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코델코, 2025년 상반기 세전이익 34% 감소…연간 생산 가이던스도 하향

SANTIAGO (로이터)—칠레 국영 구리 생산업체이자 세계 최대 구리 생산회사인 코델코(Codelco)는 2025년 상반기 세전이익이 4억2,9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의 6억5,300만 달러 대비 34% 감소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2025년 8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같은 기간 자사 광산에서 생산된 구리 물량이 63만4,000메트릭톤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델코는 연간 생산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회사는 2025년 예상 구리 생산량을 134만~137만 톤으로 제시했는데, 이는 지난 3월 발표한 137만~140만 톤보다 낮은 수준이다.

세전이익(Pre-tax profit)은 법인세를 납부하기 전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투자 수익을 의미한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 지표를 통해 기업의 실질적인 영업 경쟁력과 비용 구조를 가늠한다.

생산 가이던스(Production guidance)는 기업이 내부 계획과 시장 전망을 반영해 투자자에게 전달하는 예상 생산량이다. 가이던스가 하향 조정될 경우, 해당 제품의 글로벌 수급 전망과 가격 변동성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코델코의 위상과 시장 파급력

코델코는 1976년 설립된 칠레 국영 광산기업으로, 칠레 정부가 전액 출자하고 있다. 회사는 매년 전 세계 구리 공급량의 약 7%를 담당하며, 그 생산 규모만으로도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가격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따라서 코델코의 생산 차질이나 가이던스 조정은 글로벌 전기차·신재생에너지 산업 전반에 직접적으로 연쇄 파급 효과를 일으킨다.

실제로 세전이익 34% 감소라는 수치는 생산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비용 구조 악화 또는 구리 현물가격 하락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음을 시사한다. 글로벌 경기 둔화가 지속될 경우, 코델코의 수익성은 추가 압박을 받을 수 있으며 이는 칠레의 국가 재정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코델코는 노후 광산 설비 교체와 환경 규제 준수에 막대한 자본 지출(capex)을 투입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비용 증가는 단기적으로 마진을 잠식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 안정성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건 충족을 통해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프리미엄 가격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2025년 하반기 구리 수요가 전력망 확충, 전기차 배터리 제조 확대, AI 데이터센터 냉각시스템 등 신성장 산업에 의해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주요 광산들의 공급 병목과 재고 추세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코델코의 신중한 가이던스 조정은 불확실성 관리 차원으로 해석된다.

“코델코의 조정된 가이던스는 시장에 즉각적인 공급 부족 우려를 야기하진 않겠지만, 장기적 공급 확인에 대한 투자자들의 요구는 더 커질 것”이라고 산티아고 소재 한 국제 상품브로커는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향후 칠레 정부의 세제 정책, 노동조합과의 임금 협상,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수자원 부족 문제가 생산량에 미칠 잠재적 변수를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번 발표 이후 구리 선물가격은 아시아 장 초기 약보합세를 보이다가, 미국 개장 전 톤당 8,300달러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향후 원자재 투자 전략은 코델코를 비롯한 주요 광산기업들의 가이던스 변동, 미·중 소비지표, 달러 인덱스 추이 등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