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중앙은행이 2025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소폭 상향 조정했다.
중앙은행은 2025년 GDP가 2.25%~2.7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이전 전망치(2.0%~2.75%)에서 하단을 0.25%포인트 끌어올린 수치다.
2025-09-10,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칠레 중앙은행은 정기 통화정책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이번 상향 조정은 최근의 내수 회복세와 주요 수출품인 구리 가격의 안정적 흐름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2025년 국내총수요(내수)는 4.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종전 예상치 3.2%에서 크게 높아진 전망이다.”
주요 전망치 변경 사항
칠레 중앙은행이 발표한 주요 거시경제 전망은 다음과 같다.*
• 2025년 GDP 성장률: 2.25%~2.75% (기존 2.0%~2.75%)
• 2026년 GDP 성장률: 1.75%~2.75% (기존 1.5%~2.5%)
• 2025년 평균 물가상승률: 4.4% (기존 4.3%)
• 인플레이션 목표(3%) 달성 시점: 2026년 3분기
• 2025~2027년 평균 구리 가격: 파운드당 4.30달러(동결)
* 괄호 안은 이전 보고서(직전 분기) 대비 수정치
인플레이션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중앙은행은 물가 상승률이 2026년 3분기에 목표치인 3%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2025년 연평균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4.4%로, 직전 전망(4.3%) 대비 0.1%포인트 상향됐다. 중앙은행은 “급격한 물가 하락을 기대하기보다 점진적인 안정화를 목표로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칠레는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 팬데믹, 글로벌 공급망 차질, 우크라이나 전쟁 등 외부 충격으로 물가가 급등한 바 있다. 중앙은행은 정책금리 인하를 단계적으로 진행해왔으나, “예상보다 완만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를 고려할 때 신중한 통화정책 스탠스 유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수·투자 동향
내수(가계 소비·정부 지출·투자)는 2025년에 4.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자본재 수입 증가와 민간 건설 투자 회복이 반영된 결과로, 중앙은행은 “기업 신용여건 개선과 고용시장 안정이 소비 회복을 뒷받침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GDP와 내수 간 괴리에 대해 중앙은행은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과거 대비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구리 가격이 현재 수준(파운드당 4.30달러)에서 안정된다면 무역수지에 부정적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구리 시장의 의미
칠레는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이다. 구리는 전기차·신재생에너지·전자산업에 핵심적으로 사용되며, 글로벌 친환경 전환 가속화로 구조적 수요가 확대되는 품목이다. 중앙은행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구리 가격을 파운드당 4.30달러로 유지했는데, 이는 국제 구리연구그룹(ICSG)과 주요 투자은행 전망치를 종합해 산출한 균형 가격으로 해석된다.
구리 가격이 상승하면 칠레의 수출 수익과 재정 여건이 개선되지만, 동시에 환율(페소화) 강세 압력을 받을 수 있어 통화정책 운신 폭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구리 가격 변동성이 물가와 성장률 경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면밀히 점검 중”이라고 밝혔다.
2026년 이후 전망
중앙은행은 2026년 GDP 성장률 전망도 1.75%~2.75%로 종전보다 하단을 0.25%포인트 상향했다. 물가 안정과 동시에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연준(Fed)·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통화정책, 중국 경기 모멘텀,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상·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보고서는 “외부 충격에 대비해 재정건전성 제고와 구조개혁을 병행해야 한다. 노동시장 유연화, 생산성 향상, 녹색 투자 확대가 장기 성장잠재력을 제고할 관건”이라고 제언했다.†
† 중앙은행 보고서의 정식 권고사항은 아니며, 정책 분석 부문의 일반적 진단으로 분류된다.
용어 설명
• GDP(국내총생산): 일정 기간 한 나라 안에서 생산된 재화·서비스의 부가가치를 합산한 지표다. 한 국가의 경제규모와 성장 속도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거시경제 지표로 활용된다.
• 내수(국내총수요): 총체적인 국내 소비와 투자 지출을 의미하며, 해외 수출·수입을 제외한 국내 경제 활동 수준을 파악할 때 쓴다.
• 인플레이션 목표제: 중앙은행이 일정 기간 내 달성하고자 하는 물가상승률 목표(칠레는 3%)를 설정해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틀이다.
이번 전망 조정은 칠레 경제가 팬데믹 이후 안정적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성장률 상향 조정과 더불어 내수 회복세가 확인된 가운데,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 달성을 향한 긴 여정을 이어갈 방침이다. 다만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향후 정책 스탠스는 데이터 의존적으로 변동될 가능성이 크다.