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증시 선물 하락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캐나다은행(BoC)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위험 자산 전반에 걸친 관망 심리가 확산된 결과다.
2025년 9월 1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S&P/TSX 60 지수 선물은 한국시간 오전 7시 52분(현지 동부표준시 06:52) 기준 전일 대비 0.2% 하락한 3포인트 내림세를 기록했다.
캐나다 증시는 최근 에너지와 기술주 주도로 가파른 상승 랠리를 이어 왔다. 전장에서는 S&P/TSX 종합지수가 29,431.02포인트에서 마감해 사흘 만에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0.5% 상승하면서 지난주 목요일 세운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관심은 BoC 통화정책 회의로 옮겨가고 있다. 시장 컨센서스는 17일 발표될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2.75%에서 2.50%로 25bp(베이시스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베이시스포인트는 0.01%포인트를 뜻하는 금융 용어로, 소수점 단위의 금리 변동을 세밀하게 표현할 때 사용된다.
미국 선물시장도 혼조
미국 주요 주가지수 선물은 Fed의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개시에 앞서 소폭 상승했다. 오전 06:57 기준, 다우존스 산업평균 선물은 거의 보합, S&P 500 선물은 0.2%(12포인트) 상승, 나스닥 100 선물은 0.3%(75포인트) 올랐다.
전일 뉴욕증시 본장은 S&P 500과 나스닥 종합이 나란히 사상 최고 종가를 새로 썼다. 특히 S&P 500은 사상 처음 6,600선 위에서 장을 마쳤다. 이는 향후 금리 인하 기대가 증시 랠리를 견인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FOMC 결정 임박
투자자들은 17일(현지시각) 회의 종료 후 발표될 성명문에서 25bp 인하가 단발성 조치인지, 아니면 완화 사이클의 신호탄인지를 가늠하려 하고 있다. Fed가 절차적 언어(데이터 디펜던트·회의 별 결정)를 유지할 경우 시장은 추가 인하 폭과 속도를 두고 또 한 차례 방향성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매판매 등 미국 실물 지표도 관심사다. 8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7월: 0.5%). 최근 고용시장 둔화 조짐과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가 5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점도 소비 위축 우려를 키우고 있다.
※FOMC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는 Fed 산하 통화정책 결정 기구로,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설정한다.
미·중 무역협상 완화 기대
투자심리를 지지한 또 다른 요소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진행 중인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의 긍정적 신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유럽에서 열린 대형 무역 회의가 매우 잘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어 “젊은 세대가 지키고 싶어 했던 모 기업에 관한 합의도 이뤄졌다“며 동영상 플랫폼 TikTok을 거론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미국 내 틱톡 운영권을 둘러싼 원칙적 합의가 도출됐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세부 협의를 마무리하기 위해 19일 통화할 예정이다.
TikTok은 중국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숏폼 동영상 앱으로, 미국 내 1억 명 이상이 사용한다. 안보 우려로 촉발된 매각 논의는 그간 양국 갈등의 상징적 사례로 여겨졌다.
원유시장: 지정학 리스크·공급차질 변수
국제유가는 최근 러시아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 여파로 올랐던 반등폭 일부를 반납했다. 06:59 기준, 브렌트유 11월물은 0.1% 하락한 배럴당 67.40달러, WTI 10월물은 63.33달러로 보합세다.
우크라이나는 지난주 러시아 최대 수출 터미널인 프리모르스크와 키리시키 정유시설을 공격했다. 이들 시설은 러시아 석유 수출의 핵심 허브로, 물리적 피해가 확산될 경우 인도·중국向 공급 차질이 불가피하다. 양 원유 벤치마크는 지난주 1% 넘게 상승 마감했다.
금 가격, 사상 최고치 경신
준비통화인 미 달러가 Fed 회의를 앞두고 약세를 보이자 안전자산인 금으로 자금이 몰렸다. 07:01 기준, 금 현물은 전일 대비 0.4% 오른 온스당 3,694.73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다. 12월물 금 선물 역시 0.4% 상승한 3,732.10달러다. 전일 1% 급등해 지난주 고점을 넘어선 데 이어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선물(Futures) 거래는 특정 자산을 미래의 정해진 시점에 미리 약정한 가격으로 매매하는 파생상품 거래를 말한다. 가격 변동 위험 회피(헤지)와 투기 목적 모두 활용되는 법적 계약이다.
시장의 시각과 전망
시장전문가들은 BoC의 선제적 인하가 Fed의 완화 사이클 전조로 해석될 경우 북미 증시의 상승 모멘텀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재가속, 지정학 리스크(러·우 전쟁), 미·중 갈등 등 복합 변수도 상존한다는 점에서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캐나다 경제는 에너지·광물 의존도가 높아 유가 변동과 직결되는 구조다. 러시아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WTI·브렌트 스프레드 확대를 통해 캐나다 원유 할인폭(WCS 디퍼렌셜)이 좁혀질 여지가 있다. 이는 캐나다 에너지주에 구조적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소매판매·소비심리 지표가 예상을 하회할 경우 FOMC 이후에도 추가 완화 기대가 살아날 수 있다. 달러 약세와 금 강세 구도 역시 강화될 전망이다.
결국 이번 주 BoC·Fed 더블헤더 일정은 4분기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투자자들은 정책 메시지의 뉘앙스뿐 아니라 기자회견 발언, 점도표(dot plot) 수정폭, 인플레이션·성장 전망치 업데이트를 두루 주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