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스버그, 상반기 영업이익 전망치 하회에도 연간 가이던스 상향

덴마크 3위 글로벌 맥주회사 칼스버그(Carlsberg)가 2025년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며 시장 기대를 다소 밑돌았으나, 연간 영업이익(조정 기준)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세계 맥주 시장 3강 중 하나인 칼스버그는 AB인베브(Anheuser-Busch InBev)하이네켄(Heineken)에 이어 글로벌 톱3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2025년 8월 14일, 로이터 통신(Reuters) 보도에 따르면 칼스버그는 상반기 유기적(Organic)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72억3,000만 덴마크 크로네(DKK)(미화 약 11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애널리스트 컨센서스 73억5,000만 크로네를 소폭 하회한 수치다.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이란?
회사가 보유한 기존 브랜드·제품군으로부터 창출한 성장률을 의미한다. 인수·합병(M&A)이나 환율, 구조조정 효과를 제외한 ‘순수 영업력’ 지표로,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이 실질 체력과 트렌드 적응력을 평가할 때 주로 사용된다.


상반기 유기적 판매량은 1.7% 감소해 역시 시장 전망치를 소폭 하회했다. 특히 크로넨버그 1664(Kronenbourg 1664), 투보르그(Tuborg), 사이더 브랜드 소머스비(Somersby)와 같은 주요 브랜드가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약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콥 아룹-안데르센(Jacob Aarup-Andersen) 최고경영자(CEO)는 비용 절감과 가격 인상 효과를 근거로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했다.

야콥 CEO는 "어려운 상반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며 "올해 남은 기간 소비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보진 않지만, 비용 통제와 현장 실행력으로 연간 영업이익 증가율을 3~5% 범위로 좁혀 제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종전 안내(1~5% 성장)보다 하단을 2%포인트 높인 것이다. 칼스버그는 “가격 믹스 개선과 효율적 판관비 집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경쟁사와의 비교
같은 기간 AB인베브하이네켄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기존 연간 전망을 유지했다. 두 회사 모두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 기상 악화, 주요 시장 수요 위축 등을 이유로 들며 보수적 스탠스를 취했다. 이에 비해 칼스버그의 ‘가이던스 상향’은 투자자들에게 상대적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관세 이슈’란 미국 정부가 일부 유럽 주류 제품에 부과한 보복 관세를 말한다. 관세율이 높아지면 수입 맥주 가격 경쟁력이 약화돼 전반적인 판매량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이번 실적 시즌에서 3대 글로벌 맥주사는 모두 관세 리스크를 실적 부진·가이던스 보수화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다.

시장 전문가 시각*본지 분석
금융투자업계는 칼스버그의 ‘가이던스 상향’ 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실제 이익 성장이 가능하려면 하반기 소비자심리지수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유럽 주요국의 기온 저하·우천으로 야외 음주 수요가 위축된 점과, 아시아 시장 경쟁 심화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칼스버그가 페루·라오스·캄보디아 등 신흥국 생산거점을 확대하며 판관비 구조를 최적화한 덕분에 탑라인 약세에도 마진 방어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비관론자들은 “유기적 판매량 감소가 최소 2개 분기 연속 이어질 경우, 가격 인상 효과만으로는 이익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고정비 부담과 신흥국 통화 약세가 하반기 실적에 드리울 그림자”라고 경고했다.


환율 정보
로이터 통신은 보고서 말미에서 ‘$1 = 6.3777 덴마크 크로네’ 환율을 제시했다. 이는 상반기 보고 기준 환율이며, 환율 변동성에 따라 실제 원화 환산 실적은 달라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칼스버그는 매출·물량 측면에서 역풍을 맞았음에도 효율성 제고와 비용 절감을 통해 영업이익 가이던스 범위를 상향하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CEO 스스로도 “올해 남은 기간 소비 환경이 개선될 가능성이 낮다”고 언급한 만큼, 하반기 실제 실적이 가이던스를 충족할 수 있을지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