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일, 조직 개편 후 신설 ‘공동 사장’ 직에 내부 인사 3명 발탁

미국 대형 사모 운용사 칼라일 그룹(The Carlyle Group)이 대대적인 리더십 재편(leadership reshuffle)을 단행하며 ‘공동 사장(co-presidents)’ 제도를 신설했다다.

2025년 7월 28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칼라일은 현 최고재무책임자(CFO) 존 레뎃(John Redett), 크레디트 부문 총괄 마크 젠킨스(Mark Jenkins), 고객 비즈니스(Global Client Solutions) 책임자 제프 네델먼(Jeff Nedelman)을 2026년 1월 1일부로 공동 사장에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사는 2023년 취임한 하비 슈워츠(Harvey Schwartz) 최고경영자(CEO)가 추진해 온 ‘다년(多年) 조직 혁신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슈워츠 CEO는 “이들 세 명은 칼라일 내부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으로, 깊은 전문성과 방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의 ‘차세대 성장 국면(next phase of growth)’을 이끌 적임자”라고 밝혔다.


공동 사장 체제의 세부 역할

칼라일 측 설명에 따르면 ‘3인 공동 사장제’는 뛰어난 책임 분담과 신속한 의사 결정 구조를 통해 치열해지는 대체투자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operate at scale)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마크 젠킨스: 크레디트 및 보험(Insurance) 사업군을 총괄함.
제프 네델먼: 고객 비즈니스(Client Business)를 계속 지휘함.
존 레뎃: 사모펀드(Private Equity) 본부를 총괄하면서 기업 사모펀드(Corporate PE)와 실물자산(Real Assets) 부문까지 아우름.

칼라일은 이와 함께 차기 최고재무책임자로 신용 투자 부문 부(副)최고투자책임자(Deputy CIO)인 저스틴 플루프(Justin Plouffe)를 내정했다고 덧붙였다. 플루프는 2025년 말 존 레뎃이 CFO 자리에서 공동 사장으로 전환되는 시점에 정식 취임한다.


지역·조직별 추가 인사

마이클 반드(Michael Wand) 현 유럽 사모펀드 총괄은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투자를 총괄하는 ‘EMEA 헤드’로 승진하며, 공동 사장들과 긴밀히 협업한다.

또한 제임스 스타브리디스(Admiral James Stavridis) 전(前)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연합군 최고사령관이자 현 칼라일 글로벌 어페어 부회장(Vice Chair of Global Affairs)‘회사 부회장(Vice Chairman)’ 직함을 새롭게 갖는다.


칼라일의 비즈니스 현황

칼라일은 2025년 2분기 기준 운용자산(AUM) 4,530억 달러(약 607조 원)을 보유한 세계 3대 대체투자 운용사다. 사업 포트폴리오는 사모펀드(Private Equity)·신용(Credit)·알프인베스트(AlpInvest) 플랫폼으로 구성돼 있다. 회사는 다음 주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며, 올해 들어 주가가 26% 상승해 S&P500 지수를 웃도는 흐름을 보였다.

〈용어 설명〉
대체자산 운용사(Alternative Asset Manager)는 주식·채권 등 전통 자산이 아닌 사모펀드·부동산·인프라·헤지펀드·사모대출 등 ‘대체투자(Alternative Investment)’에 특화된 자산운용사를 의미한다. 칼라일처럼 사모펀드에서 출발해 크레디트·인프라·보험·세컨더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추세가 글로벌 업계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또한 ‘공동 사장(Co-President)’은 최고경영자(CEO) 바로 아래에서 회사의 핵심 사업과 기능을 분담·총괄하는 직책이다. 미국 투자은행(IB) 업계에서 주로 채택되는 구조로, 다수의 사업 부문을 통합 관리해야 하는 대형 금융사에서 선호된다.


전문가 분석 및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3인 공동 사장제’ 도입이 칼라일의 사업 다각화와 내실 경영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신용·보험 부문을 이끄는 마크 젠킨스의 전권 강화는 대출 기반 펀딩 확대보험자본(Insurance Capital) 활용 전략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는 블랙스톤·아폴로·KKR 등 경쟁사들이 이미 선제적으로 추진해 온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아울러 존 레뎃이 기존 CFO 경험을 바탕으로 사모펀드 및 실물자산 사업군까지 총괄하게 되면서, 대형 클럽딜(Club Deal)과 인프라·에너지 투자 등 장기 프로젝트의 재무 구조를 효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고객 부문을 담당하는 제프 네델먼은 기관·국부펀드·초고액자산가(HNWI) 등 글로벌 투자자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면서 자금 조달 파이프라인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이러한 다방면의 변화는 슈워츠 CEO가 강조해 온 ‘보상체계 리얼라인(Realigning Compensation Model)’과 맞물려, 성과 기반 인센티브를 강화함으로써 인재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향후 체크포인트

단기적으로는 다음 주 예정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크레디트·보험·사모펀드 각 부문의 성과 지표가 어떤 방향성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중장기적으로는 2026년 1월 공동 사장제 본격 가동 이후 조직 효율성, 신규 펀드레이징 속도, 운용 보수 추세 등이 주가에 선반영될 전망이다.

글로벌 금리·유동성 환경이 여전히 변동성 국면에 있는 만큼, 칼라일이 리스크 관리와 병행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