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채 4% 시대’의 시대적 귀환: 만성 재정적자·연준 스탠스 변화가 2030년 미국 증시 밸류에이션에 남길 영구흔적

요약: 왜 지금 ‘국채 4% 시대’가 중요하며, 그것이 2030년 미국 자본시장 지형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대를 되풀이하며 안착하고 있다. 일시적 반등이었던 2018년과 달리, 이번 금리 상승은 만성 재정적자·공공 부채 급증·연준 정책 프레임워크 수정·글로벌 투자자 수급 변화라는 구조적 원인이 겹쳐 형성된 ‘새로운 균형’으로 평가된다. 본 칼럼은 ① 객관적 데이터, ② 거시·정책·수급 세 축, ③ 자산별 밸류에이션 경로를 종합해 향후 최소 5~7년간 이어질 ‘국채 4% 시대’의 장기 함의를 심층 분석한다.


1. 현상 진단: 숫자가 말해 주는 구조적 금리 상승

  • 공공 부채: 미 재무부 자료 기준, 연방정부 순부채는 2024회계연도 말 27.5조 달러 → 2025회계연도 29.9조 달러로 8.7% 증가. CBO(의회예산국)는 2030년 37조 달러, GDP 대비 114% 전망.
  • 재정적자: FY24 적자 1.75조 달러, FY25 추정 1.93조 달러. GDP 대비 6.5% 내외가 고착.
  • 10년물 평균금리: 2010년대 평균 2.4% → 2023년 3.9% → 2024~25년 YTD 4.23%.
  • Duration 공급량: 2023~2025년 순상환 만기 7년 초과 Treasuries 발행액 연평균 2.7조 달러, 2010년대 대비 2.3배.

즉, ‘공급 충격’이 일회성 아닌 ‘장주기 상수’로 자리 잡았다는 뜻이다.


2. 거시·정책·수급 세 축으로 보는 구조적 근원

2-1. 거시: 인구·생산성·인플레이션 재정립

생산성 반등 대(對) 노동 공급 축소
AI·자동화가 생산성을 끌어올릴 것이란 낙관이 있지만, 베이비붐 세대 퇴장으로 노동공급 부족이 ‘임금 바닥’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1970~80년대와 유사한 임금견인형 물가 압력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탈세계화·리쇼어링
관세·국가안보 이유로 공급망이 2~3%p 비효율(비용)을 추가한다는 IMF 계산이 존재한다. 이는 기업 마진 압축 ↔ 가격 전가 간 치킨게임을 예고한다.

2-2. 정책: 연준의 ‘데이터 의존+재정 의존’ 역설

FAIT(평균물가목표제) 폐기는 명목상 통화정책 정상화이나, 실제론 재정 의존(fiscal dominance)이 심화됐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인플레이션보다는 국채 차환 비용 관리가 정책 변수에 스며들면서, ‘낮은 금리 장기 고정’ 가설이 약화되고 있다.

2-3. 수급: 국채 ‘순육계’(net supply)와 투자자 군집 변화

• 탈(脫)일본화: 일본·독일 연기금이 자국 금리 상승으로 미 국채 비중 축소.
• 은행·보험: 바젤Ⅲ 최종안으로 위험가중자산(RWA) 증가 → 장기채 보유 여력 축소.
• 가계·MMF: 머니마켓펀드(MMF) 금리 5%대 안착 → 장기채 매력을 잠식.

3. 자산별 장기 밸류에이션 트리거

자산군 과거 할인율(10y 2.4%) 새 할인율(10y 4%) 이론가 영향
성장주(FAAMG) PER 28~32배 PER 17~22배 -20∼-35%
배당주·REIT 배당할인율 5.0% 7.0% -15%
금융주 P/B 1.2배 P/B 1.1배(ROE↑ 상쇄) 중립
에너지·원자재 DCF WACC 8% 10% -10%; 그러나 FCF↑

즉, 초고PER 팹리스·소프트웨어보다 현금흐름이 금리 상승분을 흡수할 수 있는 섹터가 상대적 승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4. ‘국채 4% 시대’ 대응 로드맵: 네 가지 전략

  1. 듀레이션 바이트레이드: MMF→1~3년 단기국채→래더형(bullet) 포트폴리오로 이동해 금리 리스크 억제.
  2. 경(輕)금리 헤지 주식: 순이자마진(NIM) 확대 금융, 배당귀족, 로우볼·퀄리티 팩터 활용.
  3. 리얼애셋 리밸런싱: ① 인프라 리츠, ② MLP, ③ 귀금속·산업용 금속 ETF.
  4. 옵션·채권·CDS 믹스: 변동성 ETN·풋스프레드·CDX IG 롱으로 tail-risk 보험.

5. 2030년까지 가시권: 세 가지 시나리오

시나리오 A (확률 50%): 10년물 3.5~4.5% 박스권, 인플레이션 2.4~2.8%.
– S&P500 10년 EPS CAGR 5.5%, PER 18배 → 2030 목표지수 6,000p.

시나리오 B (확률 35%): 재정위기→연준 수용(Bond Yield Cap) 도입, 10년물 2.5%로 재하락.
– 단기 주식랠리 후 달러 약세·물가 재상승, 실제 실질수익률 0%대.

시나리오 C (확률 15%): 스태그플레이션 고착, 10년물 5.5%+.
– EPS 성장 2%로 둔화, PER 14배 → 2030 S&P500 4,800p(정체).

필자의 베이스라인은 시나리오 A다. 이유는 ① 미국 혁신생태계·달러 기축지위가 유지되고, ② 인플레이션이 ‘위로는 3%, 아래로는 2%’를 좁힌 밴드에서 머물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6. 결론: ‘높은 금리+낮은 성장’이 아니라 ‘새로운 균형점’

시장 참가자들은 ‘제로 금리 회귀’에 대한 학습효과에 익숙해져 있다. 그러나 만성 재정적자·탈세계화·노령화·노동시장 경직성이라는 구조 변수들은 ‘국채 4%+ 실질금리 1% 시대’가 적어도 2030년대 초까지는 기저 시나리오가 될 것임을 시사한다.

투자자에게 이는 “베타(시장 전체)보다는 알파(선별적 초과수익) 시대”의 도래를 의미한다. 즉, 통화 완화 재료가 아닌 기업 자체 펀더멘털과 배당·현금흐름·리스크 관리가 주가를 결정짓는 구간이 길어질 것이라는 뜻이다.

본 칼럼이 제시한 네 가지 실천 전략은 모두 ‘국채 4% 시대’를 전제로 구축된 방어·공격 혼합 포트폴리오다. 투자자는 장밋빛 과거를 복원하려 하기보다, 달라진 금리 구조 위에서 새로운 정상을 받아들이는 편이 장기복리 측면에서 합리적이다.


※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특정 자산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독자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