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의류업체 길단, 한스브랜즈 인수 협상…기업가치 약 50억 달러

길단 액티브웨어(Gildan Activewear Inc.)미국 언더웨어 제조사 한스브랜즈(Hanesbrands Inc.)를 인수하기 위해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전 세계 이너웨어 시장의 지형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2025년 8월 1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길단과 한스브랜즈 간 인수 조건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으며, 내부 소식통은

“이번 주 안에 최종 합의가 나올 수도 있지만 아직 서명까지는 이르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스브랜즈의 기업가치(Enterprise Value)1를 약 50억 달러(약 6조6,000억 원)로 평가하며, 양사 간 거래 금액 역시 이 수준에서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1기업가치란 시가총액에 순부채를 더해 산출하는 지표로, 인수·합병 시 가장 많이 활용된다.


실적 대비 극명한 주가 흐름

길단은 2025년 2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과 순이익을 기록하며 토론토 증권거래소(TSX)에서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한스브랜즈는 동기간 주가가 40% 가까이 하락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는 소매 파트너들의 재고 조정과 매출 둔화,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 도입된 관세 정책으로 인한 원가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 관세는 많은 미국 의류기업에 ‘원재료·완제품 원가 상승’이라는 리스크를 부과했다. 한스브랜즈는 제조 거점을 아시아에 두고 있어 비용 압박이 더 심했다. 2관세란 특정 국가로부터 수입되는 제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보호무역의 대표적 정책 수단이다.


거래 배경과 시너지 전망

업계 전문가들은 길단의 공격적 M&A를 “규모의 경제 확대”와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해석한다. 길단은 티셔츠·스포츠웨어에 강점을 지니지만, 언더웨어 부문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반면 한스브랜즈는 ‘헤인즈(Hanes)’ ‘챔피언(Champion)’ 등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보유하고 있어 시장점유율과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 상당한 보완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전자상거래(E-commerce) 채널 강화가 양사 모두의 성장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길단이 보유한 글로벌 유통 인프라와 한스브랜즈의 브랜드력·제품 라인이 결합될 경우, 북미뿐 아니라 유럽·아시아 시장 확장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길단은 원가 경쟁력과 생산 효율성을, 한스브랜즈는 브랜드 가치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가 결합하면 수익성 향상 효과가 클 것”

이라는 증권업계 분석이 나온다.


향후 절차와 리스크

거래가 최종 확정되기 위해서는 주주총회 승인, 규제 당국 심사, 계약서 서명 등 여러 절차가 남아 있다. 특히 미국·캐나다 양국의 공정거래위원회(FTC·Competition Bureau) 심사에서 시장 독점 여부가 검토될 전망이다. 아울러 한스브랜즈가 안고 있는 부채 규모와 재고 부담도 실사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협상이 결렬될 경우, 한스브랜즈는 실적 부진에 따른 주가 하락 압박이 더 커질 수 있다. 반면 길단은 단기간 ‘주가 상승 모멘텀’에 제동이 걸릴 수 있지만, 건전한 재무구조와 고성장 기조로 단독 성장 전략을 이어갈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시장·투자자 관전 포인트

첫째, 밸류에이션(valuation) 재조정이다. 50억 달러라는 기업가치는 한스브랜즈의 시가총액 대비 프리미엄이 포함된 수준으로, 프리미엄 규모와 구조가 향후 패션·의류 업계 M&A 시장의 벤치마크가 될 수 있다.

둘째, 원가 구조 개선 여부다. 관세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생산 기지를 멕시코·중남미 등지로 재배치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는 생산 리쇼어링(Reshoring)·니어쇼어링(Nearshoring) 트렌드와 맞물려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셋째, 브랜드 전략 통합이다. 이미 글로벌 무대에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챔피언’ 브랜드를 어떻게 재배열할지가 성공 관건으로 꼽힌다. 브랜드 중복 해소, 광고비 절감, 크로스셀링 전략 등 구체적인 플랜이 발표되면 투자 판단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전문가 의견

토론토 소재 투자은행의 섹터 애널리스트는 “이번 거래는 캐나다와 미국 양국 의류 산업 구조조정의 서막이 될 수 있다”면서, “패스트패션의 공세와 소비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대규모 인수합병을 통한 효율성 제고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가치와 생산 효율은 별개의 영역이지만, M&A를 통해 두 역량이 결합하면 시장 지배력이 배가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망

협상이 예상대로 이번 주 내 마무리될 경우, 연내 클로징(거래 종결)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글로벌 의류·언더웨어 시장에서는 ‘몸값 재평가’ 움직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다만, 변동성이 큰 의류 업종 특성상 소비심리 회복 지연, 환율 변동 등 경기 민감 요인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들은 향후 발표될 실사 결과, 주주 승인 일정, 규제 당국 심사 속도 등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

*본 기사는 원문에 기반한 번역·해설 기사로, 모든 숫자와 고유명사는 원문 그대로 유지하였으며 해석의 편의를 위해 추가 설명과 업계 전망을 포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