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시, 암호화폐 트레이더 공략 본격화… 솔라나 기반 ‘토큰화 베팅 계약’ 거래 지원

미국 뉴욕 — 2024년 10월 27일(월) 뉴욕시 시장 선거 배당·확률을 내건 칼시(Kalshi) 광고판이 맨해튼에 걸렸다. 사진: Michael Nagle | Bloomberg | Getty Images

2025년 12월 1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칼시는 솔라나(Solana) 블록체인에서 자사 예측시장(event contracts)에 대한 베팅 포지션의 ‘토큰화 버전’을 매매할 수 있도록 지원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칼시는 이 소식을 월요일 CNBC에 단독으로 전하면서, 암호화폐 보유자를 핵심 이용층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했다. 이는 이미 온체인 거래를 지원하며 수십억 달러의 디지털 자금을 흡수해 온 경쟁사 폴리마켓(Polymarket)과의 직접 경쟁 구도 심화를 의미한다.

토큰화(tokenization)는 주식·채권·미국 국채 등 현실 세계 자산디지털 토큰으로 발행해 블록체인 상에서 보유·이전·거래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을 뜻한다. 이때 생성된 토큰은 솔라나나 비트코인과 같은 탈중앙 장부(블록체인) 위에 존재하며, 일반 자산처럼 지갑 간 전송 또는 거래소·디파이(DeFi) 프로토콜을 통해 사고팔 수 있다.

주목

칼시의 토큰화 계약은 기존 플랫폼에서 제공하던 원계약과 경제적 효력이 동일하게 작동한다. 다만 이용자는 원계약 자체 대신 그에 대응하는 토큰을 거래함으로써 더 높은 익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로써 칼시는 온체인 직접 거래를 허용하는 폴리마켓과 기능적 동등성을 갖추게 됐다.

칼시는 CNBC에, 자사 이벤트 계약에 연동된 토큰화 베팅이 이미 솔라나에서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DFlowJupiter 같은 디파이 프로토콜기관 고객으로 참여해, 칼시의 오프체인 주문장을 솔라나의 온체인 유동성과 연결하는 브리지를 제공한다. 이는 전통적 매칭 엔진의 속도·호가 체계와 퍼블릭 체인의 개방형 유동성을 결합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칼시는 암호화폐 보유자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예측시장의 거래 수요 급증도 이를 뒷받침한다. Crypto.com 리서치가 인용한 집계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주요 예측시장의 누적 거래 규모약 280억 달러에 달했으며, 10월 20일이 포함된 주간에는 주간 기준 사상 최대23억 달러를 기록했다.

칼시 크립토 총괄 존 왕(John Wang)은 CNBC 인터뷰에서, 약 3조 달러 규모로 평가되는 디지털 자산 시장의 유동성을 흡수해 상품 스케일업에 필요한 시장 깊이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주목

왕은 『크립토에는 강력한 파워 유저가 많다. 이번 조치는 크립토가 지닌 수십억 달러의 유동성에 접근하는 한편, 서드파티 프런트엔드 개발자가 칼시의 유동성을 활용해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구축하도록 돕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2018년 설립된 칼시는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의 수년에 걸친 법적 공방을 마무리한 직후인 2024년 말, 미국 내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연방 규제를 받는 ‘미 의회 선거’ 이벤트 계약을 출시한 첫 거래소가 됐다.

이후 칼시는 약 3,500개 시장을 가동 중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또한 지난 가을에는 5억 달러(표기상 ‘more than $300 million’으로, 3억 달러 이상)를 상회하는 자금을 조달해 기업가치 50억 달러 평가를 인정받았으며, 앤드리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와 세쿼이아 캐피털(Sequoia Capital) 등 크립토 대형 투자자가 참여했다. 동시에 140개국+으로 사업 범위를 넓혔다.

그러나 선발자 이점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는 구도다. 폴리마켓의 미국 재출시가 임박한 상황에서, 칼시는 지속적 성장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경쟁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 왕은 크립토 네이티브 트레이더의 자금이 바로 그 결정적 촉매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왕에 따르면, 디지털 자산 보유자는 예측시장에서 비(非)크립토 이용자보다 더 큰 거래 규모높은 회전율을 보이는 경향이 있어, 플랫폼 전반의 유동성 증대에 가시적 기여가 예상된다. 유동성을 대규모로 흡수할수록 시장 가격은 더 촘촘하고 정확해질 가능성이 높다.

왕은 『유동성이 없는 시장은 사실상 시장이 아니다. 그 상황에서는 누구도 원하는 가격으로, 원하는 규모를 거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용어 설명

토큰화: 현실 자산 또는 권리를 디지털 토큰으로 발행해 블록체인에서 거래·이전 가능하게 만드는 것. 자산의 조각화·자동결제·프로그래머블 결제 등 효용을 제공한다.

블록체인: 탈중앙 분산원장 기술. 대표 예로 솔라나고속·저비용 거래로 알려져 있으며, 비트코인은 보안성과 희소성으로 널리 활용된다.

온체인·오프체인: 온체인은 블록체인 상에서 직접 거래·결제하는 방식을, 오프체인은 별도 서버의 주문장(orderbook)에서 호가 매칭 후 결과만 반영하는 방식을 뜻한다. 칼시는 오프체인 매칭 역량을 온체인 유동성과 접목한다.

디파이(DeFi): 중개기관 없이 스마트컨트랙트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태계. 본 건에서는 DFlow, Jupiter가 칼시 유동성과 솔라나 생태계를 잇는 역할을 맡는다.

이벤트 계약: 특정 사건의 결과(예: 선거, 경제지표, 정책 결정)에 예/아니오 등 이진 구조로 베팅하는 파생계약의 일종. 만기 시 결과에 따라 정액 결제가 이루어진다.

유동성: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규모를 합리적 스프레드로 체결할 수 있는 정도. 유동성이 높을수록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이 개선된다.


해설·분석

칼시의 토큰화 전환은 예측시장의 구조적 변곡점으로 평가된다. 첫째, 온체인 접근성오프체인 매칭의 결합은 거래 속도·수수료·인터페이스 자유도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이는 디파이 프로토콜·지갑·데이터 대시보드 등 외부 개발자 생태계가 칼시의 유동성 레이어를 재활용하도록 만들어, 서드파티 프런트엔드의 다양화와 이용자 유입을 촉진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익명성 강화프라이버시 선호가 강한 크립토 사용자에게 분명한 매력 포인트다. 동시에 칼시는 연방 규제 이벤트 계약을 운영한 이력과 합법적 프레임을 강조해 왔다. 결과적으로, 규제 준수형 파생계약의 신뢰성과 온체인 유동성의 개방성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시장 표준으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셋째, 경쟁 구도에서는 폴리마켓의 미국 재진입이 가격 경쟁·유동성 경쟁을 가속화할 변수다. 칼시가 제시한 3조 달러 디지털 자산 풀의 흡수는 단순 자금 유치 차원을 넘어, 가격발견의 정밀도스프레드 축소를 매개로 시장 신뢰를 확대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예측시장 특성상 참가자 다양성거래 깊이는 곧 가격의 정확성으로 환원되기 때문이다.

넷째, 수요 사이클 측면에서 올해 10월까지 집계된 280억 달러 규모와 주간 최대 23억 달러 기록은, 예측시장이 대체 자산을 넘어 거시·정치·정책을 가격화하는 정보시장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칼시의 이번 조치는 이러한 흐름을 온체인 확장성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칼시는 토큰화를 통해 유저 확장·유동성 증대·가격경쟁력 제고라는 세 가지 축을 동시에 겨냥한다. 폴리마켓과의 정면 승부에서 관건은 얼마나 빠르게 온·오프체인 유동성을 통합하고, 개발자 생태계를 활용해 접점 인터페이스를 다변화하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로서는, 칼시의 솔라나 가동디파이 연계실거래 유입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그 유동성이 정확한 가격발견으로 환류되는지가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