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구스, 매출 급증에도 예상보다 큰 손실…확장 비용·마케팅 부담 가중

럭셔리 파카 브랜드 캐나다구스(Canada Goose Holdings Inc.)가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큰 조정손실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아냈다. 고급 패딩·후디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한 공격적 마케팅과 글로벌 매장 확장에 따른 비용 증가가 수익성을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2025년 7월 3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구스는 2025회계연도 1분기(4~6월) 조정 기준 주당순손실이 91캐나다센트로 집계돼 애널리스트 예상치(88센트 손실)를 소폭 상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캐나다달러(C$) 1억 780만 달러(미화 약 7,786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4% 증가하며 LSEG 집계 시장 컨센서스(C$9,280만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확장 전략의 양면성
회사는 올해 들어 프랑스 출신 패션 디자이너 하이더 아커만(Haider Ackermann)과의 협업, 신규 패션 라인의 출시 등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젊고 트렌디하게 재구성하는 데 주력했다. 이른바 ‘패션 포워드’ 전략은 소비자 관심을 끌어 구매 전환율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동시에 매장 인테리어·재고·인력 확보 등 초기 투자비가 손익계산서 상에 반영되면서 당기 손실 폭을 키운 요인으로 작용했다.

제품군 다변화
캐나다구스는 기존 다운 파카 외에도 선글라스·방수 레인웨어·여름용 캐주얼 의류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파카는 겨울철 두툼한 충전재가 들어간 긴 점퍼를 의미하며, 북미·유럽 등 한랭 지역에서 기후 변화를 대비한 프리미엄 아우터로 인기를 끌어왔다. Puffer Jacket(퍼퍼 재킷)은 가벼운 구스다운 충전재를 다이아몬드 혹은 수평 퀼팅으로 봉제한 부피감 있는 점퍼를 지칭한다.

“캐나다구스의 최신 전략은 전 세계 소비자의 감성에 확실히 포착됐다. 이는 장기적 성장 잠재력을 뒷받침하는 긍정적 신호”Sky Canaves, eMarketer 애널리스트

주요 시장별 성과
미국 시장(총매출의 약 25%)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4% 급증했다. 중국 본토·홍콩·마카오 등을 포함한 광둥권(Greater China) 매출 역시 18.7% 늘어나며 ‘럭셔리 리테일 둔화’ 우려 속에서도 선방했다.

경쟁사 동향과 비교
동종 업계에서는 이탈리아 프라다 그룹이 미우미우(Miu Miu) 브랜드 호조로 실적 탄력을 받은 반면, 구찌 모회사 케어링(Kering)과 프랑스 명품 공룡 LVMH는 소비 위축 영향을 직격탄으로 맞았다. 캐나다구스가 고가 외투라는 틈새 카테고리에 집중해 가격 탄력성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관세 리스크 완화
회사는 5월 실적 발표 때 2026회계연도 가이던스를 관세 불확실성을 이유로 철회했으나, ‘미국·멕시코·캐나다(USMCA) 무역협정’에 따라 자국(캐나다)에서 생산한 제품(전체 생산량의 75%)은 대미 수출 관세가 면제돼 리스크를 상당 부분 흡수했다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집중
최고운영책임자(COO) 베스 클라이머(Beth Clymer)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신규 매장 추가 출점을 계획 중이며, 매장 직원 채용·교육은 장기적으로 매출 드라이빙 투자인 동시에 고객 경험 향상 요소로 간주한다”고 강조했다.

손익 요약
회계 기준(Non‐IFRS) 조정손실은 주당 91센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 70센트에서 확대됐다. 이는 봄·여름 시즌 컬렉션(SS25)과 ‘스노우구스(Snow Goose)’ 캠페인에 투입된 마케팅비가 반영된 결과다. 손실 폭 확대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발표 직후 약 3% 하락하는 데 그쳤다.

한편, 7월 31일 장 마감 환율은 1미달러당 1.3846캐나다달러로 고시됐다. 이는 해외 매출을 미달러 기준으로 공시하는 기업의 경우 환산 효과를 감안해야 한다는 의미다.


용어·배경 해설
Haider Ackermann은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콜롬비아계 디자이너로, 독특한 실루엣과 젠더리스 감성으로 유명하다. 미우미우는 프라다 그룹이 1993년 론칭한 세컨드 레이블로 젊은 여성 타깃의 컨템포러리 라인을 주력한다. 파카퍼퍼 재킷은 충전재·소재·기장에 차이가 있으나 모두 혹한기 보온성을 위한 아우터라는 점에서 유사하다.

기자 전문 분석
이번 실적은 ‘고정비 선제 투입 → 매출 반등 → 마진 회복’이라는 전형적 성장 곡선의 초기 국면에 해당한다. 당장 분기 손실이 확대됐으나, 고가 외투·액세서리 시장에서 독점적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한 캐나다구스의 미래 현금 흐름은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유지하려면 여름·간절기 라인 판매 분산으로 계절적 실적 변동성을 줄이는 것이 과제로 지적된다. 또한 중국 리오프닝 모멘텀과 북미 소비 심리 둔화 사이에서 수요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