 티프 맥클럼 총재
통계청 확정치에 따르면 캐나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분기에 -1.6%(연율 기준) 감소했으며, 3분기 역시 간신히 마이너스를 피할 전망이다. BoC는 3분기 연율 0.5%, 4분기 1.0% 성장으로 소폭 반등하리라 예측했다.
“캐나다 경제의 약세는 단순한 경기적 둔화(cyclical downturn)가 아니라 구조적 전환(structural transition)이라는 점이 문제”라고 맥클럼 총재는 부연했다. 구조적 전환이란 산업·무역 지형 자체가 변화해 통화정책만으로 수요를 자극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물가 전망 및 통화정책 유연성
BoC는 연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 안팎에 머물 것으로 봤다. 2026년 예상치는 2.1%다. 중앙은행은 “미국 통상 정책의 불확실성 탓에 결과 범위가 평소보다 넓다”며, 필요 시 정책 조정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환율·시장 반응 — 발표 이후 캐나다 달러는 미 달러 대비 0.22% 상승한 1달러당 1.3915캐나다달러(미화 0.7186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파생상품 시장은 내년 3월 이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거의 반영하지 않는 모습이다.
용어 풀이
오버나이트 금리(Overnight Rate)는 시중은행들이 초단기(하루)로 자금을 빌리고 빌려주는 금리로, 중앙은행이 유동성 조절을 위해 설정한다. 한국의 ‘기준금리’와 유사한 정책 지표다.
베이시스포인트(bp)는 금리의 0.01%포인트를 의미하며, 25bp는 0.25%포인트에 해당한다.
기자 관전평·전문가 시각
통화정책의 최종금리(terminal rate)가 2.25% 근방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재정·무역정책이 경기 변동을 주도하는 국면에서, 단순 금리 인하만으로는 경기 부양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부동산·가계부채 비중이 큰 캐나다 특성상 낮은 금리가 소비 회복으로 연결되지 않을 경우, 정책당국은 대출 규제 완화 또는 목표 보조금(Marketed Subsidy) 등 비전통적 정책 수단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캐나다 달러 약세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성장 둔화 속 물가 안정’이라는 어려운 목표 조합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BoC의 신중 기조와 성장률 하향 조정에 따라, 채권 장기 듀레이션 포트폴리오 혹은 방어적 배당주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캐나다 중앙은행의 이번 결정은 ‘현 수준 유지, 향후 데이터·정책 환경에 따라 유연 대응’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데이터 디펜던트(data-dependent)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